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모
경희의대 교수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지난 11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COPD 유지요법’에 대한 런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경희의대 강홍모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University of Cape Town의 Prof. Eric D Bateman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강연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Tiotropium+Olodaterol 복합제 연구 결과
Getting better - New Bronchodilator with Long-term Heritage

COPD의 치료에서 기관지확장 치료의 중요성
만성 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의 치료에서 기관지확장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은 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GOLD) 2014 가이드라인에도 잘 나타나 있다. GOLD에서는 COPD 환자들을 증상의 중증도 및 악화 위험도에 따라 A~D군으로 나눈다. 분류된 환자군별로 권고되는 치료약물을 살펴보면 모든 단계의 치료에 지속성(long-acting) 기관지확장제가 큰 축을 차지한다. A군의 치료에는 지속성 기관지확장제의 사용이 선택 사항 중 하나이고 B, C, D군에서는 필요에 따라 다른 치료제와 병용해서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s, ICS)로 대표되는 항염증제는 C, D군에만 권장된다<그림 1>.

 
COPD의 관리에서는 기관지를 최적의 상태로 확장시키고 그것을 지속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흡입용 항콜린제(antimuscarinics)는 기관지를 효과적으로 확장시켰지만, 지속시간이 짧아 1일 4회, 6시간마다 사용해야 했다. 환자들은 치료제가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온다며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그 후 1일 2회 투여하는 지속성 베타작용제(long-acting β2-adrenoceptor agonist, LABA)가 개발됐다.

LABA의 사용으로 1초간 노력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FEV1)이 최저 수준(trough)으로 떨어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약물 사용 후 24시간째의 최저 FEV1도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 환자가 더 나은 몸 상태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했다(Adv Ther. 2010;27:150-9).

이후 출시된 지속성 항콜린제(long acting muscarinic antagonist, LAMA)인 tiotropium은 6개월 이상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LABA인 salmeterol과 동등한 수준의 FEV1 개선 효과를 보였다(Chest. 2002;122:47-55). 위 연구 결과가 발표된 2002년 이후 지속적 기관지확장(sustained bronchodilation) 요법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많이 쌓였으며 지속적인 기관지확장이 폐 기능, 흡기량(inspiratory capacity), 운동능력(exercise capacity), 호흡곤란(shortness of breath), 삶의 질, 호흡 재활치료, 증상악화(exacerbation) 및 입원율을 개선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군에서는 COPD 진행의 지연과 사망률 개선의 가능성도 입증됐다.

Tiotropium은 COPD의 악화 횟수를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입증된 최초의 약물이며 입원율 감소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기관지확장제이기도 하다. Cost-effectiveness of Tiotropium versus Salmeterol (POET-COPD) 연구에서는 tiotropium의 사용이 최초 COPD 악화까지의 기간 및 COPD에 의한 최초 입원까지의 기간을 salmeterol 사용 시보다 유의하게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N Engl J Med. 2011;364:1093-103). 이 연구 결과는 tiotropium이 COPD 치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관지확장제가 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COPD 치료의 목표는 환자의 활동 범위를 넓혀주고 건강을 유지하며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2005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지속적 기관지확장 요법이 단순히 환자들의 상태를 개선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데 가치가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Chest. 2005;127:809-17).

LABA/LAMA 복합제의 우수한 기관지확장 효과
COPD 치료의 최신 경향은 LAMA와  LABA를 병용하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24-hour FEV1 Profile at 6 Weeks-improvements in FEV1 versus Placebo (VIVACITO) 연구에서는 환자들을 위약, tiotropium+olodaterol 5/5 ㎍, tiotropium+olodaterol 2.5/5 ㎍, tiotropium 5 ㎍, tiotropium 2.5 ㎍, olodaterol 5 ㎍의 6개의 군으로 나눠 6주간 치료 후 FEV1의 변화를 24시간 동안 측정했다. 연구 결과, olodaterol 5 ㎍을 단독투여한 경우에도 24시간 FEV1이 개선됐지만 olodaterol과 tiotropium을 병용하자 2배 정도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이는 24시간 동안 지속됐다.

또한, 병용요법의 추가효과는 tiotropium의 용량과 무관했다(Pulm Pharmacol Ther. 2015;32:53-9). LABA+LAMA 복합제가 이토록 효과적인 이유는 LAMA의 acetylcholine 차단 작용이 β-수용체의 기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Acetylcholine이 muscarinic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phosphokinase를 통해 β-수용체가 인산화되고 G 단백질에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LABA의 작용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연구인 Further Lung Function and Quality of Life Benefits with Tiotropium+Olodaterol  FDC in COPD (TONADO) 연구에서는 tiotropium+olodaterol 병용요법을 tiotropium 단독요법, olodaterol 단독요법과 비교했다. 피험자들의 평균 FEV1은 약 50%였고 대부분 중등증~중증의 COPD를 가지고 있었다. 전체 피험자의 약 50%는 ICS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은 기존에 LABA 또는 LAMA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전체 피험자의 약 20%는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 24주째에 측정한 피험자들의 trough FEV1은 병용요법군이 단독요법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 이러한 효과는 1년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환자의 중증도 및 기존 사용 약물에 따라 이 연구의 하위군 분석이 시행됐다. GOLD 2기 환자들을 GOLD 3~4기 환자들과 비교하고 연구 전에 LAMA 혹은 LABA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하위군 분석을 시행한 결과, 분류된 하위군 모두에서 병용요법군의 단일요법군 대비 유의한 향상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환자들을 연령, 흡연 여부 등에 따라 분류해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타났다(Eur Respir J. 2015;45:969-79)

Tiotropium+olodaterol 복합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2종류의 약물이 한 흡입기를 통해 투여된다는 것이다. 환자가 2개의 흡입기를 따로 사용할 때보다 1개의 흡입기로 두 약물을 흡입할 경우 증상악화의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환자가 2개의 흡입기로 약물을 따로 사용할 경우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약물을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가지 약물을 매일 일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지속적인 기관지확장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치료법이다.

지속적이고 우수한 기관지확장 효과의 임상적 의의 
LABA+LAMA 복합제의 기관지확장 효과가 임상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환자 중심 성과(patient-related outcome, PRO)인 운동능력(exercise capacity)과 연관이 있는 평가 항목은 폐기량(lung volume)이다. VIVACITO 연구에서 6주간 tiotropium+olodaterol 5/5 ㎍을 사용했을 때 각각의 성분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흡기량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잔기량(residual volume)과 기능잔기량(functional residual capacity)은 감소했다. 이런 효과는 운동 부하(tolerance)와 호흡곤란의 개선으로 이어져 환자들의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

Jones et al.은 trough FEV1이 100 mL, 200 mL, 300 mL 증가했을 때, 호흡곤란 변화지수 (transition dyspnea index, TDI) 및 St. George 호흡기 설문(St. George’s respiration questionnaire, SGRQ)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분석했다. 연구결과 trough FEV1이 200 mL, 300 mL로 증가했을 때 100 mL 증가한 경우보다 SGRQ와 TDI의 개선 효과가 훨씬 컸다(Respir Res. 2011;12:161). 이 결과는 trough FEV1의 개선이 PRO의 향상에 큰 영향을 줌을 시사한다.

TONADO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LAMA+LABA의 병용투여 시 TDI 합산 점수(focal score)는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수치상으로 약간 더 높았는데, 모든 약물 투여군이 유의하게 개선됐기 때문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기는 어려웠다. 임상적으로 유의한 TDI의 최저 점수(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MCID)는 1점인데 TDI가 MCID 이상 증가한 환자의 비율(TDI response rate)은 병용투여군이 단독투여군에 비해 더 높았다(Eur Respir J. 2015;45:969-79). Tiotropium+Olodaterol Fixed Dose Combination in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OTEMTO 1&2) 연구에서는 tiotropium+olodaterol 두 용량(2.5/5, 5/5 μg)을 tiotropium 5 μg과 비교했다. 두 용량 모두 TDI가 1보다 크게 개선됐고 그 효과는 두 연구에 걸쳐 일정했다. 반면 tiotropium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는 TDI 개선 효과에서 일관성이 떨어졌다(Respir Med. 2015;109:1312-9)<그림 3>.

 
이 결과는 단독요법도 효과적이긴 하지만 LAMA와 LABA를 병용하면 PRO에서 더 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병용요법의 SGRQ에 대한 효과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TONADO 연구결과 모든 단독요법군에서 SGRQ 상의 개선이 나타났지만 SGRQ에서 MCID 이상 개선된 환자의 비율은 병용요법군에서 더 높았다(Eur Respir J. 2015;45:969-79). OTEMTO 연구결과에서도 tiotropium의 단독 사용 시 SGRQ가 개선됐지만, 병용투여 시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SGRQ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그 효과가 일관적이었다.

지속적인 기관지확장은 COPD 환자들에게 크게 세 가지 영향을 준다. 첫째, 환자들이 증상을 느끼는 역치(threshold)를 올려준다. COPD 환자들의 증상은 일 변화(daily variation)가 심해 어떤 날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고 또 어떤 날에는 내원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다. 기관지를 지속해서 확장해주면 환자가 증상을 느끼는 역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증상에 대해 덜 자각하게 되고 내원 횟수도 줄어들 수 있다. 둘째, 기도를 확장 상태로 고정(splinting)하면 분비물의 제거를 돕고 미생물의 군집 형성을 막아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환자들의 활동 수준을 개선시켜주고 전체적인 몸 상태를 개선해주어 건강에 긍정적인 순환고리(positive health cycle)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항염증 치료가 필요한 COPD 환자의 표현형
영국의 데이터를 보면 GOLD 2기에 해당하는 COPD 환자들의 약 50%가 ICS를 사용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GOLD 3~4기의 환자에서만 ICS를 권장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이렇게 ICS를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경향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물론, COPD 증상이 염증반응에서 기인하는 환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Evaluation of COPD Longitudinally to Identify Predictive Surrogate End-points (ECLIPSE) 연구 자료를 토대로 비흡연자, 흡연자, COPD 환자들의 염증반응 양상을 비교한 결과 COPD 환자의 1/3에서 만성 염증의 소견이 나타났지만, 염증반응이 수년간 지속하는 환자는 16%에 불과했다(PLoS One. 2012;7:e37483). 혈액검사로 확인되는 염증반응은 모든 COPD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획일적인 특징은 아니다. 그런 특징을 보이는 COPD 표현형(phenotype)이 따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항염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염증성 표현형(inflammatory phenotype)이 있는 환자들은 혈액 호산구 수치 또는 객담 호산구 수치를 확인해 간단히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자료가 몇몇 있다. ICS+formoterol 병용요법을 formoterol 단독요법과 비교한 후향적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을 혈액 호산구 수치에 따라 4개 군으로 나눈 뒤 각 군에 대해 두 약물치료가 악화발생률(exacerbation rate)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호산구 수치가 높은 환자군에서만 ICS의 추가가 약화발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혈액 호산구 수치가 낮은 하위 2개 군에서는 ICS의 추가가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Am J Respir Crit Care Med. 2015;192:523-5). 이 연구에서처럼 항염증 치료가 일부 COPD 환자에서 유용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므로 앞으로 호산구 수치 표현형에 따른 항염증 치료가 유용한지에 대한 전향적 임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Q&A

Q: 현재 가이드라인에는 FEV1이 50% 미만으로 감소한 환자에게 ICS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발표된 리뷰 논문에서는 FEV1이 50% 미만이라도 상태가 안정적이고 증상악화가 없으며 혈액 호산구 수치가 높지 않다면 GOLD 3~4기에 해당하더라도 ICS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현재 가이드라인은 FEV1이 50% 미만인 환자에서 ICS가 효과를 나타냈던 임상연구들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FEV1을 염증반응의 예측 인자(biomarker)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FEV1이 51%이면 염증반응이 있고 FEV1이 49%라 해서 염증반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염증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FEV1이 아닌 다른 표지자를 사용해야 합니다. 증상악화의 병력(natural history of exacerbation)과 악화 속도(rate of decline)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FEV1이 70%라도 염증반응을 보이고 증상악화가 빈번하며 전반적인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면 항염증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속적 기관지확장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여야 합니다.

Q: TONADO 연구에서 증상악화를 예방하는 효과에 대한 데이터도 있습니까? 연구 기간이 1년 이상이기 때문에 이중 기관지확장제가 증상악화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A: TONADO 연구에서는 증상악화에 대한 효과를 2차 평가 항목으로 평가했습니다. LABA+LAMA 복합제를 사용했을 때 용량 의존적인 악화 감소 효과가 관찰됐지만, 단독요법과 비교해서는 통계적으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TONADO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을 증상악화 평가를 목적으로 선정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증상악화에 대한 효과를 입증한 대부분의 임상연구는 1년 이내에 증상악화를 경험한 환자를 모집합니다. TONADO 연구의 피험자 선정기준에는 그런 항목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복합제의 고용량이 저용량보다, 그리고 복합제가 동일 용량의 단일제보다 증상악화의 감소에서 우수한 경향성이 나타냈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연구 결과로는 LABA+LAMA 복합제가 단일제보다 증상악화를 감소시킨다고 주장할 수 없지만 실제로 증상악화에 대한 효과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시행한다면 효과가 입증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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