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층만 영하로 얼려 세포 사멸
단회 시술로 지방층 20~25% 감소

가수 신해철 사망 사건을 계기로 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무리한 비만 치료는 자칫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좀 더 안전한 치료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뜨고 있는 치료법이 냉동요법이다. 말그대로 지방을 얼려 분해하는 이 치료법은 비침습적이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유명 연예인인 크리스티나아길레라와 브래드피트가 선택하면서 유명해졌다. 의료계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냉용요법의 실체를 살펴봤다.

지방층을 끌어모아 분해

정확히 표현하면 냉동지방분해술(Cryolipolysis)이다. 이 기술은 지난 1999년 하버드의대와 산하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광의학센터 연구팀이 주도해 발견했다.

연구팀은 지방세포가 피부, 신경, 근육보다 차가운 기운에 더 민감하다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지방을 얼리면 분해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 냉동요법의 선두주자인 젤틱. 원래 제품이름은 쿨스컬프팅이다.

지방세포는 사멸과 재생을 반복하는데, 냉동기술을 통해 지방세포의 자연사를 유도하면, 세포가 분해되기 시작하고, 대식세포가 죽은 지방세포와 세포 내 지질을 소화하면서 부산물들은 림프계 과정을 통해 제거된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2005년 주니퍼 메디칼이라는 의료기기 회사를 세웠고, 이후 젤틱이라는 회사로 넘겼지만 관련된 모든 원천 특허는 여전히 갖고 있다.

이러한 원리로 만든 첫번째 의료기기가 미국 젤틱사의 쿨스컬프팅(coolsculpting)이라는 제품이다. 현재는 젤틱이 시술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이 나온 이후에 국내서도 클라투, 미쿨, 쿨세이핑 등 여러가지 미투 제품들이 나왔는데 미국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젤틱이 유일하다.

효과와 안전성은?

냉동요법이 미국FDA의 승인을 얻기까지는 다양한 전임상과 임상 결과가 토대가 됐다. 연구 초기 돼지를 모델로 지방층 감소효과를 입증했고 이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동등한 효과가 나타나면서, 다양한 결과가 논문에 실렸다.

지난 2014년 'Lasers in Surgery and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냉동요법을 한 군과 하지 않은 군을 비교했을 때 지방량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또한 치료 2개월만에 39.6cc의 지방량이 줄어든 것도 확인했다.

같은해 'Clinical, Cosmetic and Investigational Dermatology'에는 한번 치료로 피하지방이 25%가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실렸다. 또한 참여자 86%가 지방층이 감소되는 결과를 얻었고, 73%의 환자들이 다른 비침습적인 치료보다 더 만족스럽다는 결론도 발표했다.

국내 임상결과도 있다. 차의과학대학교 이윤경 교수팀이 젤틱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지방층 감소를 경험했으며,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윤경 교수는 "냉동요법의 장점은 마취가 필요없고, 비침습적이라는 점"이라면서 "그러면서도 지방분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입증했다. 냉동요법의 가장 큰 취약점은 동상으로 인한 피부괴사이다. 피부괴사는 온도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적의 온도를 찾는게 기업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원천특허를 보유한 젤틱의 경우 다양한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에 참여한 다양한 환자에서 피부괴사가 한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피부괴사의 경우 보다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 온도를 과도하게 낮추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미투제품들의 경우 피부괴사 보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일부 제품에서 동상에 의한 피부괴사가 보고되고 있지만, 온도만 잘 맞추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젤틱의 경우 아직까지는 보고된다 바 없다. 약간의 얼얼함과 무딘감은 나타나는데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냉동요법 시술과 고주파 등 타 시술과의 차이점

어떤 환자에게 사용하나?

현재 젤틱을 비롯한 다수의 제품이 복부, 옆구리, 허벅지의 지방층을 감소하는 효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다양한 부위에 따른 어플리케이터(시술자 몸에 대어 지방층을 분해하는 장비)를 사용하면 확장도 가능하다.

상복부, 하복부, 옆구리, 허벅지, 종아리는 물론, 여성형 유방(여유증)을 가진 남성들의 고민도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냉동요법이 체중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 미FDA와 KFDA에서도 비침습적 지방층 감소 부분으로 허가를 받았다. 따라서 지방층이 제거되기는 하지만 체중이 줄어들 정도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냉동요법의 주목적인 운동을 해도 잘빠지지 않는 피하지방 즉, 예쁜 체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야할 것"이라면서 "체중감소 효과를 얻기 위해 비만치료와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냉동요법 한계는?

다양한 장점이 있는 시술법이지만 비용은 가장 큰 장벽이다. 1회 시술료가 50~70만원에 달하는데 부위당 원하는 효과를 얻으려면 수회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계층이나 연예인이 주고객이다. 최근에는 소문을 듣고 중국인이 원정시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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