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시스템·경쟁력 갖춘 지역 암센터 '성공 스토리'

▲ 화순전남대병원 유성엽 교수

암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서울의 '빅5병원'을 떠올린다.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화순전남대병원은 이런 편견을 깬 흔치 않은 병원으로 꼽힌다.

지난 2004년 개원 당시 많은 사람이 전라남도 그것도 시골에 암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건립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화순전남대병원 조용범 원장은 "병원 설립 대다수 사람이 당연하게 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특색 없는 종합병원은 실패할 수 있다고 설득했고, 지방에서도 암 치료를 특화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암병원으로 특화하겠다는 판단은 현재로서는 적확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현재 광주 전남에서 '암' 하면 화순전남대병원을 떠올릴 정도로 특성화에 성공했고 암병원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도 안착했기 때문이다.

위암 등 6대암 수술실적 전국 상위권

화순전남대병원은 현재 700여 병상을 갖추고 14개의 전문클리닉과 26개의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다.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수술 실적은 서울의 대형병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 암센터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가지정 전남지역암센터를 개원해 암 환자를 진료하고 암조기 발견 사업과 홍보 등 지역주민들의 암예방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 한국인 6대 암 수술 실적이 2474건을 기록했다. 진료 실적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에 있는 서울대병원 등 빅5병원의 병상당 암 수술 건수에 비교하면 그 의미는 더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한번의 실적으로 끝나지 않고 지난 2014년 심평원 진료량 평가에서도 위암, 간암, 췌장암, 식도암 수술 등은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능력자' 의료진 포진…재미동포도 발길

화순전남대병원 암센터 중 눈에 띄는 분야는 위암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동포들이 위암 수술을 받으러 올 정도로 위암클리닉은 암센터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201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화순전남대병원 위암 수술은 1년에 632건을 시행해 전국 5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 화순전남대병원 위암클리닉 박영규 교수

위암클리닉이 미국 동포들에게까지 알려진 바탕에는 실력 있는 의료진이 포진해 있어서다. 타 병원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기도 한 것. 위암클리닉은 박영규 교수를 핵심으로 류성엽, 정오, 정미란 교수 등이 자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012년 미국복강경외과학회에서 진행성위암 환자의 근치적 복강경위암수술을 하는 모습이 상영될 정도로 위암 분야에서 유명인사다. 또 국제위암학회 우수 포스터발표상을 비롯한 대한위암학회 최다논문게재상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정오 교수도 저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2014 대한국제위암주간(KINGCA Week 2014)'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연구자상과 우수논문발표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 우수연구자상은 한 해 동안 우수한 국제 논문을 발간한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상인데, 정 교수는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좋은 의료진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병원의 시스템도 위암클리닉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Tomo Therapy, da-Vinci(3D입체영상 로봇수술기), PET/CT, LINAC(선형가속기), ROBODAC(로봇 관절 수술기), Gamma Knife(무혈 수술기), 128채널 볼륨 CT, 3T-MR 등 최신의 첨단진단 및 치료 장비를 갖추고 의료진을 뒷받침하고 있다.

당일 진료·검사·입원…암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당일 진료, 당일 검사, 당일 입원을 모토로 하는 협력진료 시스템(One-Stop System)도 위암센터를 오늘날 궤도로 올려 놓은 일등공신이다. 환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이다. 협력진료시스템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해당 질환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진료함으로써 환자가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개원 초기부터 협력진료 시스템을 운영했는데, 최근 많은 병원이 협진을 가동한 것을 감안하면 병원이 빠르게 환자의 입장에서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병원은 또 암 생존자의 건강증진과 암치료 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관리를 위해 '암 평생건강관리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암 평생관리클리닉의 진료대상은 암 경험자와 완치자, 암과 연관되지 않은 증상관리가 필요한 암환자, 암환자의 간병가족 등 그 범위가 넓다.

병원 측은 "암 평생건강관리 클리닉에서는 2차암을 예방하기 위한 검진과 만성병 관리, 개별적인 건강생활습관 등을 점검한다"며 "암환자 가족의 건강도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이상증세가 발견되면 신속하게 공동진료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화순전남대병원 전경

지방에서 암 병원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화순전남대병원은 입원 부담 없는 낮병동과 보호자 상주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보호자 없는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이 암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뛰어난 자연환경이다.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분수대, 산책로가 마련돼 있고, 병원 내에도 하늘을 통하는 녹지 공간을 들이고 곳곳에 실내 정원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안정과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는 편안한 휴양지 같은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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