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팍시민 2주치료 IBS 증상 유의하게 개선

 

항생제를 통해 과민성장증후군(IBS)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위장관질환의 다학제적 치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IBS의 발병기전 가운데 장내세균(gut flora)의 과증식이 원인 또는 경로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생제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등장함에 따라 질환치료의 선택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NEJM 2011;364:22-32에 발표된 TARGET 연구에 따르면, 변비가 없는 IBS 환자들에게 항생제 리팍시민을 단기간 투여한 결과 위약과 비교해 우수한 증상호전이 관찰됐다. 리팍시민 요법은 IBS 증상, 복부팽만, 복부통증 등 전반에서 임상혜택을 보였다.

IBS의 다양한 발병기전
IBS는 기질적 질환 없이 복통 혹은 복부 불편감이 배변습관의 변화를 동반해 발생하는데, 명확한 단일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 여러 인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발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원인인자로는 소화관 운동의 변화, 내장 과민성, 유전적 요인, 장내세균총의 변화, 뇌·장관 상호연관성, 스트레스에 대한 이상반응 등 다양한 요인들이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IBS의 치료목표는 다양한 병태생리를 고려해 가장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켜 삶의 질을 끌어 올리는 것이라는데 학계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항생제 치료
특히 항생제가 장내미생물군의 불균형을 치료하는 전략으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리팍시민은 일부 IBS 환자 연구에서 전반적인 증상과 함께 복통, 배변기능장애, 복부팽만의 개선을 보였다.
IBS 환자에서 항생제 요법의 적용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IBS 치료에 관한 임상 진료지침’에서 “항생제의 단기간 사용은 일부 IBS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며 항생제 요법의 효용을 지지하고 있다. “항생제와 관련해 주로 리팍시민 보고들이 많으며, IBS 환자에서 다양한 증상들의 호전에 효과적이었다는 이중맹검·무작위·위약 대조군 연구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은 “최근 IBS의 발병 기전 가운데 하나로 소장세균 과다증식이 제시되고 있는데, 항생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며 병태생리학적 측면의 항생제 효용론을 제기했다.

리팍시민 TARGET 1·2

 

리팍시민은 비전신성의 경구용 광범위 항생제로 소화관을 표적으로 하며, 혈액으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세균내성의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항생제는 IBS와 관련된 일련의 연구를 통해 효과를 검증받아 왔다. 미국 시더스-사이나이의료원의 Mark Pimental 교수팀은 “일련의 근거들이 IBS의 병태생리학적 측면에서 장내세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동시에 디자인된 2개의 대규모 임상연구(TARGET 1, TARGET 2)를 통해 IBS 환자에서 리팍시민의 효과를 검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변비가 없는 IBS 환자들을 2주간 1일 3회 요법의 리팍시민 550mg 또는 위약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했으며, 이후 추가적으로 10주간의 관찰을 진행됐다. 1차 종료점은 IBS 증상의 충분한 완화를, 2차 종료점은 IBS와 연관된 복부팽만 증상의 충분한 완화의 비율을 주 단위로 평가했다. 증상의 충분한 완화는 치료 후 첫 4주에 최소 2번의 증상완화를 자가보고한 경우로 규정했다.

전반적인 증상호전
치료 후 첫 4주 동안 IBS 증상의 충분한 완화를 경험한 환자의 비율은 TARGET 1 연구에서 40.8% 대 31.2%(P=0.01), TARGET 2에서 40.6% 대 32.2%(P=0.03), 두 연구를 합쳐 분석한 경우에는 40.7% 대 31.7%(P<0.01)로 리팍시민군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혜택을 나타냈다<그림>. 복부팽만 증상의 충분한 완화 역시 TARGET 1에서 39.5% 대 28.7%(P=0.005), TARGET 2에서 41.0% 대 31.9%(P=0.02), 두 연구 종합분석에서 40.2% 대 30.3%(P<0.001)로 리팍시민군에서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경험했다.

특히 리팍시민 그룹에서는 IBS의 증상, 복부팽창, 복부통증 등의 1일 빈도를 평가한 결과 보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빈도는 두 그룹에서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2개의 3상 임상연구를 통해 리팍시민 1일 3회 550mg 요법의 2주간 치료가 위약에 비해 치료완료 후 10주 시점까지 IBS 증상완화에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변비가 없는 IBS 환자에서 2주간의 리팍시민 치료를 통해 복부팽창, 복부통증, 묽은 변이나 수용성 변 등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IBS 발병에 장내세균이 역할을 한다는 가설에 타당성을 부여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Pimentel 교수는 “장내세균이 IBS의 원인이라는 가설에 대해 많은 의심과 비판이 있어 왔지만, 이 연구를 통해 일부 환자들에서 IBS 발병의 원인으로 대장내 세균이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장내시경검사를 해보면 특별한 원인이나 질환은 없는데 복통, 복부 불편감,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경우 ‘과민성장증후군(IBS)’으로 진단된다. IBS는 가장 흔한 기능성 위장관질환 중 하나로, 최근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연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IBS 치료효과
아직까지 IBS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의 개선 또는 주된 증상에 따라 하제, 위장관기능개선제, 진경제, 지사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유산균과 같이 우리 몸에 이로운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유산균)’ 중 일부가 IBS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사용을 권장할 만큼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위장관기능개선제와 병용투여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가 최근 IBS 치료에 있어 ‘프로바이오틱스’와 ‘위장관기능개선제’를 환자에게 병용투약할 경우, 치료효과가 높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최창환 교수를 포함해 국내 16개 병원에서 비설사형 IBS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메디락에스)’와 5-HT4 수용체 작용제인 ‘위장관기능항진제 모사프라이드(mosapride)’를 병합투여해 그 효과를 조사한 것이다.

연구에서 사용된 약물은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 메디락에스였으며, 위장관기능항진제(모사프라이드)를 병합한 시험약과 위약을 용량에 따라 분류해 IBS 환자에게 각각 투여하고 효과를 비교했다. 투약 4주 후 시험약군 환자의 53.6~55.2%와 위약군 환자의 35.1%가 약에 대한 충분한 증상완화 또는 치료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완화에 배변도 개선
특히 변비형 IBS 환자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위장관기능항진제’의 병합복용이 증상을 호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배변 횟수를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대변의 굳기도 호전시켰다. 최창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시험약과 위약 모두 특이 부작용은 없는 가운데, 비설사형 IBS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모사프라이드의 병용투여가 유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IBS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제로 권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효과 근거축적
이어 최 교수는 “지금까지 프로바이오틱스가 IBS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지만, 의학적 근거 수준은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며 “IBS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위장관기능개선제의 병용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기존에 연구되거나 알려진 바가 없는 가운데 이번에 그 치료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한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유럽 소화기 기능성질환·운동학회 공식학회지인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2015년 5월호에 게재됐다. 

-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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