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건국의대 교수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증례
68세 여성 환자로 10년 전 다발성 관절통이 발생해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으로 진단받고, 경구용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항염제, methotrexate (MTX) 등 항류마티스 약물(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 DMARD)로 치료했으나 위장장애가 심해 약물 복용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호전이 없어 내원했다. 과거력상 15년 전 위암으로 위절제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재발 징후는 없었다. 환자의 조조강직은 3시간 이상 지속될 정도로 심하였고, 관절 진찰 소견은 <그림 1>과 같았다.




 
검사결과
내원 당시 헤모글로빈 9.3 g/dL, serum ferritin: 14 ng/mL, ESR 95 mm/hr, C-reactive protein (CRP) 3.1 mg/dL (reference<0.3), 류마티스인자(rheumatoid factor) 86 IU, anti-cyclic citrullinated peptide antibody (CCP) 236 U (reference<20)으로 확인됐다. 기타 신기능, 간기능은 정상이었다. 중등증의 철 결핍 빈혈과 심한 염증 소견 및 강한 자가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처방 및 경과
환자는 과거 위절제술 등으로 인해 비스테로이드항염제에 불내성이 있어 중단하고, 소량의 경구용 prednisolone (5~7.5 mg/day)을 투여하면서 주 1회 MTX 경구투여(10 mg/week), 엽산 1 mg과 함께 hydroxychloroquine (HCQ) 300 mg/day로 DMARD 병용요법을 6개월간 시행하였다. HCQ 병용요법 후 관절 증상 및 염증 수치의 일부 개선은 있었으나 아직 중증의 질병활성도를 보였다. 효과 불충분으로 판단 후 MTX+tacrolimus (2 mg/day)로 6개월간 교체 투여했으나 관절 증상은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고<표>, X-ray 검사상 골 파괴가 진행하는 소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2>.


 
이후 흉부 X-ray 검사상 결핵소견이 없고, 잠복결핵을 검사하는 Quantiferon-TB 검사에서 음성을 보여 MTX 10 mg/week를 유지하면서 매월 golimumab 50 mg 피하 주사를 실시했고, 9개월째인 현재 질병활성도가 경증으로 감소했고, 스테로이드 요구량도 감소해 prednisolone 2.5 mg/day로 유지할 수 있었다. 
 

고찰·증례 해설  
RA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지속적인 관절 파괴를 특징으로 한다. 현재 RA의 치료 목표는 질병 관해를 유도하고, X-ray 상 관절파괴 진행이 멈추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과거 RA의 치료는 MTX를 근간으로 하는 DMARD 약물 치료가 일차적으로 시행되고, 6개월 내 호전이 없을 경우, 다른 DMARD를 추가하거나 혹은 병용요법 종류를 바꾸는 것이 보편적으로 시행돼왔다.

DMARD 치료의 일반 원칙은 MTX를 기본 backbone 약물로 유지하면서 우선 MTX 단독요법을 시행하고(경우에 따라 초기부터 MTX+다른 DMARD 병용요법), 호전이 없을 경우 병용요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 환자의 경우에도 위절제술로 인한 위장장애로 비스테로이드항염제 사용이 어려운 상태로 증상 경감을 위해 저용량 prednisolone을 초기부터 투여하면서 초기부터 질병활성도가 심해 MTX+HCQ 병용요법을 시행했다.

일반적으로 MTX는 환자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용량(10~25 mg/week)으로 충분한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본 환자에서는 체중, 위장관계 내성 등을 고려할 때 10 mg/week가 적절한 용량으로 판단돼 지속투여했고 증상이 일부 경감되긴 했으나 X-ray 상 골 파괴 진행을 보이고, 일상생활에 고통을 느낄 정도의 통증 및 기능 장애를 호소했다. 이후 DMARD 병용요법을 MTX+tacrolimus로 투여를 시도했으나 큰 호전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DMARD 치료 실패율은 30~50% 정도로 알려져 있고, 이 경우 생물학적 치료제의 적응이 될 수 있다.  생물학적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효과적인 약물은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α를 차단하는 항TNF제이다. 본 환자에서 처방된 golimumab은 TNF-α에 특이성을 가진 인간 IgGκ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로 분자질량은 약 150~151 kDa이다.

Golimumab은 완전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로 이전에 사용되던 마우스 단일클론항체에 비해 약물에 대한 항체 형성이 적어 내성과 이상사례를 개선해 새로 개발된 항TNF항체 주사이다. 특히 MTX와 병용 투여 시 효과가 우수해 DMARD 불응성 환자에서 치료 성공률이 70~80%로 개선된 임상적 효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etanercept(주 1회), adalimumab(2주 1회)에 비해 월 1회 피하주사로 환자의 주사에 대한 불편감 및 내약성을 많이 개선했다.

생물학적 제제의 큰 장점으로는 기존 DMARD 치료제에 비해 방사선학적 진행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특성이 있다. RA에서 방사선상 골 파괴는 관절 장애와 직접적 관련을 갖는 소견으로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치료 목표가 질병 관해에 도달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임상적 지표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질병활성수치(disease activity score, DAS)-28이다.

DAS-28 점수는 의사의 객관적 환자 진찰소견(압통 및 부종 관절수), 검사 수치(ESR or CRP) 및 환자의 질병 호전에 대한 평가를 종합해 수치화한 것으로 점수에 따라 완해(DAS-28<2.6), 경증(2.6 이상 3.2 미만), 중등증(3.2 이상 5.1 이하), 중증(>5.1)으로 질병활성도를 분류한다. 

본 환자의 경우 golimumab 투여 후 질병활성도가 중증에서 경증으로 호전됐고 이는 일상생활에서도 환자의 기능적 상태의 호전과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항TNF제가 환자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나 감염(특히 결핵) 및 심부전의 악화 등 이상사례도 만만치 않아 이상사례에 대한 면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즉, 감염 소견이 동반된 경우는 일시적으로 주사를 중단하고, 감염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시행 후 문제가 해결되면 질병활성도 등을 재평가해 재투여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생물학적 치료제가 아직 고가인 관계로 보험 적용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질병 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향후 조기 관절염에서 치료 효과 및 경제성 평가가 이뤄지면 많은 RA 환자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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