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강윤구 교수·릴리 니일 이스코 수석 부사장 공동 인터뷰

▲일라이 릴리 니일 이스코 수석 부사장(좌)과 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우) 초기 위암의 생존율은 90%가 넘지만 암이 진행될수록 생존율은 떨어진다. 특히 전이를 동반하거나 진행성 위암은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치고 선택할 수 있는 약제도 상대적으로 작다. 때문에 진행성 위암 치료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다. 최근 분자표적치료가 개발돼 연구가 한창 진행중에 있으나, 안타깝게도 2차 치료에서 효과를 입증한 약제는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행성 위암 2차 치료에서 대규모 다국적 3상 임상을 통해 치료효과를 입증한 사이람자(성분명 라무시루맙)의 등장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와 일라이 릴리 의학사업부 니일 이스코 수석 부사장을 만나 사이람자의 임상적 의의와 파클리탁셀과의 병용 치료에 대한 기대를 들어봤다. Q. 전 세계적으로 진행성 위암은 어떻게 치료되고 있는가? 특히 진행성 위암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어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지에 대해 글로벌 치료기준을 알려달라. (니일 이스코 수석 부사장, 이하 이스코 부사장) 위암은 전 세계 적으로 1차 치료 표준치료가 정립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 유럽은 위암의 발생률이 낮기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가 나와도 과거 치료법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백금이나 플루오로피리미딘을 기반으로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음에도 환자가 2차치료를 받게될 경우, 가장 큰 난관중 하나는 2차 치료의 패턴 자체가 불균형하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서 점차 논리적인 치료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
 

Q. 앞서 미국과 유럽의 치료지침이 불균형하다고 했는데, 현재 국내에서 진행성 위암의 치료지침은 어떠하며 외국과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강윤구 교수, 이하 강 교수) 한국이나 일본은 1차요법으로 주로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해 많이 사용했었다. 근간이 되는 약제는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라틴(백금 계열). 서양은 에피루비신(epirubicin)이라든가 탁센(taxanes)을 덧붙여 세 가지를 쓴다.

1차치료 실패 이후 2차치료를 고려하지 않았는데 최근 서양에서도 임상 3상 연구에서 2차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입증됐다. 지금은 서양에서도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에 실패하면 2차 항암화학요법 을 하는 것이 표준치료다.

또 2차 항암화학요법을 하다보니까 1차 항암화학요법에서 세 가지 항암제를 병용하는 비율이 줄었다. 또 표적치료제가 나오면서 병용을 하려다 보니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1차 항암화학요법에서 표준치료가 두 가지 사이토톡신(cytotoxin, 세포에 독성이 있는 약제로) 항암화학요법을 하고, 2차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이 표준치료로 공인이 돼 있다.

Q. 위암에서 쓸 수 있는 표적치료제로 사이람자 말고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도 나와 있다. 허셉틴이 나왔을 때 위암에서 표적치료제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대다수 임상이 실패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강 교수) 위암에서 종양세포의 heterogeneity(불균질성)가 다른 종양 대비 좀 많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그 표적을 공격하는 약제가 효과가 있고, 그 표적이 환자에게 있는 것처럼 보여도 다른 암종보다는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되는 표적만을 Immunity해서는 실제 유효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이스코 부사장) 실제로 암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변이가 많은 질환이고, 암세포, 종양세포 자체도 스스로의 생존을 추구하는 속성이 있다. 이질성이 큰 종양세포일수록 중간의 빈 공간을 찾아서 치료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좋은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때때로 치료내성이 생기기도 하고, 또 종양세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인 불안정성으로 인해 원래 내성이 없었더라도 약제에 노출이 되고 그 이후에 2차적인 내성이 발현이 될 수도 있다.

 

Q. 그런 의미에서 사이람자가 갖는 치료효과가 고무적인데, 사이람자가 가지는 임상적 의의는 어떠한가?

(강 교수) 사이람자가 공격하는 타깃이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2(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 VEGFR-2)이고, 그 타깃을 공격해 신생혈관 억제 효과를 얻는다. 신생혈관이 암의 진행에 중요하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져있다.

신생혈관억제 치료가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왜 효과가 없을까 할때쯤 사이람자 효과가 입증됐다. 트라스트주맙 이후 표적치료제에서 돌파구가 없었던 위암 분야에서, 사이람자라는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입증 되면서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할 수 있겠다.

(이스코 부사장) 사이람자는 2차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유일한 제제다. 최근의 이런 대규모 임상을 통해 최적보존요법(BSC)이라든지, 기타 치료 요법과 비교해 객관적으로 치료제의 유효성, 안전성을 볼 수 있는 데이터가 마련됐다.

Q. 사이람자 임삼시험의 REGARD/ RAINBOW 스터디에, 한국의 위암환자가 참여했는데 동서양의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차이를 보였나?

(강 교수) 사이람자의 REGARD/ RAINBOW 임상시험에서는 동서양 환자에서 모두 유의한 치료혜택이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체생존기간(OS) 개선에 대한 사이람자의 효과는 서양에 비해 동양이 적었지만, 무진행생존기간(PFS)이나 반응률(RR)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이람자가 동양 환자들에게도 서양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부연하자면 과거에는 생존율 증가, 생존기간의 연장,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등을 치료평가 지표로 사용했으나 항암요법이 3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전체생존기간(OS)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현재 효과적인 약제가 많은 암종에서는 전체생존기간(OS)으로 약의 효과를 판단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면 약의 치료효과로 인정해주고 있다.

Q. 사이람자의 이상반응은 어떤가? 고혈압 얘기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강 교수) 신생혈관억제 에이전트계열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고혈압과 혈전증이다. REGARD와 RAINBOW스터디에서 고혈압은 있었는데 혈전증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실질적으로 단독으로 썼을 때의 부작용은 고혈압 말고 큰 문제가 안 된다.

컴비네이션 했을 때는 파클리탁셀의 골수 억제로 인해, 호중구감소증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호중구 감소가 있으면서 열이 나는 부작용은 모두 문제가 없었다. 결국 호중구감소증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고 이 계열 약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고혈압이 아닐까 싶다.

(이스코 부사장) 진료 현장의 피드백은 단독요법 혹은 병영요법을 하든 간에 사이람자 부작용의 profile이 상당히 관리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혈압은 원래 혈관생성 억제제의 영향이라 선생님들이 잘 보시는 부분이다. 혈전이나 색전 관련 여러 증상들도 최적 보존요법(BSC) 받는 환자들도 조금 높은 비율로 나타나서, 암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 원래 관리해줘야 하는 리스크다.

발열성 호중구감소증 같은 경우, 환자 숫자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임상적으로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현장 의료진의 피드백은 원래부터 다뤄왔던 부분이라 익숙하고 약의 처방에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Q. 얼마 전, 한국임상암학회 학술대회에서 진행성 위암 2차 치료로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의 병용요법이 표준치료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 교수) 파클리탁셀과 같은 탁센계열의 항암제 단독이 2차 요법의 표준이었는데, 사이람자를 병용 시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으니 논리적으로 당연히 사이람자가 2차치료 표준요법이 될 것이다.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의료적 측면에서 환자만 생각하여 평가했을 때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이 당연히 표준치료가 될 것이다.

(이스코 부사장) 반가운 의견이다. RAINBOW 데이터가 발표됐던 당시 의료진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그 자리에서 한 가지 질문을 드렸다. “만약 무작위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한다면 대조군으로 무엇을 사용하겠냐?”고 했더니 '파클리탁셀과 사이람자의 병용요법은 지금까지 봤던 어떤 데이터보다 결과가 좋아서 RAINBOW를 컨트롤러로 사용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런 것들이 다음 세대의 치료법이 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다음 세대 치료법의 등장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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