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반도체' 다음은 '바이오', 2020년 CMO 1위 기대

▲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이 21일 인천 송도 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열린 제3공장 기공식에서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0년까지 압도적인 원가와 품질 경쟁력으로 바이오의약품 분야 CMO에서 톱이 되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이 21일 인천 송도 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열린 제3공장 기공식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의 챔피언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의약품 부문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생산대행),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주력키로 한 바 있다.

이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는 삼성물산, 삼성전자와 더불어 세계 1위 임상서비스업체인 퀸타일즈로 구성됐다.

이날 기공식을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은 총 8500억 원이 투자돼 설비규모(18만 리터)와 생산 효율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공장건설은 2017년까지 완료하고, 밸리데이션(Validation)을 거쳐 2018년 4분기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할 계획.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이 36만 리터로 증가돼, 론자(26만리터), 베링거잉겔하임(24만리터)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CMO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CMO사업, 반도체처럼 성공 자신

김태한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사업이 삼성의 주력 산업이던 반도체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CMO는 전자업계의 OEM이나 반도체의 파운드리와 유사한 개념으로, 바이오신약의 경우 수요 예측의 어려움에도 출시 5년전부터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야 하는 리스크가 있으며, 최근 제약사들은 이러한 리스크 완화를 위해 CMO에 생산을 위탁하고 R&D 및 마케팅에 주력하는 추세라는 것.

김 사장은 "80년대 이전에는 모든 전자회사가 자기 회사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삼성과 같은 업체들이 반도체 플랜트를 만들어 좋은 품질에 좋은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IT업체들은 주로 위탁생산 제품을 공급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2020년에 우리가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면 바이오제조사가 굳이 대규모 플랜트를 구축해 자기 제품을 생산하기보다 위탁생산을 선택하고, 삼성이 반도체에서 엄청난 이익을 내듯 바이오에서도 큰 신화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점유 1위를 목표로 하는 CMO 시장은 2012년 46억달러에서 2017년 72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9.4%에 이르는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신약의 출시는 생산 수요를 증가시켜 CMO 사업에 호재로 작용하며, 2000년 이후 미국에서는 매년 10.2개의 바이오 신약이 출시됐는데 특히 신시장 창출형 신약은 CMO수요를 크게 증대시킬 것으로 회사 측은 관측했다.

아울러 최근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적응증 확대는 CMO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적응증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면 CMO 생산물량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 원 돌파와 영업이익 1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4, 5공장 증설 투자 및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차별점은?

그렇다면 이처럼 성공을 자신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차별된 전략은 무엇일까.

회사 측은 바이오플랜트 건설에 있어 누구보다 빨리, 높은 품질의 공장을, 저렴한 공사비로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타 제약사가 9만리터의 공장을 40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1조원 규모로 투자해 건설한 것과 비교했을 때 삼성은 18만리터 규모 공장을 8500억원을 투자해 35개월 동안 건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갈고닦은 노하우도 강점이라고 전했다. 반도체와 바이오제약은 비즈니스 모델, 플랜트 설계·건설 측면에서 유사점이 많은데 삼성은 반도체 산업을 통해 스피드 경쟁력, 실행력, 퀀텀 점프를 통한 마켓 리더십 확보 측면에서 교훈을 얻었다는 것.

송도의 입지적 장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바이오산업은 고가의 원료를 항공편을 통해 운송한다는 점과, 사업주 대부분이 외국 기업인 점에서, 국제공항과 신항만의 배후지역인 송도가 접근성 및 인프라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천경제자유무역청은 사업부지 50년 무상임대를 조건으로 하고 있어 기업이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1공장은 최근 미 FDA로부터 공식 생산 승인을 받았으며, 제2공장은 2016년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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