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이풍렬 교수

▲ 사진 고민수 기자

“치명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 환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있게 봐야할 부분이다.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은 식사 및 생활습관과 직결된다. 대표적인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은 위식도역류질환(GERD), 과민성장증후군(IBS), 소화불량증, 변비가 꼽히는데 식습관의 서구화 및 고령화와 맞물려 소화불량을 제외한 질환들은 대부분 증가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성균관의대 이풍렬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이사장)는 “환자는 물론 1차 의료기관에서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구화와 고령화의 이중주
이 교수는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이 식습관과 직결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대표적인 GERD의 경우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최근 조사에서는 아시아에서 최고수준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서구권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으로까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IBS도 GERD와 함께 국내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만성 변비는 사회 고령화에 따라 노인환자들에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노인환자들은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이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만성질환의 직접적인 영향이나 만성질환 관련 약물로 인해 변비 발생률이 높아지고 증상도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 소화불량의 경우 오히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조금씩 유병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만성변비 진료지침, 업데이트 사업의 시작
이렇듯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의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도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질환들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학회 차원에서 진료지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1차 의료기관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 등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취지에서 진행된 진료지침 업데이트 사업의 첫 번째는 만성 변비다. 이번 진료지침은 해외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고 임상현장에서 적용하기 쉽도록 경구용과 비경구용 치료전략을 구분해서 정리, 권고했으며 임상적 질문에 대한 수용성도 함께 고려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교수는 “2016년에는 IBS 진료지침을 개정해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고, 이후에도 주요 4대질환은 4년 주기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시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4월에 진행될 아시아소화기기능성질환학회 학술대회(APNM 2016)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소화기 기능성 운동질환 관리전략의 변화를 직접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IBS에 대해서는 유럽운동성질환학회(ESNM), 아시아신경위장관운동학회(ANMA),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KSNM)가 공동으로 세션을 진행하고 기능성 위장장애의 국제적 진단기준을 제시하는 ROME foundation도 새로운 진단기준 발표 전 APNM 2016을 찾아 세션을 맡을 계획이다.

인지도 여전히 과제
유병률이 증가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국내형 진료지침도 개발되고 있지만, 이 교수는 “환자와 함께 임상현장의 인지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국내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2015년 세계소화기건강의 날에서는 GERD를 비롯 기능성 운동질환의 주요증상인 속쓰림(heartburn)에 대한 세계적인 인지도 상승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속쓰림 등 전조증상은 물론 기능성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적기에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1차 의료기관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이 교수는 “기능성 운동질환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질환의 병태생리, 치료전략에 대해 환자에게 사전에 교육시켜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임상현장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가이드라인에 기반해 정확한 치료전략을 환자들에게 적용해야 하고, 특히 GERD의 경우 재발성, 난치성에 대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증상완화가 주요 치료목표지만, 식습관이 기전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식습관 조정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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