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족부궤양 매년 엇갈린 연구 결과 ‘효능 논란’

 
당뇨족부궤양 환자에게 상처 치유 목적으로 고압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Therapy)를 시행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족부절단율을 줄이지 못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고압산소치료 효능 논란이 벌질 기세다.

고압산소치료는 일반적인 호흡 환경보다 2~5배 높은 기압이 올라간 상태에서 100% 순도의 산소로 1~ 2시간 호흡하는 치료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외상, 염증, 병균 감염 또는 부종 등으로 손상된 조직들에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해 치료 효과와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과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응급실에 온 환자들과 직업상 잦은 잠수로 잠수병에 걸린 환자들이 빠른 회복을 위해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화재 현장이나 밀폐 공간에서 근무하는 고위험 직업군 근로자나 당뇨 합병증, 다양한 난치성 상처, 화상 등 급•만성질환 환자에 사용하는 등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상처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당뇨족부궤양 효과가 인정돼 국내에서도 급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효과와 치료 기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당뇨족부궤양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찾아오는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미세혈관 합병증 중 하나다. 혈당을 조절하지 못해 미세혈관이 망가지고 결국에는 조직이 썩어 절단에 이른다. 이 경우 적절한 처치와 함께 빠른 회복을 위해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치료 효과다.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또한 궁극적인 치료목적인 발 절단율에 대한 결론이 혼재돼 있고 치료 기간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효과 "있다” vs "없다”

우선 족부궤양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지난 2013년 Mayo Clin Proc(2013 Feb;88[2]:166-75) 저널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96년부터 2012년까지 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를 통해 검색된 논문을 통해 만성 당뇨족부궤양 치료를 위한 고압산소치료 효과를 메타 분석했다.

조건에 맞는 총 13개의 논문을 검토한 끝에 나온 결론은 ‘효과가 있다’였다. 연구팀은 고압산소치료를 하지 않은 군과 비교해 치료군에서 상처 치료 효과가 33% 높았고, 주요 절단위험도 71% 낮췄다는 결과를 토대로 고압산소치료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그 대표적인 연구가 올해 1월 6일자로 Diabetes Care에 실렸다. 이 연구는 전향적,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으로 진행됐는데 대조군으로 샴(sham)방식을 채택했다. 이를테면 똑같은 챔버 안에 들어가 고압이 아닌 저압산소를 하는 것을 대조군으로 만든 것이다. 1차 종료점은 12주 후 혈관외과의사가 평가한 족부절단 기준으로 평가했다.

무작위로 나눈 총 103명의 환자를 평가했는데 결과에 차이가 없었다. 샴 군에서 54명 중 12명이 주요 절단 기준에 속했고, 고압산소치료군에서는 49명 중 11명이 절단 기준에 속하면서 두 군 간 통계적인 차이를 내지 못했다(odds ratio 0.91 [95% CI 0.37, 2.28], P=0.846). 치유 효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고압산소치료가 효과 있다는 연구와 없다는 연구가 매년 번갈아 나오면서 주요 학회에서도 매년 토론 거리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도 이 주제를 디베이트(토론) 세션에서 다뤘다.

당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토론토의대 Ludwik Fedorko 박사는 2003년 Eur J Vasc Endovasc Surg(2003 Jun;25[6]:513-8)와 2010년 Diabetes Care(2010;33:998-1003)에 실린 저널을 언급하며 효능을 강조한 바 있다. 고압산소치료군과 비치료군의 상처 치료율은 Eur J Vasc Endovasc Surg에서 100%와 50%였으며, Diabetes Care 연구에서는 52%와 29%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13년 Diabetes Care(2013;36:1961-1966) 저널에 62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효과 없음’으로 판명이 나왔고, 올해 초 또 다시 샴 방식 연구에서도 ‘효과 없음’으로 나오면서 고압산소치료 효능성 논란이 다시 불붙는 상황이다. 여기에 치료 기간도 논란이 됐다. 길면 길수록 좋다는 연구와 짧은 것이 좋다는 연구가 뒤섞여 아직 정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3년 Ostomy Wound Manage(2013 Mar;59[3]:18-24) 저널에는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실렸는데 족부궤양 환자의 궤양조직의 산화 스트레스가 장기간의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기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갖은 논란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부 효과를 인정해 당뇨병성 족부 궤양 환자 중 식피술 또는 피판술을 받은 환자에 대해 고압산소치료에 대해 급여를 해주고 있다. 급여는 총 14회까지 가능하며 횟수당 치료 시간은 50분 정도 소요된다.

전문가 “고압산소치료만 의존해서는 안 돼”

전문가들은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즉, 마술처럼 금방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조 치료로서의 역할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울산의대 오세현 교수(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는 "일반적인 상처 치료는 연구결과가 대체로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반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다"며 "이는 당뇨병 질환에 대한 복잡한 특성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압산소치료는 단독적인 치료보다는 보조적인 치료로의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면서 "이와 더불어 상처를 잘 관리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나아가 약물을 잘 복용하는 등의 주요 치료수단과 병행하면 최선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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