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치료 바로보기 ⑦ - 송명준 가톨릭의대 교수

▲송명준 가톨릭의대 교수  영양상태 개선·합병증 예방 등 혜택 커 평생 먹는 보충제…고비용 부담 덜어야 간경변증 환자의 간기능이 악화되면 근육감소증이 발생한다. 이는 특히 근육내에서 필요한 분지형 아미노산(BCAA)이 부족하게 되고, 체내 대사이상을 발생시켜 간성 혼수나 복수 등의 여러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당뇨나 비만을 동반한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간기능 악화 및 간암 발생율이 증가하는데, BCAA제제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향상시켜, 간기능의 호전 및 간암 발생 위험도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CAA는 필수 단백질로 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외부에서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BCAA은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경구 혹은 정맥 투여를 통해 간성 뇌증을 호전시키고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 또는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BCAA가 간 질환 합병증을 비롯한 간암 발병 위험도도 줄여줘, 환자의 삶의 질을 효과적으로 개선해준다는 보고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상태. 이에 가톨릭의대 소화기내과 송명준 교수(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를 만나 현재까지 알려진 간경변증 환자에 대한 BCAA 유용성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간경변증 환자에서 필수아미노산 보충제 처방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간경변증 환자는 대사율이 증가하고 당원 저장량이 감소해 영양소 등의 섭취량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면, 단백질 섭취가 더더욱 필수다. 특히 간경변증이 많이 진행된 환자는 영양이나 간 기능 개선도에 따라 이환율과 사망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영양이 불량한 환자는 아미노산이나 단백질을 풍부하게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복수, 간성, 혼수 등을 동반한 비대상성 간질환 환자나 만성 간염 환자는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물 형태인 BCAA가 처방된다. BCAA은 근육에서 열량 공급원으로 이용될 수 있어 근육 감소를 최소화하며 간의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영양불량 환자에서 BCAA 보충은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줄 뿐만 아니라, 영양불량 개선, 대사율 증가, 단백질 손실 등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BCAA 제제 등과 같은 필수아미노산 보충제 혜택을 증명한 연구는 없나? 일본 야마가타의대팀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결과를 예로 들기에 앞서 BCAA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BCAA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종류의 아미노산 중 루이신, 발린 등 아미노산을 포함한 것으로, 필수 아미노산의 35~40%,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15~20%를 차지한다. 연구진이 간경변증 환자에게 매일 식사와 함께 이 'BCAA'를 3회씩 복용토록 했더니, 간 질환 합병증을 최대 75% 이상 감소시켰음을 확인했다. 세부적으로 체내 단백질 공급이 20%가량 개선됐고, 에너지 대사량도 증가했다. 간 절제술을 받은 간암 환자의 알부민 수치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3개월가량 앞당겼다. 현재 보고된 소화기계 부작용으로는 복부팽만감, 구토 식욕부진, 복통, 변비 등이 있으니 처방 전 환자 상태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생존율에는 어떠한 혜택이 있나? 올해 이와 관련 연구가 나온 것으로 안다. 간경변증 환자의 알부민 수치를 개선한다면, 생존율은 물론 간암 발생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증명한 연구가 최근 미국간학회에서도 발표됐다. 일본 연구진이 2013년까지 간암 치료를 받는 환자 600명을 무작위로 BCAA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2년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생존율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재발률 역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은 전향적 연구가 아닌 후향적 연구로 진행되다 보니, 간암 생존율을 낮추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임상에서 필수아미노산 보충제 처방 환자의 예후는 어떠한가?
▲송명준 가톨릭의대 교수

간기능이 악화된 환자에게 필수아미노산 보충제의 혜택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험상으로 봤을 때 황달, 복수, 부종 등의 증상을 동반한 환자에게 BCAA를 처방했을 때 합병증을 크게 줄이는 등 예후가 좋았다. 또 간성뇌증 유발 위험으로 인해 단백질 섭취가 힘든 간경변증 환자 중에서도 간성뇌증의 유발 없이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일부 지표를 개선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환자의 약물 혜택을 더욱 높이기 위해 환자가 보충제를 밤에 먹는 것도 좋다. 몇몇 논문을 보면, 간경변증 환자가 공복 상태가 되면 근육이 저하돼, 팔다리가 말라가고, 배에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은 밤 또는 새벽 시간대에 가장 심해진다. 밤 시간대 복용으로 환자들의 이 같은 증상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필수아미노산 보충제의 고비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BCAA 제제의 경우, 모든 간경변증 환자에서 처방되지는 않는다. 중증 간경변증 환자 또는 간경변증으로 인한 간 관련 합병증이 우려되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가격은 표준 아미노산 처방보다 매우 비싼 편에 속한다. 하루 3번 먹는데 약 1만 원인데, 평생 먹는 보충제로 생각한다면 비용적인 면에서 굉장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환자가 거의 평생 섭취해야 하는 보충제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환자들에게 선뜻 처방을 권유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만약 국내에서 보충제 보험 적용이 확대된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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