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장애 영국 NHS 가이드라인

 

영국국립보건서비스(NHS)는 올해 5월 성인 양극성장애 환자 관리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에서는 큰 틀에서 양극성장애 관리를 위한 전략들을 정리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1, 2차 의료기관에서 양극성장애 환자들을 문진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급성기 및 장기 치료전략에 대한 내용, 관리전략의 순서도(flow chart), 최근 치료약물에 대한 프로파일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임상적 고려사항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단극성 우울증 환자에서 경조증 또는 조증 삽화 병력을 확인하고, 40세 이후 경조증 또는 조증 삽화가 발생한 환자에서는 다른 유기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도록 했다. 유기적인 원인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면 증상관리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원인도 함께 치료하도록 했다.

양극성장애 치료에는 급성기 치료, 장기 치료전략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항을 별도로 정리했다. 우선 임신한 환자에서 치료로 인한 기형발생 위험도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다. 이후 급성기 기분안정제 처방 시에는 잠재적인 예방효과가 있는 약물을 선택하도록 했고, 예방적 치료는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리튬을 활용한 간헐적 예방적 치료가 재발 위험도를 유의하게 높인 것으로 보고됐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장기간 치료는 첫 번째 삽화 발생 후 삽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삽화 중증도가 높을 경우, 환자의 선호도, 양극성장애에 대한 가족력, 잔여 증상이 있을 경우, 재발 위험도가 높을 경우에 고려할 수 있다.
약물선택에서는 전반적으로 항우울제를 활용한 단일 치료전략은 피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대비 삼환계항우울제(TCA)와 벤라팍신은 조증으로 전환되는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12개월 내 4회 이상 기분전환이 발생하는 빠른 주기의 양극성장애 환자에게는 항우울제 처방을 피하고 주기적으로 기분안정혈장 수치를 평가해 순응도 및 적정 약물용량을 평가하고 외부적 요인(물질남용, 갑상선 기능저하, 외부 스트레스 인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빠른 주기의 양극성장애에서는 개별적인 삽화의 관리보다 장기간 치료목표 수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양극성장애에 동반되는 질환도 종합적으로 평가해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추가적으로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불면증 또는 불안 등 잔여증상은 재발에 대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급성기 단계에서 수면장애를 치료하도록 했다.

또 양극성장애가 불안장애, 물질남용, ADHD, 인격장애와 높은 비율로 동반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적절하게 치료하도록 했다. 체중이 빠르게 혹은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지질, 혈당 이상이 있을 경우 약물치료, 정신건강상태, 다른 신체상태, 생활습관 관련 인자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비만 또는 지질 관리, 제2형 당뇨병 예방을 해당 질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행토록 권고했다. 노인 환자에게는 일반적으로 저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뇌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할 경우 주의하도록 했다.

급성기 삽화 관리의 고려사항
세부적인 양극성장애 치료전략은 우선 기간에 따라 크게 구분됐다. 그중 급성기 치료는 조증·경조증이 있는 경우와 우울삽화가 주로 나타나는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전략이 제시됐다.

- 조증·경조증·복합성 정동장애
조증·경조증·복합성 정동장애 치료에서는 우선 가능할 경우 점진적으로 항우울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좋지만, 장기적인 치료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할로페리돌, 올란자핀, 퀘티아핀 또는 리스페리돈을 처방토록 했다. 최초에 처방한 항우울제가 내인성이 좋지 않을 경우 다른 항우울제로 대체한다. 아리피프라졸은 체중 증가, 혈당 증가, 과도한 안정 등이 나타날 경우 고려한다

대체 항우울제가 효과가 부족하다면 리튬을 추가하고, 리튬 추가 전략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투여하기 힘들 경우 발프로에이트를 대체 약물로 제시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환자의 순응도 확인과 함께 기분안정제 용량을 높이도록 했다. 약물요법에서는 리튬이나 발프로에이트를 투여하고 있을 경우 할로페리돌, 올란자핀, 퀘티아핀, 리스페리돈을 추가하고, 반대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리튬 또는 발프로에이트를 추가하도록 했다.

이 외 추가적인 단기간 치료에는 벤조디아제핀(플로나제팜, 로라제팜, 디아제팜) 제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중증 불안행동은 급성기 안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순응도와 정신건강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 우울삽화
우울삽화가 있는 경증 양극성장에서는 항우울제 사용을 피하도록 했다. 장기간 치료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인지행동치료 등 근거기반의 정신건강학적 치료전략을 시행하되 중등도~중증 우울증에는 플루옥세틴 + 올란자핀 또는 퀘티아핀 단독요법을 함께 처방한다. 이 치료전략들을 시행할 수 없을 경우에는 올란자핀, 라모트리진 단독요법을 시행한다. 여기에 더해 플루옥세틴 + 올란자핀 또는 퀘티아핀 단독요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라모트리진을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우선 순응도를 평가해 보정하고, 가능한 경우 기존 기분조절제를 증량한다. 리튬의 경우 혈청 수치 1.0mmol/L까지 증량하되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0.8mmol/L까지를 제한 용량으로 한다.

증량해도 효과가 없거나 용량을 증량할 수 없을 경우에는 플루옥세틴 + 올란자핀 또는 퀘티아핀 단독요법 추가를 고려할 수 있고, 이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올란자핀 또는 라모트리진 단독요법 추가를 고려한다. 플루록세틴 + 올란자핀 또는 퀘티아핀 단독요법에 반응이 없으면 추가전략을 중단하고 라모트리진 단독요법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추가적인 약물요법을 시행하는 가운데에서도 치료 순응도 및 정신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장기 치료 시 주의사항
장기치료전략에서는 크게 최초 치료를 시작할 때, 치료 반응도가 좋지 않을 때, 치료기간, 정신건강학적 치료, 임신에 관련된 내용에 대한 별도의 주의사항을 정리했다. 

- 최초 치료

우선 치료전략 결정에서 환자 및 가족들과 논의할 것을 전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급성기 증상 조절 후 4주 이내에 환자와 논의해 급성기 치료의 지속 또는 장기 치료로의 전환을 결정토록 했다. 이때 환자에게 장기 치료의 잠재적 혜택 및 위험도에 대해 설명한다.

급성기 치료를 지속할 경우 급성기 치료를 3~6개월간 시행하고 이후 치료전략을 재검토한다. 장기 치료로 전환해 치료를 시작할 경우 리튬을 1차 치료전략으로 시작하되 리튬이 효과가 없을 경우 발프로에이트를 대체 치료전략으로 적용한다. 또 리튬에 내인성이 없거나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발프로에이트, 올란자핀을 고려하고 이전 치료 반응이 좋았을 경우에는 퀘티아핀도 대체 약물에 포함시킬 수 있다.

- 치료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치료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우선적으로 약물의 적정 용량과 환자의 순응도를 확인하고, 이 다음에는 병용전략을 제시했다. 리튬, 발프로에이트, 항정신병약물(올란자핀,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 중 2개 계열 약물의 병용요법을 시행하고,  치료반응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3제 병용요법을 시행한다(리튬 + 발프로에이트 + 항우울제).

약물선택은 환자의 조증 또는 우울삽화 발생 경향을 기준으로 고르도록 했다. 우울삽화가 주로 발생할 경우 발프로에이트 대신 라모트리진을 고려하고, 반대로 조증삽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올란자핀,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순응도가 문제가 되거나 조증 삽화가 재발되는 빈도가 높고 위험도가 높은 행동과 연관성을 보일 경우 항우울 장기작용 주사제도 치료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다.

- 치료기간
가이드라인에서는 최단 치료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단 약물복용 중단에 따라 조증 재발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리튬은 3년 이상 지속해서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장기 치료 중단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환자의 선호도, 환자의 재발 지표에 대한 인식, 네트워크 지원, 위험관련 병력을 면밀하게 검토해 1개월 이상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치료를 중단한다. 또 치료 중단 후에도 2년 동안 관찰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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