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美FDA, 항진균제 포사코나졸 처방 실수 경고 나서

▲ 새로운 트리아졸계 항진균제인 포사코나졸 처방 및 조제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약물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처방 및 조제 과정에서 적합한 용량 사용에 실수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세대 트리아졸 항진균제인 포사코나졸(제품명 녹사필) 처방시 의료진들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4일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총 11건의 보고서를 근거로 포사코나졸(posaconazole)을 처방 및 조제하는 과정에서 용량 계산에 따른 실수가 발생하자 이를 주의·경고하고 나섰다. 포사코나졸의 경구용 현탁액(Oral Suspension)과 서방형 제제가 각기 처방되는 상황에서 이들을 서로 스위칭하는 데 사망 사고 등의 중증 이상반응이 보고됐기 때문.

현재 새로운 기전의 트리아졸 항진균제로 등장한 포사코나졸은 지난 2006년 9월 FDA에 먼저 승인을 마친 포사코나졸 경구용 현탁액과 2013년 11월 동일 성분으로 허가를 받은 서방형 제제가 있는 상황.

관건은 이들 제형의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에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부득이하게 포사코나졸 간에 스위칭을 해야 할 경우 적정 용량이 아닌 과소 혹은 과다한 용량이 해당 환자에 투여될 수 있어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다.

현탁액-경구용 서방형 제제, 생체이용률·용법 차이 이해 필요

일단 처방 대상이 되는 주요 환자는 골수 이식 후 면역력이 낮아진 환자를 비롯해 항암치료 후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경우다. 또 포사코나졸의 적응증에 언급됐듯 백혈구 수치가 감소한 13세 이상의 환자에서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균이나  칸디다(Candida)균 등의 진균 감염증 예방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사용해야 할 때다.

면역력이 비정상적인 이들 환자에게 진균 감염증은 분명 치명적이다. 이의 예방을 위한 차세대 트리아졸 항진균제 중 포사코나졸 경구용 현탁액은 이미 시판되는 약물로 하루 200mg씩 4회 복용하는 것이 추천되며, 이보다 7년 늦게 FDA에 승인된 서방형 제제는 300mg 용량을 첫날 1일 2회, 투약 2일차부터는 하루 한 번 투여토록 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두 경구용 제형은 용량도 제 각각이지만 생체이용률 측면에도 차이가 난다. 더욱이 뒤늦게 허가된 서방형 제제가 경구용 현탁액보다 높은 생체이용률을 기록하기 때문.

FDA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안전성 관련 서문에 따르면 현탁액과 서방형 제제 사이에 직접적인 스위칭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생체이용률과 적정 투약 용법에 다소 차이가 있어 목표로 하는 용량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설명.

실제 FDA는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두 포사코나졸 제형의 라벨을 수정해왔다. 내용인 즉 처방권자인 의료진은 포사코나졸을 처방할 때 약물의 용량과 강도, 투약 빈도 등을 명시해야 하며, 약사는 조제 시 해당 내용이 명기되지 않았을 경우 관련 정보를 의료진에 요구해야만 한다는 것.

11개 보고서, 처방 및 조제시 불거진 실수 사례 담아

이번 FDA의 결정에 근거가 된 11개의 보고서는 특히 포사코나졸 서방형 제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해당 제형이 2013년 11월 승인을 받은 이후로 FDA는 11개의 보고서를 접수했는데, 대부분은 해당 약물의 잘못된 처방이나 조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보고된 가장 심각한 사례는 환자의 사망이었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 및 칸디다 감염증 예방을 위해 포사코나졸을 복용하던 환자는 결국 아스페르길루스 감염증과 관련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약물 조제시 경구용 현탁액을 대체 처방했지만, 이 경우 같은 용량과 투약 빈도라도 현탁액에 포함된 농도가 부족했던 것을 계산에 넣지 못한 게 그 이유라는 것.

다른 10개의 사례도 이와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사용된 포사코나졸의 용량이 과도하게 많았던 것. 생체이용률이 떨어지는 현탁액에서 생체이용률이 높은 서방형 제제로 스위칭을 할 때 용량이나 투약빈도 등의 적절한 조절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FDA 관계자에 따르면 "일례로 한 환자는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 및 칸디다 감염증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1일 1회 서방형 포사코나졸 100mg 3알을 처방받다가 용량이 2배 증가한 포사코나졸을 권고받았다. 하루 세 번 2알의 서방형 포사코나졸 100mg을 처방받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보고된 증례 가운데 과잉투약을 받은 일부 환자에선 구역 및 구토 증상을 경험했으며, 일부 내원 환자는 혈청 칼륨 수치가 정상치보다 낮았다.

국내에서도 해당 약물의 시판 후 안전성 임상시험 데이터는 이미 나와있다. 일단 포사코나졸 현탁액은 2400명 이상의 환자와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빈번히 보고된 중증 이상의 이상반응은 구역, 구토, 설사 등이었다.

그 가운데 간담도계 질환과 관련 중증의 간손상이 보고된 바 있으며, 재심사를 위해 6년간 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판 후 조사 결과에서는 중대한 유해사례의 발현율은 34명(8.81%, 41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패혈쇼크 10명(2.59%)으로 많았고, 뒤 이어 폐렴 6명(1.55%), 패혈증 3명(0.78%), 진균성폐렴 2명(0.52%), 혈변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세대 트리아졸계 속한 포사코나졸, 어떤 약?

일반적으로 항진균제의 작용기전은 세포벽, 세포막, 세포질 및 핵 등의 작용부위에 따라 구분이 된다. 이슈가 된 포사코나졸이 속하는 아졸(-azole)계 항진균제는 진균의 사이토크롬 P450 dependent-14a-demethylase에 작용한다. 특히 14-a-demethylsterol의 축적과 세포막 내 진균의 세포막 물질인 에르고스테롤(ergosterol)의 합성을 억제해 항진균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졸계 항진균제는 현재까지 이미다졸(imidazole)과 트리아졸(triazole), 2세대 트리아졸이 나와있는데, 기존 트리아졸 대비 광범위한 항진균력을 갖는 2세대 트리아졸에는 보리코나졸(voriconazole)과 라부코나졸(ravuconazole), 포사코나졸(posaconazole)이 포진했다.

포사코나졸은 나머지 2세대 트리아졸들이 플루코나졸(fluconazole) 유도체인 것과 달리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의 유도체로 색다른 기전을 가진다. 이에 아스페르길루스증(Aspergillosis), 크립토코쿠스감염증(cryptococcosis), 칸디다증 (candidiasis), 흑색진균증(Phaeohyphomycosis) 등의 침습적 진균감염을 대상으로 한 구제용법으로 사용을 고려하는 상황. 

다만 이들에선 약물간 상호작용과 약물 이상반응이 보고된다는 점이다. 아졸계 항진균제의 경우 함께 투여되는 약물에 영향을 받기때문에 국내서도 △ 해당 성분에 과민증이 있는 경우 △ 에르고타민 알칼로이드와 병용 투여 금기 △ CYP3A4 기질인 테르페나딘, 아스테미졸, 시사프라이드, 피모자이드, 할로판트린 또는 퀴니딘과 병용 투여 시 혈중 농도 상승 가능성 및 이에 따른 QTc 연장 및 드물게 토르사드 데 포인테스 증후군 유발 △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인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 및 아토르바스타틴과 병용 투여 등을 금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스테롤 성분의 전구물질인 라노스테롤(lanosterol)에서 세포막과 호르몬 전구물질의 중요 구성성분인 콜레스테롤로  전환시키는 체내 효소까지 억제하는 효과가 일부 관찰돼 투약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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