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3> 국내 전문가들 "6개월 사용 후 효과 소실? 확실하지 않아"

11월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대회에서 하나의 논쟁이 류마티스내과 의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이하 RA)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사용 기간을 두고 학계 전문가들의 신경전이 펼쳐진 것.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초기 RA 질병 활성도를 억제하고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킨다고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약물이 빠르게 질병 활성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관련된 부작용 때문에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 약물의 유용성에 제동이 걸렸다.
 
 

"6개월 사용 후 효과 소실? 확실하지 않아"

국내 전문가들은 RA가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정상인에 비해 부족한 질환인 만큼,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보충요법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사용 기간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심승철 홍보이사(충남의대 류마티스내과)는 "다양한 임상연구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이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어떤 다른 관절질환에서 더욱 월등한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하지만 사용 기간에 대해서는 아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반응이 좋고 부작용이 심하지 않으며, 타 약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지속 사용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점차 용량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홍보위원(경희의대 류마티스내과)는 "경험상으로는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년 정도 사용하는데 최소 1년 최대 3년 이하로 약물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 가운데는 6개월 후에 약물을 줄이거나, 끊으려면 조조 강직, 전신 통증이 증가한 경우도 있다"면서 "용법은 항류마티스 약제와 병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며, 단독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6개월 후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효능이 소실된다는 일부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

홍 교수는 "다양한 스테로이드 약제를 사용하지만, 효과는 용법 용량대로 사용하면 잘 유지되는 편"이라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1년 후에 약물이 효과가 감소한다는 의견은 다양한 약제의 다양한 용법, 용량,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심 교수도 "1년 이상 사용해도 약물의 효과가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환자에 따라 부작용 발현은 차이가 있으므로, 결론적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질병 활성도 조절 여부와 부작용 발현 상황 등을 관찰하면서 환자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대부분 스테로이드 단독보다 병용

한편 현재 발표된 전 세계 학회 권고안을 보면, 대부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단독 요법보다는 병용요법을, 환자 개개인에 따라 사용기간을 정하되 용량을 서서히 줄여나가도록 권했다.

 

최근 발표된 2015년 ACR 가이드라인에서는 초기 RA 환자에게 항류마티스 약물(DMARDs) 단독요법을 우선 시행하고, 코르티스테로이드는 증상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만 사용하도록 했다.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고려해 치료 전 반드시 환자와 상의하도록 명시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RA 환자의 질병 활성도, 위험인자, 개인의 민감도 등을 고려해 투약시간을 결정하고 스테로이드 치료 시 동반질환 등을 평가해야 한다.

홍승재 교수는 "저용량 용법은 2010년 EULAR 치료 권고안에서 초기 6개월 정도 병용 사용이 추천된 이후 2013년 권고안에서는 사용을 좀 더 강하게 추천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ACR 치료 권고안의 경우 2012년 권고안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발표된 권고안을 보면 기존 항류마티스 약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질병 활성도가 중증도 이상인 경우에 추가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천됐다. 이는 질환의 급성 악화할 때 3개월 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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