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망자 93.4% 사망전 경고신호...'자살-알코올' 긴밀한 연관성 확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심리적 행동변화를 재구성, 자살의 원인을 추정하는 이른바 '심리부검' 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공개됐다.

분석결과, 자살 사망자들은 사망 전 어떠한 형태로든 자살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가족들 대부분이 이러한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문제적 음주,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때 자살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는 26일 '2015년 심리부검 결과보고회'를 열어 이 같이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자살예방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신건강증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심리부검은 자살사망자 121명의 유가족 151명을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정신보건 전문가들이 자살자의 사망 전 심리적 행동변화를 추적하고, 자살의 원인을 추정한 결과다.

▲2015년 심리부검 결과(보건복지부)

심리부검 결과, 심리부검 대상자의 93.4%가 자살 전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유가족의 81%는 사전에 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해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자살자의 88.4%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는 우울장애가 7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꾸준히 치료를 받은 비율은 15%에 불과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

자살과 알코올과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구결과 사망당시 음주상태였던 자살자가 전체의 39.7%에 달했으며, 25.6%는 과다음주로 인해 대인관계 갈등이나 직업적 곤란 등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망자 본인 외 가족이 과다 음주, 주폭 등의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53.7%로 매우 높은 비율을 보여, 자살예방을 우해서는 알코올 유해 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2015년 심리부검 결과 주요내용(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차전경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심리부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세심한 자살예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심리부검을 확대 실시해 자살원인에 대한 분석을 지속 실시하고, 자살 유가족에 대한 심리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 과장은 "전 국민 정신건강증진, 우울증 등 정신질환 조기발견·치료 활성화 및 자살예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중장기적인 범부처 차원의 정신건강증진종합대책을 2월 중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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