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 60세 이상 노령 인구 급증에 만성질환 치료백신 거론

백신 사업은 향후 시장 성장세만 놓고 봐도 단연 유망 분야로 꼽힌다. 8년 전 23조 4560억원 수준이던 전 세계 백신시장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며 2015년 59조 26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을 키웠고, 8년 뒤엔 약 114조 2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말 못할 설움은 있기 마련. 무엇보다 백신은 규제과학(regulatory science)에 포함돼 진입장벽이 높다. 평균 개발시간도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길고, 별도의 인력과 공간이 필요하며 제품의 특성상 매우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요구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제네릭 제조사가 백신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국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의약품이 거듭 회자되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보유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봤다.

1. 기획 상

2. 기획 하

▲ 세계 백신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이미 화학합성 의약품 시장을 추월한지 오래. 예방백신에 이어 치료백신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백신연구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정부 지원·산학 연계 연구 등 R&D 대폭 늘어

성과가 하나 둘 나온 데에는 무엇보다 백신 R&D 부문에 활발한 투자가 이어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7개 백신을 임상 중이거나 신약 신청을 검토 중인 녹십자는 개발 중인 백신이 TEPIK 지원과제로 선정되거나 질병관리본부와의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태.

이외 CJ 헬스케어를 비롯한 진원생명과학, 차백신연구소, SK 케미칼, 아이진, 보령제약, 일양약품 등이 TEPIK 지원과제로 선정되거나 국내 유수 대학과 산학협력 연구를 진행, 해외 제약사와 공동개발에 힘쓰고 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주요 백신의 막바지 후기임상 연구가 승인을 마치는 등 결실을 맺었다. 녹십자는 2014년 4가 분할 인플루엔자 백신을 비롯해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 3상임상을 승인받은 데 이어 4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과 신증후출혈열 백신 3상임상을 작년 승인받았다.

SK 케미칼 역시 2014년 13가 폐렴구균 백신을 필두로 작년 대상포진 백신 3상임상을 허가받았다. 특히 작년 12월 24일엔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4가'가 식약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글로벌 빅파마, 전폭적 투자 '몸집 키우기'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백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여전히 백신 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GSK를 선두로 사노피파스퇴르, 머크, 화이자(와이어스), 노바티스 백신사업부(현 GSK 항암사업부와 맞교환) 등 글로벌 빅파마 5개 업체가 전체 백신시장의 86%를 점유하는 상황.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공동주최한 작년 말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에서도 글로벌 백신 시장에 대한 전략이 언급됐다. 백신 세션에 연자로 나선 녹십자 안동호 상무는 "실제 수입실적 상위 30개 품목 가운데 백신 3개 품목이 포함됐는데, 이들 백신 수입금의 합은 전체의 52.5% 수준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실적 데이터가 백신의 무게감을 대변해준다는 설명이다.

2014년 식약처가 공개한 수입실적 상위 30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화이자의 프리베나13주 백신을 비롯해 MSD의 조스타박스가 4위, 노바티스의 멘비오가 18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품목의 수입금액은 총 1664억원으로 추산됐다.

새로운 병원체 출현 등 미개발 백신 수요 여전

한편 빅파마들이 보유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최근의 연구 개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표 2>.

▲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 백신세션에 공개된 내용 재취합.

올 한 해 집단감염으로 이슈를 일으켰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및 에볼라,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H7N9 등 새로운 병원체와 변이주를 추가해 항원보강제 개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신기술로 바이러스유사입자(VLP)와 DNA 백신 등도 거론된다.

또 약물 투여방법도 기존 주사 사용을 넘어 설하용 백신이나 패치형 백신 등이 연구되는 분위기다. 더불어 예방용 백신을 넘어 치료백신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의 노령층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사회적 상황과도 결부되는데, 특히 만성 C형간염이나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등의 만성 질환자의 세포면역을 유도하는 치료백신을 비롯한 당뇨병, 알츠하이머 질환, 중독증 등에도 2012년 기준으로 100개 이상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미래 백신산업은 예방개념을 넘어 만성질환의 치료 개념으로까지 확장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면역증강 물질 개발 필요성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게 개발 관계자들의 입장이다<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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