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이원진 교수, '패러쾃 제초제 규제'로 자살률 감소 효과 규명

음독자살에 가장 많이 사용됐던 독성 물질을 규제한 결과 농약으로 인한 자살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원진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우리나라에서 농약자살에 가장 많이 쓰였던 물질인 패러쾃 제초제 규제로 전체 자살률이 56%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잡초를 없애는 패러쾃은 빠른 효과가 있으나 독성이 강해 중독되면 호흡 기능 상실 등 치명적인 작용을 일으킨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음독 자살용으로 오용된 패러쾃 성분을 재평가해 2011년 재등록을 취소하고, 이듬해 사용금지 등의 규제를 통해 생산·공급을 중단시켰다.

이 교수는 패러쾃 농약 규제 이후 자살률 감소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활용해 연령 표준화 자살률을 산출했고, 음이항 회귀분석으로 2003-2011년 자살률 추세에 근거해 2011-2013년 감소 효과를 산출했다.

▲ 이원진 교수.

그 결과 우리나라 농약자살은 2011년 10만 명당 5.26명에서 2013년 2.67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에 실제 관찰된 농약 자살자 수는 2003-2011년 추세에 의해 예측된 농약 자살자 수에 비해 847명(37% 감소) 적었다. 패러쾃 농약 규제로 국내에서 847명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패러쾃 규제 이후 자살자 수는 모든 연령과 성별 및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됐으며, 가장 크게 감소한 집단은 남성, 노인층, 시골지역이었다.

이원진 교수는 "자살수단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방법에 대한 접근성 제한이 자살률 감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향후 패러쾃 대치 자살 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독극물들에 대한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보건학·역학분야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됐으며, 아직 규제가 이뤄지지 않은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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