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하부요로증상과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 밝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회장 김준철)가 '제9회 골드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하부요로증상과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9개 대학병원 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0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빈뇨, 절박뇨, 야간뇨와 같은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내원자의 2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부요로증상 심할수록 대사증후군 위험↑

하부요로증상은 빈뇨, 야간 빈뇨, 절박뇨, 지연뇨, 단절뇨 등 방광의 저장 및 배출장애를 나타내는 증상을 통칭한다.

 

과민성 방광 및 전립선비대증이 대표적인 질환. 국내 18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과민성 방광의 유병률은 12.2%로 약 600만명 정도가 과민성 방광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World J Urol 2011;29:185-90).

유럽의 한 조사에서는 과민성 방광이 75세 이상의 남성의 42%와 여성의 31%에서 나타날 만큼 매우 흔한 질환이다.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전립선비대증 역시 국내 약 76만명이 앓고 있는데, 두 질환 모두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자 1081명 중 하부요로증상을 보인 364명의 절반 가량(47.1%, 114명)가 대사증후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적인 국내 건강검진 수검자의 대사증후군 발병률(25.6%)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한 국제전립선증상점수표(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e, IPSS)를 이용해 하부요로증상의 정도를 측정한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내원자의 평균 점수가 35점 만점에 7점으로 확인돼, 대사증후군이 없는 내원자의 평균 점수(6.1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하부요로증상과 대사증후군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특히 하부요로증상을 대표하는 잔뇨, 단발성 배뇨, 약한 소변줄기 등의 배뇨증상이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20점을 가장 심각한 증상으로 간주했을 때 대사증후군이 없는 경우에는 평균 점수가 3.3점이지만 3개 이상을 보유한 경우에는 4.3점으로 나타나 대사증후군 동반 시 배뇨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재확인 됐다. 

'삶의 질' 악화 주 원인…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 필요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중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비만 △낮은 HDL 콜레스테롤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내원자 364명 중 43%(172명)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는 교감신경자극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 혈중 농도가 높아져 방광 배뇨근의 수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빈뇨와 야간뇨를 일으키고, 전립선 및 방광 경부의 평활근 긴장도를 증가시켜 일시적인 배뇨장애 및 전립선비대를 초래하기도 한다.

설문에 참여한 고려의대 배재현 교수(고대안산병원 비뇨기과)는 대사증후군과 하부요로증상의 상관관계에 대해 "두 질환 모두 나이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고령화 사회에서 전반적인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 등의 하부요로증상이 있는 환자는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의 동반 발현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욱 큰 문제는 과민성 방광이 환자의 삶에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

 

삶의 질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경우를 5점이라고 평가했을 때 빈뇨, 급뇨, 야간뇨 등 과민성 방광 증상이 미미한 환자들은 삶의 질에 대한 불만가 1.48점,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2.66점으로 나타나 증상이 심할수록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과민성 방광 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회장(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하부요로증상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삶의 질까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방광 질환은 다양한 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치료법 역시 간단하지 않은 만큼 반드시 비뇨기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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