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되는 고령화, 가속도가 붙다
2000년,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7%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돌입했다. 이후 사회 고령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건사회적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도 제시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발표한 ‘제3차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기획연구’에서는 65세 노인인구가 14%에 해당하는 고령 사회의 진입을 201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목전이다. 게다가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06년에 일본, 2011년에 스웨덴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고, 다른 선진국들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지만 사전기획연구에서는 고령화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에 진입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24년, 초고령 사회까지 12년이 걸린데 비해 우리나라는 각각 18년, 8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각각 85년, 39년 소요된 것으로 나타나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 또 205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34.2%로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 영국, 미국, 호주, 스웨덴, 프랑스 등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이 늘어난다. 환자가 늘어난다.
사회 고령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실질성장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보건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질병부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 중 건강상태 분석에서 의사의 진단을 받은 만성질환 유병률은 약 90%, 복합 이환률은 69.7%로 나타났다. 3개 이상 이환한 경우도 46.2%에 달했다. 전체 노인이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꼴이다. 만성질환 발생률은 고혈압 56.7%, 골관절염 및 류마티스 관절염 33.4%, 당뇨병 22.6%, 요통 및 좌골신경통 21.1%, 고지혈증 19.6%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질환 중 3개가 심혈관질환인 셈이다. 거기에 뇌졸중 6.9%,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 6.8%, 기타 심장질환 6.4%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들은 1개 이상의 심뇌혈관질환을 이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노인의 건강행태에서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등에서의 개선이 필요한 비율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즉 생활습관개선부터 필요한 이들이 많다는 것. 국내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생활습관부터 관리해야 하는 잠재적인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외 심뇌혈관질환 관련 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 노인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정신건강 인지기능장애 유병률 급증
우울증 역시 사회 고령화와 함께 주목해야할 질환으로 부각되고 있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단축형 노인우울척도(SGDS)로 평가한 결과 전체 노인의 33.1%가 우울증상(8~15점)을 보였고, 연령이 증가하면서 우울증상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65~69세 23.9%, 70~74세 31.5%, 75~79세 38.5%, 80~84세 41.9%, 85세 이상에서는 49%로 나타났다. 85세 이상 연령군과 65~69세 연령군을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노인 연령층의 최대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치매도 우울증과 유사한 유병 경향을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2012년 치매유병률 조사에서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 61만명이 치매 환자로 나타났고 17년마다 2배씩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41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9.58%에서 2024년 12.26%, 2041년 12.26%, 2050년 15.06%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치매가 호발하는 연령대 역시 85세 이상으로 65~69세의 치매 발생률이 1.3~3.6%인데 비해 85세 이상에서는 30.5~33.2%로 급격히 높아진 겻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증가하고 있는 우울증과 치매가 만성질환은 물론 다른 정신건강질환에도 연관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경우 최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가 발표한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치매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울증이 각각의 질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정확한 평가를 통해 감별할 것을 주문했고 베이스라인에서의 평가를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관리전략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각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명확한 치료전략이 없는 상황이고 다른 정신건강질환들은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질환 치료전략들은 안전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다학제 임상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형식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이 가속하고 있는 국내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정신건강 및 신체기능 질환에 대한 최신의 관리전략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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