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정석훈 교수 "기상 7시간 전 복용이 가장 효과적"

아무런 약의 도움없이 잠드는 게 가장 좋겠지만, 불가피하다면 이제 수면제의 효과를 최적화 할 방법을 고민할 차례다.

최근 수면제를 복용하면서도 잠자리에 누워 밤새 뒤척이던 불면증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수면제 복용시간이 조사됐다. 임상수면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1월호에 발표된 새로운 논문에서는 수면제를 잠들기 전에 복용해야 한다던 기존 상식과는 달리, 기상 7시간 전에 복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면제 복용시간 바꾸니...잠들기까지 135.9분→33.6분

▲ 정석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팀은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수면제를 처방받은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수면제 만족 여부를 묻고, 수면제 복용시간과 실제로 잠에 빠지기까지의 시간을 분석했다.

지금까지는 수면제를 처방할 때 '자기 전에 드세요'라고 지도했지만 환자에 따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하다보니 복용시간이 일정치 않고, 수면제를 복용해도 실제로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약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조사 결과, 수면제 복용 후 잠에 비교적 빨리 들어 수면제 효과에 만족한 환자들은 기상시간 평균 7시간 전에 약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히 살펴보면, 수면제 효과에 만족하지 못한 환자 54명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잠자리에 눕기 30분 전에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실제로 잠들기까지는 135.9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1시 16분에 수면제를 복용하고 21시 47분에 침대에 누웠지만 실제로 잠에 빠진 시간은 23시 31분이었다. 두 시간 가량을 침대에서 뒤척이다 잠에 든 셈이다.

반면 수면제 효과에 만족한 환자 58명은 기상 7∼8시간 전에 수면제를 복용했으며, 수면제 복용 후 잠에 빠지기까지 평균 33.6분이 소요됐다. 이들은 평균 23시 11분에 수면제 복용 후 23시 22분에 침대에 누웠고, 잠에 빠진 시간은 23시 45분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잠에 들었다.

기상시간은 7시간 전에 수면제를 복용한 그룹이 아침 6시 25분, 잠자리에 눕기 30분 전에 복용한 그룹이 아침 6시 33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정석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제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효과적인 수면제 복용시간을 조사한 뒤 향후 처방에 반영함으로써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또한 "수면제는 오남용 및 약물사고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하며, 잠자리에 일찍 눕는다고 잠에 일찍 드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의 수면패턴을 파악해 침대에 눕는 시간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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