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츠노리 가시와기 쿠사츠종합병원 교수

▲ 일본 쿠사츠종합병원 아츠노리 가시와기 교수 당뇨병과 비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다. 특히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체질량지수(BMI)과 낮더라도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당뇨병 환자의 체중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대한내분비학회 추계심포지엄에 참석한 일본 쿠사츠종합병원 Atsunori Kashiwagi 교수는 "이전까지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은 없었다"면서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약은 SGLT-2 억제제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Q.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소가 중요한 이유는?A.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당뇨병학회(ADA) 권고안 등에서 보고된 것처럼, 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체질량지수(BMI)가 23kg/㎡ 이상이라도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 가운데 비만 동반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더욱 문제가 된다. 일본은 40% 이상의 당뇨병 환자가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임상현장에서는 당뇨병 치료를 시작할때 먼저 체중을 5%가량 줄이자고 이야기하는데, 체중을 줄이게 되면 혈당개선뿐 아니라 혈압이나 중성지방 수치 감소, 간효소를 포함한 기타 혈관계통 개선 등 여러 가지 부가 혜택이 나타난다.Q. SGLT-2 억제제의 체중감소 효과는?A. 비만한 당뇨병 환자가 내원하면 식이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자체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지만, 실제 생활요법만으로 개선 효과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약물요법이 필요했던 것인데, 당뇨와 함께 비만, 고혈압까지 개선하는 약은 SGLT-2 억제제가 처음이다.예를 들어 BMI 30~35kg/㎥의 고도비만자들에게 인슐린을 투여할 경우 혈당은 낮출 수 있지만 체중은 증가시킨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비만도가 높아지고 나중에는 약 자체 효과마저 듣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SGLT-2 억제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약이다.환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변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체중이 3~4kg 줄어드는 가시적인 효과를 보게 되므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본다.관련 임상에 따르면 평균 2~3kg 즉 3%가량의 개선 효과를 나타냈으며, 혈압은 약 3~5mmHg 감소됐다. 이는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다.Q. 최근 유럽당뇨병학회(EASD 2015)에서 SGLT-2 억제제가 심혈관계 사망률은 물론, 심부전에 의한 입원율을 감소시켰다는 EMPA-REG OUTCOME 연구로 주목을 받았다. 이프라글리플로진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까? A.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하기 위해 다파글리플로진의 DECLARE-TIMI 연구, 카나글리플로진의 SAVOR 연구 등이 진행 중이다. 이프라글리플로진은 현재로선 진행 중인 연구가 없지만, 어떤 약이든 신장 신세뇨관에 직접 작용한다는 기전이 동일하기 때문에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실제 시중에 나와있는 SGLT-2 억제제 6종을 비교해보면 LDL-C이나 요산 수치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임상 결과가 비슷했음을 알 수 있다.카나글리플로진이나 엠파글리플로진 등이 심부전 입원율이나 사망률을 감소시켰다는 데이터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데, 신장 신세뇨관에서 직접 작용함으로써 이뇨작용 외 혈압강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기전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결국 심혈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일본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SGLT-2 억제제가 발매된 것으로 안다. 1년이 넘었는데 현재 입지는?

A. 일본에서는 지난해 4월 발매된 이후 시중에 나와 있는 SGLT-2 억제제가 6종이다. 처음 1년 동안은 일본의 보험제도상 한 번에 2주치 처방밖에 할 수 없어 환자들이 약을 처방받기 위해 2주마다 방문해야만 했는데, 올해부터 1개월치 처방이 가능해졌다.

또 한가지 일본은 임상의사들이 당뇨병 환자들을 볼 때 부작용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DPP-4 억제제 도입 당시 저혈당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었고, SGLT-2 억제제 역시 탈수, 요로감염, 피부질환 등의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DPP-4 억제제보다도 더 주의하자는 경향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지난 1년간 처방 경험이 쌓이면서 약제사용에 관한 노하우가 생겼고, 보험제도의 변화에 힘입어 처방이 늘어나고 있다.


Q. 일본에서 SGLT-2 억제제 사용과 관련된 부작용 보고가 많다. 그 이유는?

A. 탈수, 요로감염, 저혈당 등은 SGLT-2 억제제의 기전 상 특징과 관련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부분이다. 노하우만 쌓이면 얼마든지 컨트롤 가능하다.

피부 관련 부작용 발생률은 2% 정도로 집계되는데, 일본인의 특성인지, 아시아인의 특성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Q. 한국 임상의들에게 SGLT-2 억제제 사용에 관한 팁을 준다면?

A. 한국에서는 메트포르민 다음 2차치료제 선택에 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아마 한국도 비만 동반율이 일본(40~50%)과 비슷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비만한 당뇨병 환자와 비만이 아닌 당뇨병 환자에 대한 관리는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는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 조합이 상당히 좋다고 본다.

다만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를 모두 쓰면서도 혈당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에게 설포닐우레아(SU), 인슐린까지 추가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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