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만성변비 임상진료지침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이사장 이풍렬)는 2015년 만성 변비 진료지침 업데이트판을 발표했다. 2011년 수용개발(adaptation) 방식의 가이드라인 이후 4년만의 업데이트다. 그간의 근거들을 분석했고 외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학회는 진단영역에 대한 권고사항을 정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세계적인 변비 유병률은 연구자와 지역에 따라 2~20%로 나타나고 있다.

만성 변비의 정의
만성 변비는 배변활동의 감소, 딱딱한 변, 불완전한 배변감, 배변시 힘주기, 배변 시 항문이 막히는 느낌, 배변을 돕는 수기조작이 있는 경우로 정의된다. 만성 변비의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증상을 잘 파악하고 감별할 것을 주문했다. 통상 주3회 미만의 배변활동을 보이는 환자에서 배변 시 힘주기나 항문이 막히는 느낌, 배변을 돕는 수기조작이 필요한 경우에는 배변배출장애(defecatroy disorder)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세분화해 문진하도록 했다.

진료지침에서는 변비의 원인으로 1차적, 2차적, 신경원인적, 대사질환, 내분비질환을 꼽았다. 1차적 기능성 변비는 배출장애(defecatory disorder), 서행성 변비(slow transit constipation), 정상통과 변비(normal transit constipation)로 분류했다.

- 배출장애는 항문 괄약근 압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항문경 등 폐쇄성 병변, 배변 시 골반저근육의 부조화가 있는 골반저장애를 포함한다. 추가적으로 진료지침에서는 배변 배출장애인 경우에는 대변의 대장통과 속도는 정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서행성 변비는 분변이 대장을 통과하는 속도가 지    원된 경우로 심각할 경우 소장 운동의 지연, 위배출 지연, 위조절능 저하 등도 동반된다.

- 정상통과 변비는 환자의 자가보고 형태의 변비를 의미한다. 분변의 대장통과시간이 정상이고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

한편 진단 시 동반질환과 투약력도 함께 평가할 것을 당부했다. 진료지침에서는 대사질환(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고칼슘혈증 등), 신경학적질환(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척수손상 등), 정신건강학적질환(우울증 등) 동반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또 항콜린제,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칼슘길항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항전간제, 알루미늄계 제산제, 철분제 등의 약물이 변비를 호발시킨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가능하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한 후 약제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여기에 더해 노인환자의 경우 동반질환, 생활활동의 감소, 식이섬유 섭취량의 감소, 약제의 사용 등이 관여하는만큼 변비의 빈도가 증가하고 치료에도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진단
만성 변비의 진단전략으로는 브리스톨 대변 도표(Bristol stool form scale), 대장내시경, 항문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ination), 항문직장 내압검사와 풍선배출검사(anorectal manometry and ballon expulsion test), 배변조영술(defecography), 대장통과시간(colon transit time)을 제시했다.

- 브리스톨 대변 도표
환자 문진 시 배변의 형태와 굵기를 쉽게 평가하는 방법으로 변비 환자에서는 배변 형태가 대장통과시간과 높은 연관성이 보고돼 있다.

- 대장내시경
대장내시경은 분변에 피가 섞여있거나 빈혈, 체중감소, 대장암 가족력, 최근 발생한 변비가 있는 환자에서 대장암 등 2차적 요인을 감별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통상적 진단전략으로는 권고하지 않았다.

 

- 항문수지검사
항문-직장 주위의 종괴, 직장탈출 등 2차적 변비의 원인을 감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배변 시 회음부 하강이 잘 느껴지지 않을 때, 항문 괄약근의 이완이 안되는 경우, 역설적인 괄약근 수축이 보일 때 배변 배출 장애로 의심하도록 했다. 항문직장 내압검사와 비교했을 때 민감도는 75%, 특이도는 87%였고 고해상도 항문직장 내압검사 대비 각각 93.2%, 91%로 나타났다.  

- 항문직장 내압검사와 풍선배출검사
항문직장 내압검사는 항문 조임근의 작용을 평가하고, 직장의 감각 및 직장과 항문 조임근 간 유기적인 조절작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만성 변비에 대한 1차적인 검사는 아니지만 배변완하제에 반응하지 않고 배변 배출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선천성 거대 결장병의 진단, 대장절제술 시행 전후, 괄약근의 기능평가, 바이오피드백 훈련의 보조기구, 치료 효과판정, 기능성 항문 직장통이 의심되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단 표준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단서로 달았다.
풍선배출검사는 모의배변 과정 중 항문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항문에 풍선을 넣고 1분 이내 풍선을 배출하면 정상이다. 단 이 검사 역시 표준화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 배변조영술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만성 변비 환자에서 항문직장 내압검사나 풍선배출검사 결과가 배출장애 진단기준에 부족할 경우 시행한다. 배변과정을 실시간으로 골반저근육의 수축과정을 볼 수 있어 해부학적 이상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륨 배변조영술은 항문직장각 측정의 재현성이 떨어지고 표준화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고, 자기공명 배변조영술은 방사선 노출을 피할 수 있고 골반저구조물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측면에서 제한적이다.

- 대장통과시간
서행성 변비와 배변배출장애를 구분할 수 있는 전략으로 방사선비투과성 표지자를 이용해 대장 통과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국내 건강한 성인의 평균 대장 통과시간은 남자 22.3±16.1시간, 여자 30.1±21.4시간이다. 분절 대장통과시간은 서행성 변비와 배변 배출장애를 감별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편 미국소화기학회의 만성 변비 가이드라인에서는 투약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가장 먼저 항문직장 내압검사 시행을 권고했다.


약물 치료전략
진료지침에서는 만성 변비가 내분비질환, 대사성질환, 신경학적질환, 기질적질환 등으로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능성 변비라고 설명했다. 증상도 다양한 경향을 띈다고 지적했다. 증상 발현도 간헐적이면서 경증인 경우가 있지만 만성적인 경향을 보인다. 딱딱한 변, 과도한 힘주기, 불완전 배변감, 주3회 미만의 배변 등이 복잡하게 나타난다.

그런 만큼 치료가 쉽지 않고 여러 증상들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약제를 무분별하게 과량투여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복통, 복부불편감 정신적 불안감도 초래된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약물의 사용기준, 장단점 및 주의사항을 업데이트했다. 대표적인 치료약물은 경구완하제로 부피형성 완하제, 삼투성 완하제, 자극성 완하제, 생균제, 프루칼로프라이드(prucalopride)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부피형성 완하제
먼저 부피형성 완하제는 효과적인 만성 변비 치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권고수준 높음, 증거수준 높음). 세부적으로 섬유소 섭취가 불충분한 변비 환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낮음, 낮음)고 설명했고, 충분한 수분섭취도 당부했다(높음, 낮음).

△삼투성 완하제
삼투성 완화제에서는 마그네슘제제, 비흡수다당류 완하제,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을 제시했다. 마그네슘제제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변비 환자의 대변 횟수와 굳기를 호전시키는데 효과적이지만(높음, 낮음),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고마그네슘혈증을 일으킨다(높음, 낮음).

진료지침에서는 고마그네슘혈증이 신경근육, 호흡기, 심장기능의 점진적 소실과 연관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식이 섭취가 충분할 경우 단독요법은 물론 부피형성 완화제와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흡수다당류 완하제도 만성 변비 환자의 배변 횟수와 굳기 호전에 효과적이고(높음, 보통), 중증 부작용이 없어 장기간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높음, 높음). 게다가 노인 만성 변비 환자에서도 배변 횟수와 변비 관련 증상 호전을 위해서도 투여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낮음, 낮음).

진료지침에서는 4주 이상 사용 후에도 중증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복용 순응도도 높았다고 부연했다. 또 노인 환자뿐만 아니라 임산부, 당뇨병 환자, 간기능 저하 및 신장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리에틸렌글리콜도 비흡수다당류 완화제와 비슷한 권고사항을 가지고 있다. 만성 변비 환자에서 배변 횟수와 굳기를 호전시키고(높음, 높음), 중증 부작용이 없어 장기간 투여가 가능하다(높음, 높음). 노인 환자에서도 배변 횟수와 변비 관련 증상 호전에 효과적일 수 있다(낮음, 낮음)는 점도 언급했다.

△자극성 완하제
자극성 완하제는 부피형성 완하제나 삼투성 완하제가 배변 횟수와 굳기를 호전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낮음, 보통). 메타분석에서 자극성 완하제는 만성 변비 환자의 위험도를 46% 낮춘 것으로 나타났지만 흡수장애, 전해질 이상, 용량 의존적 복부경련, 설사, 남용, 대장흑색증 등이 보고되고 있어 단기사용만 권했다.

△생균제
생균제는 다른 치료약물 병용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다(낮음, 낮음). 진료지침에서는 일부 근거에서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근거자료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병용전략으로의 적용을 강조했다.

△프루칼로프라이드
프루칼로프라이드는 5-HT4 작용제로 위장관 운동 촉진작용을 한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 호전을 위해 투여할 수 있고 구제약물 복용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높음, 높음)고 권고했다.
이 약물은 노인 환자에서도 효과적이었고 18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65세 이상 환자, 사구체여과율 30mL/min/1.73㎡ 미만인 환자에게는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서 투여하도록 했다. 전통적 완하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사용하고, 4주 투여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지속적인 사용 여부를 검토한다.

한편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외국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는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 리나클로티드(linaclotide)에 대한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권고수준은 책정하지 않았지만, 루비프로스톤은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고 힘주기를 감소시키며, 리나클로티드는 기존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변비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정리했다.

비약물적 치료전략
비약물적 치료전략으로는 행동치료-바이오피드백 치료, 수술적 치료, 국소적 치료, 자극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행동치료-바이오피드백 치료
바이오피드백은 생체 내 반응을 전기 혹은 기계적 장치로 측정하고 이를 지각가능한 정보로 변환해 환자의 생리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행동치료다. 변비에서는 근전도 또는 항문직장 내압검사 결과를 정보로 변화해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연습하게 하는 방향이다. 이를 통해 배변 시 골반저 횡문근의 이완, 소량의 대변에 의한 직장팽창 인식, 효과적인 복압 상승 유도 등의 효과를 기대하도록 한다.

진료지침에서는 “직장항문 압력검사를 포함한 풍선배출검사, 배변 조영검사, 대장통과시간 등의 기능검사를 통해 골반저 조율장애를 진단받은 이들에게 시행한다”고 제시했다. 또 “변비증상 완화, 삶의 질 향상, 장통과시간 단축, 다른 약물 사용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며 골반저 조율장애의 난치성 변비 환자에게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적 치료
대장절제술은 비교 임상시험은 없지만 수술 후 환자 만족도는 86%로 나타났다. 이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 전 내과적 문진, 신체검사, 혈액검사, 대장 내시경 등을 통해 내분비질환, 대사성질환, 신경학적 장애 등 2차적 변비의 원인을 감별한다.
또 상부위장관 운동장애 환자에서도 효과가 낮기 때문에 위 배출 스캔 및 소장통과시간도 확인하도록 했다. 단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대수술을 견딜 수 있는 환자들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수술법으로는 대장 전절제술 후 회장직장 문합술, 대장 부분 절제술, 좌측결장절제술 등이 있고 복강경을 이용한 대장 절제술도 개복술과 비슷한 성공률을 보인다.

△국소적 치료 - 관장, 좌약
한편 국소적 치료전략에 대한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관장의 경우 오랜 기간 사용돼 왔지만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정리됐다. 하지만 노인 및 소아 환자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고 임상에서도 직장내시경이나 수술적 시술 전 결장을 깨끗하게 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좌약도 글리세린, 자극성 완하제인 비사코딜 등이 사용돼 왔지만 만성 변비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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