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외과 247' 전용창구 개설한 강동경희대병원 조진현 교수

▲ 강동경희대병원 조진현 교수.

"혈관질환은 환자들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일단 일이 생기면 응급이라는 거죠. 대동맥류 같은 경우 10명 중 6명은 병원까지 오지 못하고 사망합니다."

경희의대 조진현 교수(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의 말이다.

조 교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를 즈음해 병원내 '혈관외과 247'이라는 전용창구 서비스를 런칭했다. 대동맥질환이나 당뇨발, 투석혈관 등 혈관외과 환자를 '24시간, 7일 내내' 살피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자신의 전공질환에 해당하는 환자를 상시 전담한다는 얘긴데, 곱씹어 볼수록 보통 일은 아니다.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환자들이 적합한 의료진을 찾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돌고 도는 사이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런 핫라인을 꼭 구축해놔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평소 가진 신념을 밝혔다.

"전문의 보드를 딴 게 2000년인데, 15년 정도 환자를 보면서 배운 것들을 봉사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힘 닿는 데까지 해보려고 합니다. 스트레스요?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못하는 일이죠(웃음)."

시스템은 이렇다. 이상 증세를 느낀 환자나 진료협력팀 등이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247' 전용번호(02-440-7225)로 전화를 걸면 1차적으로 외과 전공의가 연락을 받는다. 대부분의 수술 치료는 조진현 교수의 몫이다. 경우에 따라 인터벤션을 하는 영상의학과 교수와 협진체제를 갖추고 있다.

배에서 심장처럼 박동이 느껴지는 덩어리가 만져지는 대동맥질환, 발가락이나 발에 생긴 상처가 낫지 않는 당뇨발, 투석혈관이 막혀 투석이 안 되는 투석혈관 환자 등이 주요 대상이다. 

조 교수는 "'5분 대기조'라고 보면 된다. 혈관질환은 연락을 받으면 1시간 이내에는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차로 20분 거리인 집에 살고 있다"면서 "한 달에 50건 정도를 집도하는데, 주말에도 계산해본 적은 없지만 응급환자 한 명 정도는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를 통해 생사가 달린 환자를 극적으로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에 세부전공을 택했다는 그는 혈관외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외과에서도 흔한 분야가 아닌 까닭에 환자는 물론 다른 의료진도 무슨 일을 하는 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신속하게 환자를 리퍼(Refer)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도 남은 과제다. 인터뷰 말미,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의 '247' 전용 휴대폰이 진동음을 내기 시작했다. 

조 교수는 "응급의료센터에 해당 환자가 갈 경우 자칫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 우리는 들으면 바로 알기 때문에 프로세스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차이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수술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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