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M 연구, 한국인 1차약물 선택 근거로 작용

 

2015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은 항당뇨병제 치료와 관련해 서양과는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권고안을 내세우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진료지침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국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결정판”임을 강조하는데, 약물치료 부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한국인 당뇨병 환자의 임상특성과 약제특성을 조화시키고, 국내 당뇨병 진료현실을 적극 반영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약제선택과 관련해 “국내 임상자료 여부, 다빈도 처방 약제 및 부작용(체중증가, 저혈당 등)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언급돼 있다. 국내의 임상연구 근거,  항당뇨병제 처방 현황, 약제특성에 기반해 혈당강하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국내 임상데이터 - PEAM 연구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초치료 전략에 대한 다기관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로 UKPDS가 있다면, 국내에는 PEAM 연구(Diabetes & Metabolism Journal 2011;35:26-33)가 있다. 비비만형과 비만형 당뇨병 환자가 절반씩 포함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글리메피리드, 메트포르민, 로시글리타존의 혈당조절 효과를 비교한 결과 세 약제 모두 유의한 혈당조절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특성을 고려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연구진이 진행한 최초의 다기관·이중맹검·무작위 임상연구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초기선택에 어떤 약제가 적합한지를 비교·검증하고자 했다. 국내 15개 대학병원에서 경구혈당강하제 치료경험이 없는 당뇨병 환자들을 1년간(2007~2008년) 세 가지 계열의 약제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관찰했다. 만 3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당화혈색소(A1C)가 6.5%를 초과하고 9.5% 이하인 신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글리메피리드(118명), 메트포르민(114명), 로시글리타존(117명)을 각각 투여했다.

연구종료 시점에서 A1C는 글리메피리드(-0.89±0.76%), 메트포르민(-0.92±0.96%), 로시글리타존(-0.82±0.79%) 그룹 모두에서 기저시점 대비 유의한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글리메피리드군이 체중은 1.40±4.35kg 증가했고 저혈당증은 19.5%로 타 약제에 비해 높은 빈도를 보였다. 메트포르민은 1년간 투여 후 환자들에서 0.95±2.24kg의 체중감소가 관찰됐고, 설사 빈도는 8.77%로 여타 약제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로시글리타존군에서는 2.16±9.56kg의 체중증가가 있었으나, 간기능 수치 가운데 ALT 농도가 기저시점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15년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UKPDS와 PEAM 연구에 근거해) 단독요법 시 메트포르민을 초치료로 사용하도록 권고했으며, 다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메트포르민 이외의 경구혈당강하제도 초기 단독요법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다약제 1차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빈도 처방 -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

항당뇨병제의 다빈도 처방 패턴, 즉 국내 당뇨병 진료현실은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Korean Diabetes Fact Sheet 2015’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Fact Sheet를 통해 2013년 현재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항당뇨병제 처방패턴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계열별로는 2002년 절반(52.9%)을 차지했던 메트포르민 처방률이 2013년 80.4%까지 올랐다. 설포닐우레아(SU) 계열은 87.2%에서 58.5%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으나 여전히 메트포르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DPP-4 억제제다. 도입 이후 극적인 처방률 증가를 보이면서 2013년 처방순위 3위(38.4%)에 랭크됐다<그림>.

약제 간 병용이나 복합제가 강세를 보이는 추세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단일약물 처방 환자는 2002년 58.4%에서 2013년 39.5%로 감소한 가운데, 그 공백을 2제요법(35.0% → 44.9%)과 3제요법(6.6% → 15.5%)이 채우고 있다. 단독요법의 경우 메트포르민(53.2%), 설포닐우레아(30.6%), 인슐린(10.8%) 순으로 단연 메트포르민이 우위를 차지했다. 2제요법은 설포닐우레아 + 메트포르민(41.7%),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32.5%), 설포닐우레아 + DPP-4 억제제(4.8%), 인슐린 + 메트포르민(4.4%) 순이다.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같은 처방패턴을 근거로 삼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항당뇨병제 1차선택으로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설포닐우레아/글리나이드, 티아졸리딘디온계,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SGLT-2 억제제, 인슐린 순으로 권고하고 있다. DPP-4 억제제가 메트포르민에 이어 선택할 수 있는 초기약제로 자리한 것이 주목된다.

약제특성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임상특성이 파악됐다면 다음은 이에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수순이다. 약제특성이 그만큼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가이드라인에서 약제선택 역시 약물의 기전·효능·부작용 위험으로 대변되는 약제특성에 근거하고 있다. 새 가이드라인에는 ‘경구혈당강하제의 종류와 특징’ 제목의 표를 통해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계,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의 약제특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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