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3] 김혜경 수원시 장안구 보건소장

▲ 김혜경 수원시 장안구 보건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공중보건의료의 개념은 무엇일까? 정부나 의료계에게 이미 확립돼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공중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 이 개념이 분명하게 서고, 또 이행하는 게 우선순위라는 게 김혜경 보건소장(수원시 장안구)의 생각이다.

김 소장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정부가 집단에 대한 건강관리를 하는 공중보건의료와 환자 개인의 진료를 하는 임상의료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정의학전문의인 김 소장은 지난 1988년부터 지금까지 28년 동안 보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한공공의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공중보건의료의 터전을 닦아온 이 분야의 산증인인 셈이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겪는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공중보건의료와 민간의료에 대한 개념 정립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공공과 민간의 설립 주체의 차이만 있어 사업 대상의 차이는 구별이 안 돼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정부 관계자는 공중보건(Public Health)과 임상의료(Medical care)를 혼돈하고 있다. 공중보건은 건강증진이나 질병예방, 재활 등 포괄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해야 하는 반면 임상의료는 치료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인데 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아 각각의 역할 설정과 이에 대한 핵심역량을 규정하기 매우 어렵다.

- 보건소 근무의사의 역량에 대한 얘기가 많다. 어떤 부분이 문제점인가?

보건소에 진출하려는 의사가 갖춰야 할 자격 요건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역량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어왔지만 정의나 규정 등이 없었다. 무엇을 갖춰야할 것인가를 아는 것 즉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보건의 근무의사 역량강화의 출발점이다. 정의와 규정이 있어야 교육이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고, 인력성과 평가 기준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외국의 사례는 어떤가?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은 잘 정리돼 있다. 미국은 공중보건인력의 핵심역량을 3단계별 8영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분석/사정능력, 정책개발/프로그램 기획 능력, 소통능력, 문화적 역량, 지역사회 차원의 실행능력, 공중보건학 능력, 재정 계획 및 관리 능력, 지도력 및 시스템적 사고 능력이다.
캐나다는 인구집단 건강평가, 감시, 질병과 손상예방, 건강증진과 건강보호로 핵심역량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논의와 토론을 거쳐 보건소 근무의사의 핵심역량에 대해 규정해야 한다.

- 선진국 등에 비해 보건소 근무인력이 모자란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공공의료가 중요하다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관심은 물론 의사들의 관심이 적은 편이다. 결국 지원하는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현재 근무하는 의사들도 젊은층보다는 나이가 많은층의 의사들이 근무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도 단위의 보건소 정도라 볼 수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보건청은 70여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 중 의사가 12명이고, 간호사 10명, 역학조사관이 4명이나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부끄러울 정도다.

- 대한공공의학회 이사장을 올해부터 맡았는데, 이사장으로서 포부는?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능정립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정부가 앞장서서 해줬으면 좋겠지만 잘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가정의학회 등 외부 협회 및 기관들과 정책세미나 등을 개최하면서 힘을 모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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