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의사회장·학회 이사장 "흉부외과 없이 의료계 미래 없다" 한목소리

▲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왼쪽)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

10년 뒤 한국이 심각한 흉부외과 의사 부족난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매년 새로 들어오는 흉부외과 전공의수가 10~20명 안팎인 데 반해 2025년 은퇴 예정인원이 55명에 달해, 심장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흉부외과심장혈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가톨릭의대)은 8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열린 흉부외과의사회 2015년 추계학술대회에서 "흉부외과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의사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과를 살릴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책을 주문했다.  

심 이사장은 "1년에 3500여명의 의사가 새로 나오는데 그 중에서 흉부외과 의사는 20명에 불과하다"면서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단언했다.

실제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다른 외과계열 진료과와는 다르게 흉부외과는 내과를 거쳐야만 환자를 볼 수 있는데, 내과의사 한 명이 진단과 시술을 전담하는 전달체계상 문제점으로 제대로 된 환자 안배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심 이사장은 "스텐트 시술 대 관상동맥우회로술 시행 OECD 평균 비율이 3:1인데 우리나라는 공식상 23:1, 실제로는 30:1이 넘는다"며 "한국 (내과)의사들의 솜씨가 좋다 치더라도 뭔가 다른 요인이 있는 거다. 우리나라는 서울 가서, 또는 내과에서 다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의료계에서 필요한 인력을 안쓰고 있다. 지금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서 "재활의학과와의 협업 형태로 심장재활 등의 분야를 키울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불행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의 흉부외과 전문의 고용 의무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흉부외과의 상황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여러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지원율은 최저"라며 "돈을 벌기 위해 흉부외과를 택하는 의사들은 없다. 최소한 일자리를 달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응급실 의무고용으로 안정적인 전공의 수급을 확보하고 있는 응급의학과의 예를 들었다. 300병상 이상 병원에 흉부외과 전문의를 채용하도록 한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래를 보고 소신 있게 흉부외과를 택할 이들이 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김 회장은 "전국 50여명의 흉부외과 간판을 단 개원의들이 정맥류수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현실"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300병상 이상 병원 흉부외과 고용 의무화를 추진할 위원회를 만들어줄 것을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대강당과 세미나실로 나눠 동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다한증의 수술·비수술적 치료 ▲개인 맞춤 영양주사 요법 등 개원가 이슈를 다룬 세션 외에도 ▲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는 폐 및 흉곽외상 질환 ▲하지정맥 및 동맥의 초음파 진단법 등 별도의 초음파 프로그램이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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