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KIST 공동 연구팀…통증전달물질 주입해 줄기세포 끌어모아 치료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새로운 길이 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균관의대 김상준 교수(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영미 박사팀이 "동물실험에서 P물질을 자가조립 펩타이드에 화학적으로 붙여 투여한 결과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막았고, 무릎연골의 조직재생 효과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 김상준 교수, 정영미 박사

P물질(Substance-P, SP)은 우리 몸 속에서 통증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세포물질로, 신체에 손상이 발생하면 중간엽 줄기세포를 해당 부위로 끌어와 회복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P물질이 상처를 치료하는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인 것.

연구팀은 P물질의 이러한 특성을 살려 노화로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을 상처가 아물 때 새 살이 돋는 것처럼 조직재생 방식을 고안해 냈다. 하지만 인체 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P물질의 양이 적어 외부에서 주입해도 금방 흩어져버리고, 과다 투여시 통증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P물질을 자가조립 펩타이드(Self-assembled peptides, SAP)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으로 초기 난관을 뚫었다. 인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복합물인 자가조립 펩타이드는 젤 타입으로 전환이 가능해 주사제 형태로 관절에 직접 투여 가능하고, 관절강 내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이 실험용 쥐 40마리의 골관절염을 유도하는 무릎수술 후 2주 뒤에 관절강 내에 약물을 투여, 6주를 지켜봤다. 그 결과 P물질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개선효과가 뚜렷했다. 이는 줄기세포를 추가 투여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골세포가 노화로 죽는 비율(세포사멸)은 대조군의 경우 80%인데 비해 P물질 투여군(35μg)은 절반인 40%로 줄었다. 특히 손상부위 회복을 돕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끌어오는 양 또한 대조군 대비 6배 가량 늘었다.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에 관여하는 염증성 인자인 IL-1의 발현율도 50% 낮췄다.

김상준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늦추고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목표"라며 "아직 동물실험 모델이긴 하지만 기존 치료와 달리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체조직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Biomaterials(IF 8.312)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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