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김형수 연구원, 국내사 해외진출 등 성장전략 제시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 등으로 어느 때보다 제약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제약업계도 수출활성화, R&D 강화 등으로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보다 고무된 모습이다.

그렇다면 빨라지는 고령화와 높아지는 의료비용의 쓰나미 속에서 제약사들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교보증권 김형수 수석연구원이 최근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제약사들의 성장전략을 4가지로 구분해 제시했다.

신약 대비 효율 좋은 개량신약 개발

첫번째 성장전략은 개량신약 개발이다. 1987년 이후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들이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12월 현재까지 26개로 건당 평균 38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됐고, 기간은 평균 9.1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업적인 성과는 미미했다. 블록버스터로 빗대는 연간 100억원 이상 품목을 보면 지난해 기준 동아ST의 자이데나, 일양약품의 놀텍, 보령제약의 카나브,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 4품목에 그쳤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이미 승인된 의약품의 화학적 구조나 제제 등을 약간 변형해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개량신약을 만들었다.

76개 승인받은 개량신약에 대한 연구개발비는 1품목당 평균 약 27억원이 투자돼 신약개발 1건 개발에 투입되는 380억원 대비 7%의 비용으로 개발이 가능했다. 연구기간도 약 3년으로 신약개발의 1/3에 그쳤다. 특히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은 지난해 생산금액 기준 약 700억원을 기록해 상업적 성과를 보였다.

국내는 좁다…해외시장 진출

두번째 전략은 수출 확대다.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는 업체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117억달러로 비중이 1.2% 수준이다. 반면 미국, 일본, 유럽 국가로 구성된 선진국 시장은 6236억달러로 전체의 63%를 차지하며, 파머징마켓(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은 2429억달러로 24.6%를 차지한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선진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발맞춰 생산시설 및 우수품질의약품에 대한 경쟁력을 구축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녹십자는 2127억원,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는 2088억원, LG생명과학은 1794억원, 한미약품은 821억원, SK케미칼은 811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다국적사와 동거

세번째 전략은 오리지널 의약품 도입 판매다. 제네릭 위주로 성장한 국내 제약산업의 완제의약품 자급도는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의 2013년 기준 약 79.8%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글로벌 본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오리지널 제품의 도입판매도 활발한 양상이다.

▲ 출처 : 국내사와 다국적사 협력계약 현황,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트윈스타, 트라젠타), 길리어드(비리어드), 아스트라제네카(크레스토), 화이자(프리베나13), 대웅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넥시움), MSD(자누비아), 다이이찌산쿄(세비카, 올메텍), 일동제약은 다케다제약(액토스릴), 아스트라제네카(온글라이자) 등과 협력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들 제약사는 오리지널 품목의 제품력과 각각 보유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처방시장에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유비스트의 올해 3분기 누적 원외처방액 기준으로 유한양행이 판매하는 트라젠타는 약 391억원, 대웅제약의 자누비아는 복합제 자누메트를 포함해 약 794억원 등을 기록했다.

혼자로 부족하면 동행

네번째는 M&A 등 규모 확대 전략이다. 일부 업체는 더 큰 시장으로 확대와 성장을 위해 인수, 합병 혹은 지분투자, 유관사업분야의 자회사 설립 등 다양한 시도가 한창이다.

녹십자는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구 이노셀을 인수해 녹십자셀로 사명을 변경하고 신규사업을 확보했다. 한독은 제넥신이 개발하는 지속형 인성장호르몬에 대한 사업권을 확보했다.

바이오벤처사가 제약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전문업체로서 불안했던 재무구조의 개선과 생산, 영업망을 갖춘 전통 제약사를 인수해 향후 자체개발 제품 출시 시에 생산과 판매망 확보 등 시너지를 목표로 한다.

김형수 수석연구원은 제약사간 투자는 기존사업부가 갖지 못한 단점극복, 사업영역의 확대 등으로 해석했다. 유한양행의 엠지 투자는 영양수액사업부문 강화, 알보젠코리아의 근화제약과 드림파마 인수는 국내영업망 확충 및 비급여의약품 사업 확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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