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치료 바로보기 ⑥ - 남순우 가톨릭의대 교수

▲ 남순우 가톨릭의대 교수 알부민 공급으로 영양상태 개선 간경변 환자의 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선행돼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간경변이 대상성 상태에서 비대상성 상태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성 상태는 단순히 간 기능 개선제나 약제 투여로 어느 정도 관리가 될 수 있는데, 비대상성은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부종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별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간경변 환자의 치료에 있어 기본적인 틀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지만, 최근에는 경구용 분지쇄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 BCAA) 제제를 투여함으로써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의 생존율 증가가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간경변 환자는 식사만으로는 알부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BCAA를 만들지 못하는데, 이를 경구 투여함으로써 아이소류신(Isoleucine), 루이신(Leucine), 발린(Valine) 등을 공급해 궁극적으로 생존율 증가까지 이어진다는 것. 알부민 수치 높은 환자 간암 발생률 낮아비대상성 간경변 초기부터 BCAA 투여 영양상태 개선해야환자부담 경감 위해 급여 적용 필요가톨릭의대 남순우 교수(인천성모병원 간담도센터)가 간경변 환자의 치료에 있어 알부민 공급의 필요성과 BCAA제제의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간경변 환자에게 저알부민 혈증은 간에서 적정량 생산돼야 하는 알부민이 줄어드는 것과 비대상성 상태에서 영양 상태가 악화되는 것 등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 남순우 가톨릭의대 교수
그러나 간경변 환자에게 있어 알부민 공급은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히며, 알부민이 떨어지는 비대상성 환자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심하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남 교수는 "저알부민 혈증이 오기 시작한 환자들, 교정이 안 되는 환자들은 예후가 매우 나쁘다. 특히 부종이나 복수 같은 것들이 간경변 환자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고, 식욕이 감퇴하며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에 간경변 초기부터 알부민 수치 보충을 위해 BCAA 제제를 공급하고 증상을 개선시킨다는 것. 과거에는 예후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했고 BCAA 제제의 사용에 이견이 갈렸지만, 점차 예후가 좋아진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지난해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된 연구(2014;12:1012-1018)는 아미노산 불균형이 간경변 환자에서 간암 발생에 대한 유의한 위험인자이며, BCAA 보조제가 간암 발생 위험도를 낮추는 동시에 간경변 환자의 생존율을 연장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일본 이와테의대 Kazuyuki Suzuki 교수팀이 일본 14개 의료기관, 2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전향적 다기관 연구에서 BCAA를 1일 5.5~12g 투여한 환자 85명과 대조군 182명의 간암 발생을 비교한 결과 각각 11명, 41명으로 나타났다.

또 Cox 등의 모델로 회귀분석을 진행한 결과 BCAA 투여군에서의 간암 위험도는 대조군 대비 55%(RR 0.45, 95% CI)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도 BCAA군 2명, 위약군 16명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최근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6개 병원에서 간경화가 발생한 환자 1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를 통해 알부민 수치가 높은 환자의 간암 발생률이 낮고, 생존율이 높다는 결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그는 "공통적으로 알부민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간경변 환자가 일반인이 맞는 아미노산 제제를 투여했을 때는 간성호수가 악화될 수 있는데, 필수아미노산제제 위주로 된 수액이나 약제는 간성호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적절한 투여 시기로는 부종이나 복수가 심할 때보다 비대상성 상태에 접어드는 초기에 사용하면서 영양상태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용량은 과립으로 시판되는 리박트의 경우 하루 세 팩 이상 투여를 원칙으로 한다고 부연했다.

▲ 남순우 가톨릭의대 교수
단 통계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봤을 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향후에도 보다 많은 효과의 입증과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보는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충제로서 충분한 효과를 부인하지 않더라도 비급여에 하루 세 팩을 투여받으려면 환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부담 경감을 위한 급여 적용과 관련해 남 교수는 "간 전문의들이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어필을 했는데, 효용성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와 재정부담을 들어 인정을 안 해주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기간 생존율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코호트 연구 자체가 쉽지 않지만 최근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 대한 BCAA제제의 효능이 입증되는 논문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추후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빅데이터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제제의 경우 예전보다 맛이나 향은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복용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이 있어 더욱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간경변 환자의 치료는 합병증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복수가 있는 사람, 황달이나 간 기능 손상이 있거나, 정맥류 출혈이 있는 사람, 심한 사람은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고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간경변은 비대상성으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상성 상태에서 적극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3개월이나 적절한 기간마다 자주 간 전문의들에게 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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