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특명, 새로운 먹거리 찾아라!

의료기기 시장 꾸준한 성장세…화장품·음료시장도 든든한 캐시카우로 주요 바이오의약품 5년내 특허 만료…바이오시밀러 개발 관심 집중 국내 내수시장은 제네릭 경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올해에는 정부의 실거래가 약가인하 등 약가규제 한파도 불어닥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M&A 혹은 지분투자를 통한 사업영역 개척, 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제약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조명해봤다. '지분투자·M&A'로 덩치 키우기제약산업에서 M&A는 파이프라인 강화 및 확장, 비용절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전략 등의 의미를 갖는다.
 
2015년 7월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며 공동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양사 공장을 활용해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한 토미포란 등 제품을 대웅제약의 영업력을 통해 공동판매하겠다는 것.
특히 2014년 기준 매출대비 R&D투자액이 12.51%에 달하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안구건조증치료제 등)을 더욱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독도 2012년 최대주주였던 사노피와 관계를 정리하고 테바와 합작법인 한독테바 설립, 제넥신, 태평양제약 인수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 한독은 제넥신과 '지속형 성장호르몬제(GX-H9)' 등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 중국 Tasgen과 25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은 엠지에 투자해 영양수액사업 부문을 강화했고, 녹십자는 바이오벤처 구 이노셀을 인수해 녹십자셀로 사명을 변경하고 항암면역세포치료제 부문 사업을 확보했다. 광동제약은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며 기업 간 거래(B2B)형 전자상거래 영역을 추가하고 사업안정성을 높였다.

이처럼 자본금이 충분한 일부 제약사는 꾸준히 신사업 확장을 위해 M&A 매물을 찾고 있으며, 일부 제약사는 매각에 대한 얘기가 거론되고 있어 M&A 관련 움직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국내 제약사의 M&A는 비교적 규모가 작고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됐지만, 지금까지 몇 사례가 도출됐고 앞으로도 사업 효율화 작업 및 사업영역 확장 등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화장품·음료로 캐시카우 확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약개발, R&D 등에 투자할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해 의료기기·화장품·음료 등에 진출하는 움직임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 9700억원으로 2013년 4조 6300억원보다 7.4% 성장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3%로 시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병의원에 인지도를 갖고 있는 제약사들은 영업인력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의료기기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7월 안구건조증치료기 '누리아이-5800'을 발매하며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유유제약은 의료기기사업부를 신설했으며, 향후 군관련 구급장비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녹십자의 진단시약 부문 자회사 녹십자엠에스도 지난해 혈당측정기 전문업체 세라젬메디시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최근 성장세인 혈당측정기 시장 진출을 알렸다.

한독은 지난해 11월 말 의료기기 R&D 자회사 '한독칼로스메디칼'을 설립하고, 신장신경차단술을 적용한 난치성 고혈압 치료 의료기기 디넥스(DENEX)의 글로벌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1972년 JW중외메디칼을 설립해 의료기기 시장에 확고히 자리잡은 케이스로, 2014년 기준 JW중외메디칼은 주요품목 Mammo(유방촬영용X선장치)로 80억원, 자기공명장치 부문에서 18억원 등 624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기존에 보유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화장품+제약) 분야에 대한 진출도 이어지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직접 개발한 상피세포성장인자(EGF)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제품 이지듀를 지난 2006년에 론칭하고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연간 매출 현황을 보면 2012년 90억원에서 2013년 110억원, 2014년 15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엔컴퍼니는 병의원에서만 구입 가능한 이지듀EX와 온라인몰, 면세점에서 구입 가능한 이지듀, 에스테메드 등으로 유통라인을 차별화했다.

국제약품은 화장품 관련 계열사 '국제P&B'를 설립하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내수사업은 온라인과 홈쇼핑 방송을 통해 진행하고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 수출에도 역점을 둘 계획으로, 2016년 목표 매출은 200억원으로 설정했다.

 
국제P&B는 화장품 뿐만 아니라 해소과채, 하루밀싹클렌즈 등 동결건조식품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를 마시며 영양소를 섭취하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티톡스(TEATOX) 개념의 제품도 출시했다.
안국약품도 지난 12월 강스템바이오텍 및 코스온과 줄기세포배양액 화장품 계약을 체결, 'GD-11' 셀 트리트먼트 제품군을 공급키로 협의했다.

일동제약은 최근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퍼스트 랩을 론칭하고 지난 크리스마스부터 롯데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에 들어갔다. 퍼스트 랩은 뉴질랜드산 초유를 오일과 수분 앰플에 담은 더블 앰플러(앰플+필러의 합성어)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의 화장품 산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기존 병원·약국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반 홈쇼핑이나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실제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2014년 화장품 주 구매채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화장품 전문매장(87.74%), 백화점(69.81%), 온라인쇼핑몰(62.26%) 순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약국은 16.04%로 그간 제약사들이 활용했던 유통망의 구매 규모는 저조했다.

이에 제약사들도 효능·안전성과 더불어 유통망도 새롭게 구축하는 등 화장품 시장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전망이다.
음료 시장도 여전히 주요 캐시카우로, 신제품 출시나 업무제휴 등을 통해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11월 KT&G그룹과 주요 계열사간 업무제휴를 맺고, 음료, 의약품, 물류 등의 영역에서 상호 협력키로했다.
음료 분야에서 동아제약은 KT&G의 계열사 KGC인삼공사가 생산하는 아이키커와 활삼28 등의 홍삼음료를 국내 약국에 판매한다. 글로벌 시장은 각 사가 강세를 보이는 국가별 유통망을 공유해 판로를 확대하며, 양사의 대표 음료들을 수출할 방침이다.

 
광동제약은 음료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도부터 유통을 전담한 삼다수는 그동안 광동제약에 1321억원의 누계 매출을 안겼다. 비타500은 869억원, 옥수수수염차는 368억원 등을 기록하며 누적 매출액 4289억원 중 음료에서만 69.4%에 해당하는 2559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사의 음료사업은 특히 숙취해소음료 부문에서도 주목된다. 지난 2014년 1300억원 규모였던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2015년 1330억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올해에도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CJ헬스케어의 헛개컨디션,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외에도 한독은 커큐민 성분의 레디큐를 출시했고, 동아제약도 질세라 모닝케어 강황을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허 만료 눈앞…바이오의약품 시장도 경쟁 예고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국내 제약사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주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향후 5년 안에 대부분 만료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6년 1월 현재 허가받은 국내 개발 바이오의약품은 셀트리온의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와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한화케미칼의 다빅트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랜시스(성분명 에타너셉트)가 있다.

또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2018년 유럽 특허가, 2016년 미국 특허가 만료되며,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는 2015년 유럽 특허가 만료됐고 2018년 미국 특허가 풀린다. 2013년 유럽 특허가 만료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의 미국특허도 2018년이면 만료되고, 지난해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의 유럽·미국 특허도 만료되는 등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국내사에게 시장은 점차 열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식약처 임상 허가 기준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 레미케이드, 허셉틴, LG생명과학이 휴미라, 엔브렐, 대웅제약이 엔브렐, 셀트리온이 맙테라, 종근당과 CJ제일제당이 네스프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정부도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3월 '바이오헬스 미래 신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산업계와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과 기업 성장을 위한 사업전략이 2016년에도 빛을 발하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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