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 오픈

▲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에서 김효원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항암치료 중인 엄마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할 때, 아이의 마음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에게 엄마가 유방암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을까?

암은 이처럼 환자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특히 암 환자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부모의 암 투병은 환자와 자녀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 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병원장 박성욱)은 암 환자의 자녀가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최근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을 오픈했다.

아이들이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부모와 떨어져 있게 되는 등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겪을 뿐만 아니라 부모가 암 치료 중에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어 혼란, 불안, 걱정,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아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부모의 암 치료로 인해 아이들이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성장기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환자 자신이 암 치료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에 더해 부모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다는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불안, 우울 등의 증세가 심화될 수 있으므로 성공적인 암 치료를 위해서도 암 환자들의 자녀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암 치료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선 아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줘야만 하는데, 부모가 암 진단을 받았으며 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언어로 설명해주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아이들이 부모의 암 진단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암 투병 기간이 길어져 아이들이 오랜 기간 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아이와 함께 전문의의 상담이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에서는 우선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자녀의 정신건강에 대한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이에 따른 치료 뿐 아니라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무료로 놀이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클리닉 진료를 맡은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가 암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적응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과 아이 모두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이외에도 암스트레스 클리닉, 암 평생관리 클리닉 등 다양한 클리닉을 열어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암정보교육센터에서는 성장기 자녀를 둔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자녀와의 의사소통 방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열리는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은 암으로 투병 중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진료실을 찾으면 이용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어린이병원 외래(02-3010-336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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