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 단기 요법 "부작용 줄이고 최적의 효과를"

11월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대회에서 하나의 논쟁이 류마티스내과 의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이하 RA)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사용 기간을 두고 학계 전문가들의 신경전이 펼쳐진 것.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초기 RA 질병 활성도를 억제하고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킨다고 알려지면서, 전문가들은 약물이 빠르게 질병 활성도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관련된 부작용 때문에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어 약물의 유용성에 제동이 걸렸다.
 
 

"1년 미만 복용 시 실보다 득 커"

 

66년 전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개발된 이후, 이 약물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와 면역조절 능력 등을 인정받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RA 환자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1차 치료제로 권고된다. 현재 저용량 처방 1회 기준은 하루 1.2알 정도로, RA 환자 80% 이상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쟁이 식지 않고 있다. 2015 미국류마티스학회(ACR)에서 '장기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과연 RA 환자에서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얼마동안 사용해야 최적의 효과가 나타날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VU대 의학센터(VU University Medical Center) Maarten Boers 교수는 "1년 미만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요법은 혜택 면에서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 등도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비용도 다른 약제보다 저렴해 RA환자에게 적절하게 처방될 수 있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연구에서 RA 환자가 저용량 코르티스테로이드를 1년 미만으로 복용하면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보고하고 있다. 단기가 내 증상과 삶의 질 호전에 도움을 주고, 방사선학적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

2007년 영국 리버풀대학 Kirwan Jr 교수팀이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요법이 방사선학적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초기 RA 환자 1414명을 포함한 15건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 또는 교차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RA 환자가 단기간 저용량 또는 고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다가 단계적으로 감량할 경우, 관절 손상 진행이 억제됐다(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7 Jan 24). 세부적으로는 치료 시점 1년째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군에서 관절미란이 0.39배 감소했다.

2009년 연이어 발표된 코크란 리뷰(Cochranc review)에서도 약물을 6개월 동안 복용할 경우 RA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되면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요법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줬다는 평을 받았다.

덴마크 노르딕코크란센터(Nordic Cochrane Centre) Gotzsche PC 박사팀도 RA 환자를 대상으로 10~15㎎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위약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를 비교하는 11건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1개월 이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군에서 유의한 임상적 호전이 관찰됐다. 세부적으로는 관절압통 1.16배, 통증은 1.15배 감소했다(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1;(2):CD000189). 이는 단기간 사용이 질환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데 간헐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Boers 교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증상 완화 효과는 단기적이고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대부분 소실된다"면서 "자체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도 치료 시점부터 한 달까지 효과가 가장 좋았다.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증상개선 효과 6개월 후면 소실"

Boers 교수의 말처럼, RA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 코르티스테로이드 증상 완화 효과는 단기적이며 6개월 이후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런던가이대병원(Guy's Hospital) Corkill MM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RA 환자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약했더니, 초기 12주 이내 질환 활성도를 효과적으로 호전시켰다. 다만 이러한 임상적 유익은 24주 이후부터는 소실됐다(Br J Rheumatol. 1990 Aug;29(4):274-9).

네덜란드에서 시행된 다기관 연구 역시 결과는 비슷했다. RA 환자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관절 내 주사와 위약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관절 내 주사가 초기 질환 활성도를 감소시켰지만, 대부분 3개월 이후 소실된 것이다(Br J Rheumatol. 1987 Dec;26(6):450-3).

여기에 더해 1년 이상 장기간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한 환자에서 부작용이 의심치 않게 동반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흔한 부작용에는 골절, 심각한 감염, 위장관 출혈, 백내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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