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구 대표 8일 사내 축하 행사서 "당뇨 종가 자존심 회복할 것" 다짐

▲ 경쟁은 시작됐다.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 8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최장기 기저 인슐린인 트세시바의 사내 기념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출시를 선언했다. 임직원들은 8년만에 선보이는 만큼 반드시 블록버스터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국적 제약사에게 신약 출시는 생명수같은 존재다. 그 물을 마시며 성장하고, 더 강력해진다. 단언컨데 신약이 없다면 존재할 이유도, 없고 버티기도 힘들다.

이처럼 다국적 제약사들의 원동력은 신약이지만, 지난 8년간 새로운 제품없이 꿋꿋하게 버틴 제약사가 있다. 바로 노보 노디스크 제약이다.

신약이 없으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만 노보노 디스크는 그런 일도 없었다. 오히려 새로운 인재를 꾸준히 채용해왔다. 그 힘은 바로 인슐린에 특화된 제약사였기 때문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 국적의 제약사로 대략 100여년 인슐린을 처음 개발한 회사다. 그 덕에 전세계 인슐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법인 또한 199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인슐린만 판매하고 있다. 인슐린을 펜형으로 처음 공급해 국내 인슐린 시장을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절실함은 강함으로 바뀌며 미약하나마 성장도 일궜다. 하지만 이제는 크게 한번 도약할 때다.

다행히 그간의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8년간 신약갈증을 해소라도 하듯 신제품을 론칭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최장기 지속성 기저인슐린 '트레시바'다.

이 약은 지금까지 나온 인슐린 중 가장 진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정한 하루 한번 투여 인슐린으로 개발돼 환자들의 순응도를 높였으며, 이로 인해 인슐린의 단점인 저혈당 발생을 절반가량 줄였다. 뿐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맞지 않아도되는 그야말로 환자 맞춤형 인슐린이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의대 조재형 교수(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폭넓은 유연성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면서 "대화를 해보면 환자들이 정해진 시간에 제때 인슐린을 맞는 것을 가장 어려워한다. 이런 부분이 인슐린 처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인데 트레시바는 아무때나 원하는 시간에 맞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우수한 제품력을 무기로 전국 대학병원의 약제 심사도 속속 통과하고 있다. 지금까지 70여곳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노보 노디스크는 크게 환호하고 있다. 때마침 경쟁품이 나와 신경이 쓰일법도 한데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나와줘서 고맙고, 경쟁품 따위는 전투력으로 물리치겠다는 의지다. 전직원들이 신제품을 얼마나 학수고대해 왔는지는 지난 8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사내 트레시바 출시 기념식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강한구 대표이사는 트레시바는 특별하다는 표현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가 8년만에 신약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특별하다. 한편으로는 인슐린 종가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제대로된 제품을 출시한 만큼 성공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국·일본 지역을 총괄하는 클라우스 아이레슨 대표와 스기 히로시 부사장의 참석은 직원들의 사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데 충분했다.

클라우드 대표는 "일본은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대단한 약이라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고객들(의사)과 자신감을 갖고 이야기해도 된다"고 조언했고 전직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오랜 신약공백을 보상이라도 하듯 신제품이 줄줄이 대기중이어서 당분간 신약부재로 인한 고민은 사라질 전망이다.

강 대표는 "투약시간이 개선된 인슐린부터 인슐린/GLP-1 복합제 등 앞으로 10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러한 제품이 있다는 점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제시해주고, 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전략이다. 보수적인 인슐린 처방 환경과 경쟁품으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당뇨병 처방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지 강 대표의 지휘봉에 눈과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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