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C형간염 치료 “더 짧고 완벽하게”
- SVR12 100% 실현…질병 퇴치 눈앞

지금보다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만성 C형간염 치료제가 나올 날이 머지 않았다.
현재까지 C형간염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은 많지만, 대부분 유전자형 1·2형에만 효과가 좋고 나머지 3·4·5·6형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ASLD 2015에서 공개된 새로운 약물은 유전자형 1·2형 외에 나머지 형에 대해서도 완벽한 치료율을 자랑한다. 특히 60~80%에 수준에 머물렀던 효과를 100%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NS5A 억제제 벨파타스비르
첫번째 주인공은 NS5A 억제제 계열의 새로운 만성 C형간염 치료제인 벨파타스비르다. 앞서 나온 레디파스비르와 같은 계열로 상용량은 100mg으로, 연구 코드명인 GS-5816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소포스부비르와 벨파타스비르의 고정용량 복합제에 대한 임상평가 결과다.

미국·유럽·홍콩의 81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74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의 유전자형은 1(53%) 2(17%)·4(19%)·5(6%)·6(7%)형으로 다양했다. 연구결과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주 치료 후 지속적바이러스반응률(SVR12)은 99%로, 거의 모든 환자들이 완치됐다. 유전자형에 따른 SVR12는 1·2·4·5·6형 각각 98.5%·100%·100%·97.1%·100%로 나타났다(P<0.001).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형 1형 환자 중 2명에서 바이러스 재발이 일어났는데, 한 명은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이 없는 유전자형 1a형이었고 다른 한 명은 간경변증이 있고 치료경험도 있는 유전자형 1b형이었다. 그 외 다른 유전자형에서는 바이러스 조절 실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4명이 완치를 하지 못했는데 모니터링 실패 등 다양한 이유가 포함됐다. 그 외 약물의 안전성은 위약과 유사했다. 캐나다 토론토웨스턴병원 간센터의 Jordan Feld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사전에 규정한 SVR12 85% 기준보다 높게 나온 것”이라며 “치료 이력과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 없이 1일 1회 경구 12주 치료만으로도 매우 높은 SVR12를 달성하는 것으로 나와 향후 좋은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비다스비르
또 다른 NS5A 억제제인 라비다스비르(PPI-668)의 실체도 이번에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이집트인 유전자형 4형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다기관 3상 등록임상 결과인데, 12주 치료 후 8주만에 SVR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과시했다.

300명을 모집해 간경변증 유무에 상관 없이 치료경험이 없는 군, 인터페론 경험이 있는 비간경변증 환자군, 인터페론 경험이 있는 간경변증 환자군 등 세군으로 나눠 소포스부비르(리바비린 포함)와 병용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종분석 대상에 포함된 242명을 평가한 결과, 12주 치료 후 SVR8은 98%였으며, SVR12는 97%로 유사했다. 특히 리바비린의 추가가 치료율을 높여주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모두 6명의 환자가 치료에 실패했는데, 1명은 서맥현상이 있어 치료 8주만에 중단했고 5명의 환자는 치료완료 후 재발이 있어났다. 간경화가 없는 환자에서 재발은 없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4형 환자를 대상으로 인터페론 프리(interferon-free)연구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하면서 “리바비린 투약 여부에 상관 없이 라비다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의 병용은 유전자형 4형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NS5A 억제제 +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
DAA 제제를 포함해 이전 치료에 실패한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엘바스비르와 그라조프레비르의 병용효과를 검증한 결과도 공개됐다. 엘바스비르는 NS5A 억제제, 그라조프레비르는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다. 두 약제의 상용량은 각각 50mg와 100mg로, 현재 고정용량 복합제로 개발 중이다.
이번 연구에는 25명이 참여했는데 유전자형 1a형 만성 C형간염 환자가 88%였으며 나머지는 1b형이었다. 간경변 환자는 약 20%가 포함됐다. 새로운 치료에 앞서 NS5A RAV(내성), NS3 RAV, 또는 NS5B RAV를 가진 환자의 비율은 각각 45%, 59%, 0%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모든 환자들이 12주 치료 후 SVR4 100%를 기록하면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치료에 실패했지만 RAV가 없었던 13명의 환자들은 치료 4주 만에 HCV RNA가 15IU/ml 미만으로 떨어진 비율이 92%였으며, 치료종료 시점에서는 100%로 나타났다. 또한 NS3 또는 NS5A RAV가 있었던 9명의 환자들도 치료 후 4주만에 63%에서 HCV RNA가 15IU/ml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치료종료 시점에서는 100%였다. NS3 또는 NS5A RAV가 모두 있었던 환자들은 효과가 더 좋아 치료 4주 시점에서 100%의 바이러스 조절 효과가 나타났으며 치료 종료후까지 지속됐다.

치료기간 더 짧은 약물 등장
한편 이번 학회에서는 HCV 환자의 치료기간을 더 짧게 줄이면서 완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와 주목을 끌었다. 연구약물인 ABT-493과 ABT-530의 병용요법이 8주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대상은 치료경험이 없거나 있는 비간경변증 유전자형 1형 환자였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다양한 약물의 개발로 HCV 환자들의 치료는 더 편리해질 것”이라면서 “치료기간도 지금보다 더 단축될 수 있어 완치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C3A 세포 이용 간질환 치료 가능성 확인
젊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생존율 개선

C3A 세포를 이용한 알콜성 간질환 치료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젊은 환자층에 대해서는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등 새로운 가능성이 시사됐다. AASLD 2015에서 발표된 ELAD 연구에 따르면, 중증 알코올성 간염 환자(severe alcoholic hepatitis)를 대상으로 한 C3A 세포치료는 유효성 면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판명됐다. 미국 미네소타대학팀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바이탈 테라피(VITAL THERAPIES INC)라는 회사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전세계 40곳에서 모집된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C3A 세포가 급성기 반응과 면역 조절성 단백질 및 성장인자를 발현시키고 더 나아가 항염증 치료를 제공하는 대사기전을 갖고 있어, 궁극적으로 알코올성 간염 치료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를 가설로 세워 18세 이상의 알코올성 간질환 보유 성인 203명을 대상으로 체외 간세포 주입 시스템을 활용해 세포치료를 시도했다. 대조군은 일반적인 표준치료를 받았다. 1차 종료점은 전체 생존율을 평가했다.

연구결과 생존율은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치료군 52.1% vs 대조군 52.3%). 다만 하위그룹 분석에서는 일부 환자군에서 생존율 개선 경향을 보였다. 간경변 말기 환자의 생존율 평가법인 MELD(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점수가 28점 미만인 환자가 120명이었는데, 이들의 생존율은 71%로 28점 이상인 환자들의 57%보다 뛰어났다(P=0.077). 또 나이가 47세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67%로 나와 초과인 환자군과(55%) 비교해 생존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P=0.167).

사전에 정의하진 않은 평가였지만 91일째 기저시점 대비 MELD 점수가 낮고 나이가 어린 하위군은 생존율이 100%로 나타났으며, 그렇지 않은 군은 73%로 통계적인 차이를 보였다(P=0.006). 이번 연구를 발표한 미네소타의대 J.A. Thompson 박사는 “MELD 점수가 낮고, 젊은 환자군에서 생존율 이점이 나타난 것으로 미뤄 볼 때, 신장기능이 충분하고 중증 응고장애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연구도 진행된다. 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생존율 개선 연구는 2016년에 시작된다.

테노포비르 단독 다제내성 환자에도 효과
안상훈 교수, 국내 2년 데이터 공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우리나라 다제내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AASLD 2015에서 라미부딘 또는 다제내성을 보이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검증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의 효과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테노포비르와 라미부딘, 또는 테노포비르와 텔비부딘 병용요법과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는 “국내에는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만성 B형간염 환자가 많은데, 테노포비르 단독요법만으로 내성을 가진 환자들의 구제요법에 있어 충분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인 것은 국내 임상환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라미부딘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치료효과를 확인한 121 연구의 5년 결과도 발표됐다. 96주 결과는 Gastroenterology에 게재된 바 있다.

5년에 걸쳐 라미부딘 내성환자를 대상으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또는 테노포비르 + 엠트리시타빈 병용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두 치료군 사이에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5년 치료기간 동안 테노포비르 내성 발생은 1건도 없었다.

다클라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와 ‘찰떡궁합’
섬유화·간경변 있는 유전자 3형 SVR4 96%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 그리고 리바비린을 같이 쓰면 치료가 제한적인 유전자형 3형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섬유화가 진행되거나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서 새로운 선택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ASLD 2015에서 발표된 ALLY-3+ 연구에 따르면, 12주 치료 후 SVR4(치료 4주 후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는 88%였으며, 16주 치료 후 SVR4는 96%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대상성 진행성 섬유화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로서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와 있는 환자 모두 포함됐다.

1차 종료점은 12주 또는 16주 치료 후 SVR12로, 이번에 나온 것은 중간결과다. 세부적으로는 진행성 섬유화 환자들에서 12주와 16주 치료 후 각각의 SVR4는100%와 96%였으며,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83%와 94%로 높은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에서 바이러스 돌파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12주 치료군에서 2명(8%)이 바이러스 재발을 경험했고 1명이 사망했다. 또 16주 치료군에서는 1명(4%)이 재발했고, 사망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 그리고 리바비린을 포함한 3제요법은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성 섬유화 또는 간경변증의 만성 C형간염 환자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면서 안전성과 내약성도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전의 ALLY-3 연구에서는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들에서 12주 치료 후 SVR12는 96%였지만,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는 63%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이 연구에는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만 사용했다.

간경변·인터페론 경험에도 DAA 병용 95% 완치 효과
TOPAZ-II 연구결과 공개

옴비타스비르 / 파리타프레비르 / 리토나비르(ombitasvir / paritaprevir / ritonavir), 다사부비르(dasabuvir) 등 직접바이러스작용제(DAA)의 새로운 효과가 보고됐다. TOPAZ-II 연구결과로 유전자형 1a형 및  1b형의 만성 C형간염 바이러스(HCV)에 감염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리바비린을 추가하거나 추가하지 않았을 때 약제의 효능을 평가한 것이다.

특히 간경변증 유무와 관계 없이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 환자와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혹은 페그인터페론(pegIFN)/리바비린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결과, 12주 또는 24주 치료 후의 12주 지속적 바이러스반응(SVR12)을 환자의 95%(n=586/615)가 달성했다. 바이러스학적 치료 실패율은 0.8%(n=5/615)였으며, 재발(relapse)은 19%(n=11/590)가 경험했다. 환자 중 1%(n=6/615)는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조기중단했다. 4%(n=25/615)는 중증 이상반응을 경험했다.

미국 러시의대 낸시 로(Nancy Reau) 교수는 “20~30년 이상 만성 C형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약 5~20%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 환자 치료에 대한 중요한 의학적 정보이고, 향후 연구로 간질환 진행에 미치는 OPr+D 치료영향이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TOPAZ-II  연구에는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 115명(19%)과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 500명(81%)이 포함됐다. 치료기간은,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유전자형 1a형 환자만 24주간 치료를 받았고, 이 외에는 모두 12주간 치료를 받았다. 과거 치료력에 따라 일부 환자들은 12주간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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