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AI 2015 연례학술대회서 두 편 연구결과 공개

▲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이 음식물 알레르기나 아토피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CAAI)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최근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은 음식물 알레르기나 아토피 질환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올해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CAAI) 연례학술대회에서 지난 7일과 8일 연이어 발표됐다(Abstract 243, Abstract 15). 결론은 간단하다. 음식물 알레르기와 과민성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가 IBS 일부 환자의 기저 요인으로 의심된다는 얘기다.

두 편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IBS 환자 중에서도 알레르기 천식(allergic asthma), 비염, 습진 등이 동반된 경우 위장관 과민반응이 더욱 심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시카고 러시메디칼센터 알레르기내과 Mary Tobin 박사는 "의심 환자에서 음식물 알레르기를 찾아낼 수 있다면 IBS 환자의 주증상인 설사와 복통을 상당부분 개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진료에 적용해 본 결과 증상 개선에 확실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론이다.

아토피 환자, 설사형 IBS 진단 더 받아

앞선 연구결과들에서도 이들 질환의 연관성이 뚜렷이 확인된 바 있다(Ann Allergy Asthma Immunol. 2008;100:49-53). 아토피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증상이 없는 환자보다 IBS를 더 많이 진단받았기 때문.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연구에까지 이어졌다. 알레르기성 기도와 위장관 사이에 일종의 연결고리가 의심됐다.

연구엔 122명의 아토피가 동반된 IBS 환자와 아토피가 없는 IBS 환자 32명이 참여했다. 연령대 중간값은 34.2세였다.

결과를 살펴보면 일단 두 환자군은 증상에서 차이를 보였다. 아토피가 동반된 IBS 환자군에서는 위장관(GI) 증상으로 설사가 우세한 반면, 아토피가 동반되지 않은 IBS 환자군에선 변비가 뚜렷했던 것(P < 0.05).

아토피 환자에서 설사가 우세한 이유로는 위장관 점막의 비만세포(mast cell)가 늘고 투과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음식물 알레르기와 관련해선 IgE가 매개하는 면역·염증 반응과도 관계가 있다는 평이다.

해당 증상 호소시,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필수

▲ 사진ⓒ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이튿 날 발표된 연구결과는 특정 음식물을 섭취한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음식 섭취 후 GI 증상을 보고한 48명의 아토피 동반 IBS 환자(65%)들은 평균 연령이 37.2세로 비교적 젊었다.

이들에선 음식물 알레르기 유발 항원인 알레르겐을 찾기 위한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를 했는데, 음식물 알레르겐에는 땅콩 등의 콩류, 육류, 가금류, 생선류, 조개류, 갑각류, 계란, 우유, 씨리얼, 과일 등이 해당됐다.

피부단자검사 결과는 환자의 60%에서 알레르기 유발이 의심되는 음식물에 감작됐다. 또 양성 소견을 보인 환자 17% 역시 다양한 IgE 매개 과민반응이 나타났다. 더욱이 갑작스런 의심증상이 다수 발견됐는데 이를 테면 두드러기를 비롯한 혈관부종, 구역 및 구토, 천식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음식물 알레르겐이 감작된 경우는 아토피가 동반된 IBS의 발병기전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이다.

제한점, "피부단자검사 결과만으로 연관성 따지기 어려워"

그러나 한계점도 분명 지적된다. 연구에 참여한 이탈리아 Civili Riuniti 병원 Antonio Carroccio 박사는 "이번 연구에 다수의 제한점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미 IBS와 아토피 사이엔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지만, 연구에 이용된 피부단자검사 결과를 분석하는데 제한이 따른다는 지적. Carroccio 박사는 "특히 위장관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피부단자검사 결과가 양성 혹은 음성을 나타낸다고 해서 알레르기를 진단하거나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올해 음식물 알레르기와 IBS사이의 연관성을 검토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Carroccio 박사는 "음식물 알레르기가 IBS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해당 환자들에 식이요법을 강조하는 상황"이라며 "단 이번 Tobin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아직 연관성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평했다(World J Gastroenterol. 2015;21:7089-7109).

위장관 과민반응이 있는 환자에서 음식물 알레르기의 진단은 골드 스탠다드로 이용되지만, 한개 이상의 음식물에 피부단자검사 양성 소견을 대부분의 환자마저도 음식물과 IBS 사이의 연관성을 직접 밝혀내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한편 지난 2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IBS의 진단 및 관리에 대한 1차 의료기관 가이드라인 업데이트판을 선보였다. 7년만에 개정된 진료지침에는 식습관에 대한 권고사항이 대거 추가된 바 있는데, 1차 치료전략 가운데서도 식습관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반적인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IBS의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에서는 단일음식 식이를 피하거나 배제하는 식습관 전략을 고려토록 했다. 아직 근거는 많지 않지만 일부 연구에서 비용대비 효과가 밝혀진 발효성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포드맵(FODMAP)을 낮춘 식단이 대표적인 예.

사정은 국내도 비슷하다. IBS 환자 관리전략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최근에는 생활습관 개선을 필두로 비약물치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작년 세계내과학회(WCIM) 제32차 연례학술대회를 맞아 국내 방한한 호주 뉴캐슬의대 Nicholas Talley 교수는 IBS 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전략으로 식이요법, 운동요법 및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사용을 꼽고, 설사형 IBS 환자에게는 저포드맵식이요법의 우선 시행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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