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60대 이스라엘 환자에 새 삶

▲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이스라엘 생체간이식 환자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이스라엘은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이 방문하는 중동 지역 의료강국이다.

그런 이스라엘에서조차 수술을 포기한 말기 간경화 환자가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을 받고 새 삶을 찾았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올 1월 이스라엘 의료진의 추천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말기 간경화 환자 하자즈 샬롬(남, 69세)씨에게 아들 하자즈 리오(남, 39세)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고령·말기 간경화' 악재 딛고 고난이도 수술 성공

하자즈 샬롬씨는 B형간염으로 인한 말기 간경화로 2010년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고령인 탓에 신체기능이 크게 떨어지다보니 배에는 복수가 차오르고 가벼운 뇌병증이 나타나는 등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간이식이 시급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명성있는 의료기관으로서 암치료와 장기이식 등에 특화돼 있다. 아들 리오 씨도 이식수술을 할 수만 있다면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지만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은 극도로 상태가 악화된 고령 환자의 고난도 이식수술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생체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의료기관을 물색하던 중, 지난해 5월 서울아산병원에서 2주간 연수를 받으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수술과정을 직접 보고 돌아간 이도 내쉬매니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을 제안한 것이다. 동료 장기이식 전문의들도 망설임 없이 의견을 같이 하면서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장기이식 총괄을 맡고 있는 리처드 나카쉬 교수가 지난해 8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샬롬 씨의 생체간이식수술을 집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환자와 기증자의 CT사진과 검사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수술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고, 샬롬 씨와 가족들은 1월 중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샬롬 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난 1월 26일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 2월 15일 퇴원한 상태다. 퇴원을 앞둔 지난 5일에는 샬롬 씨와 아들 리오 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생체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위해 직접 작성한 감사편지를 읽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샬롬 씨는 "텔아비브 수라스키병원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이 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병원이라고 추천했다"며 "수술 요청에 선뜻 응해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게 감사 드린다"라고 말했다.

정동환 간이식·간담도외과 부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강점은 풍부한 고난도 간이식 수술 경험과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 시스템, 이승규 교수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팀워크에 있다. 국적을 초월해 간이식이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수술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간이식 수술의 메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는 매년 약 70개국에서 400여 명의 해외의학자가 방문해 한국의 선진의료기술을 배워가고 있다. 이러한 해외 의료진 연수는 기술전수를 넘어 이번 이스라엘 간이식 환자처럼 중증환자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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