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홍선 PSI어비뇨기과 원장 ...'연구하고 수술하는 비뇨기과의원' 모토
PSI어비뇨기과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18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는 동네병원이다. 요즘처럼 개원가에 부침이 심한 시기에 동네병원이 이렇게 오랫동안 동네주치의 역할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궁금했다.
두진경 원장과 8년째 '호흡'
어홍선 원장은 "나의 경쟁력은 8년 전부터 같이 일하는 두진경 원장"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어 원장과 두 원장은 흔한 지연이나 학연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비뇨기과 개원가의 새로운 지평을 그려가고 있다.
어 원장은 "해외 학회에 참석했다 서울아산병원의 모 교수를 만났다. 당시 병원에 의사가 한 명 더 필요해 소개를 부탁했는데 2년 뒤에 연락이 왔다. 그 사람이 바로 지금의 두 원장"이라고 했다.
당시 어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받는 두 원장에게 비뇨기과의 굵직굵직한 수술을 배워 오라고 요구했다고. 두 원장은 개원가에서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열심히 배우라 강조하는 어 원장을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원장이 병원에 합류한 후 '연구하고 수술하는 비뇨기과'가 어비뇨기과의 모토였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의문은 저절로 풀렸다고 한다.
어 원장은 "두 원장이 함께한 후 결석 클리닉은 물론 소아비뇨기수술, 요실금 등 병원에 활력이 생겼다"며 "두 원장보다 내가 12살이나 많지만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두 사람은 어 원장의 '경륜'과 두 원장의 '새로움'이라는 무기로 상호보완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듯했다.
어 원장은 "두 원장은 보수적이면서도 진취적이다.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병원 경영에 탄력을 주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간다"며 "신앙이 같다는 것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수술하고 연구하는 '의원' 모토로
18년 전 비뇨기과는 대부분 피부·비뇨기과였다. 어비뇨기과도 남성확대수술을 주로 하는 평범한 비뇨기과의원이었다.
어 원장은 "아들의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결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친척을 보면서 '비뇨기과의사인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구나'하고 회의감이 들었다"며 "수익 면에서는 남성확대수술이 훨씬 좋았지만 과감하게 접고 수술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환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연구하고 수술하는 비뇨기과의원으로 새롭게 목표를 잡은 후 어 원장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학병원에서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체외충격파쇄석술을 개원가에 들여온 것이다. 지금은 300여 곳에서 시행하지만 당시에는 개원가에서 체외충격파쇄석술을 한다는 생각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기였다. 최근에는 전립선 수술의 종결자라 불리는 홀렙(HoLEP) 즉 전립선 레이저 수술도 하고 있다.
'연구와 개원가는 동떨어진 개념이다' 이 생각을 깨고 어비뇨기과는 매년 비뇨기과학술대회 등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대한전립선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외국저널에 어비뇨기과의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여성 진료실 따로 운영하고 환자 위해 앱 개발
어비뇨기과는 여성전용 진료실도 운영한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뇨기과에 올 때 꺼려지는 것에 대해 물었더니 남녀가 섞여 있는 것이 싫다는 대답이 많았다고. 이후 비뇨기과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남성은 2층, 여성은 3층으로 진료실을 구분했다.
어 원장은 "방광염이나 요실금 등 환자들이 비뇨기과를 멀리하는 이유가 아마도 남성환자와 함께 진료받는 것이 불편해 그럴 수 있을 것"이라며 "진료실을 분리했더니 여성환자가 훨씬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맞다. 수익이 오르거나 하진 않지만 병원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비뇨기과가 눈에 띄는 또 다른 점은 개원가에서 쉽지 않은 소소한 이벤트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5년 전부터 '쉬운 설명을 하자'라는 병원 슬로건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3년 전부터는 월 1회 노인들을 위한 '전립선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로 '요로결석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하고, '진료실에서 알려주는 전립선 이야기'나 '진료실에서 알려주는 요실금 이야기', '요로결석을 깨자' 등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