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한폐암학회 추계학술대회서 전문의 설문결과 공개

우리나라 폐암 전문의들은 저선량 흉부 CT(LDCT)를 국가암검진으로 도입하자는 데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미국에서 발표된 NLST 연구를 통해 입증됐듯,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흡연자들에게는 금연을 돕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의견이다.


우리나라 폐암 전문의 10명 중 8명은 "찬성"

▲ 대한폐암학회가 공개한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조문준)는 27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장에서 홍보위원회(위원장 류정선)가 진행한 국내 최초 폐암 전문의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흉부외과 등 진료현장에서 폐암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 폐암 전문의 383명에게 전자담배, 폐암검진, 금연정책 등에 관한 온라인 설문지를 발송한 후 193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이다.

발표를 맡은 홍보위원회 신동욱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폐암 전문의들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이들이 전자담배를 포함한 흡연 행태와 검진, 담뱃값 인상 등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조사된 바가 없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폐암 검진에 관한 항목.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NLST(The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연구 결과에 기반해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55~70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연 1회 LDCT에 대한 보험비용을 지불하기로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7대암 검진 권고안에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 고위험군에게 LDCT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권고등급 B)"하라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차후 국가암검진사업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번 설문에 참여한 폐암 전문의들은 상당수가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에게 먼저 검진을 권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검진 기준에 해당하는 '30갑년 이상 55~80세 흡연자'일 경우 전체 응답자의 79%가 '먼저 촬영을 권유한다'고 답했다. 또한 그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20갑년 이상 40세의 흡연자' 또는 '10갑년 흡연한 흡연 폐암 환자의 아들' 같이 임상적 적응증에 해당한다면 '환자가 원할 때 촬영한다'고 답한 이들이 각각 68%, 76%였다. 먼저 촬영을 권한다는 이들도 24%, 9%로 집계됐다.

그 외 '조기폐암 수술 후 완치돼 5년 경과한 폐암 환자'에게는 '먼저 촬영을 권유한다'고 답한 이들이 56%로 가장 많았고, '폐암 수술 후 15년 경과한 환자'에게도 '환자가 원하면 촬영한다'는 이들이 57%였다.

폐암검진에 대한 태도를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 모두가 '폐암 조기발견 확률을 높여준다'는 데 동의했으며, '조기진단으로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이들은 95%, '환자와 금연에 대해 상담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금연 확률을 높인다'고 답한 이들은 각각 89%, 61%였다.

과반수(63%)는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금연을 지속하게 될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고, '방사선 조사량이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63%를 차지해 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학회도 TFT 구성·후향적 연구 추진 계획

▲ 조문준 이사장

이에 학회가 내린 결론은 LDCT를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으로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8%가 폐암 검진을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자는 데 동의했다. 검진비용 일부를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하되, 그 재원으로는 담뱃세 중 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하자는 의견이 80%를 차지했다. 담뱃세 인상 외에 △금연구역 확대 △담뱃갑 경고문 △금연지원 서비스 확대 등 국가 차원의 금연예방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폐암학회 홍보위원회 김승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이번 설문에서 폐암에 대해 잘못된 오해가 많고 전문가들 의견도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자담배는 물론 LDCT에 관해서도 우리나라 자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연구위원회가 병원별 LDCT 자료를 모아 후향적 연구를 기획하고 있으며, LDCT의 급여 추진을 위해서도 학회 내부에 TFT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한폐암학회 조문준 이사장(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은 "학회가 담뱃세, 폐암검진 같은 정책적 부분과 관련해서도 전문가 단체로서 담당해야 할 역할이 커지는 것 같다"며 "비흡연자 중에서도 폐암 발생률이 늘어나는 만큼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로 겪게 되는 이중고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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