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국립보건서비스(NHS) 치매 진단 및 관리 자료집

 

세계적으로 치매 유병률 증가가 주요한 보건 및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국립보건서비스(NHS)는 올해 초 1차 의료기관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치매 진단 및 관리 자료집(resource pack)을 발표했다. NHS는 이 보고서의 서문에서 1차 의료기관에서 치매를 적절하게 진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치매가 고령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1차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인데, 보고서에서는 “환자들이 대부분 치매 관련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장기요양기관에서 치매를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환자 중에서도 기억력 소실 여부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환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1차 의료기관이 치매의 진단 및 관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NHS는 이 보고서를 통해 1차 의료기관에서 치매를 관리하기 위해 알아야 할 주요사항들을 정리했다.

진단
NHS는 우선 치매가 뇌의 기능부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후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원인과 증상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에서 정확하게 치매를 평가, 진단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생 원인이 다양한만큼 치매 검사를 위한 단일전략은 없는 상황이다. 또 기억력 소실을 비롯한 인지기능 감소만으로 치매를 진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NHS는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실제 인지기능의 감소가 판단, 사고, 계획, 정리 등 일상 기능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감정 및 사회적 변화 등 관련 요소들도 관찰하고 수개월, 상황에 따라서는 수년간 장기간 인지기능 감소에 대한 근거를 축적할 것을 주문했다. 빠른 시기의 진단만 강조하지 않은 부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NHS는 진단의 적기는 환자가 원할 때 또는 가족 등 간병인들이 필요로 할 때로 정리했다.

진단과정의 핵심으로는 치매의 아형(sub-typing)구분을 꼽았다. 주요 아형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복합성 알츠하이머·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LBD),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 불특정 치매로 제시했다.
NHS는 “대부분의 아형은 환자의 병력을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의 구분은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파킨슨병 치매 또는 루이소체 치매 의심 환자, 치매가 의심되는 젊은 환자, 중앙치매 또는 뇌종양 의심소견, 비정형적 질환상태, 고위험군, 잠재적, 법적 문제, 학습장애(다운증후군 등), 알코올성 치매 의심환자의 경우는 전문 의료기관으로 전원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임상적 치매 진단에서 CT, MRI를 통한 뇌스캔은 필수과정이 아니라는 점, 혈액검사가 치매 진단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덧붙였다.

1차 의료기관 평가방법
NHS 보고서에서는 1차 의료기관에서 기억력에 문제가 있거나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간단하게 기억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1차적으로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주요 질문 내용은 지난 12개월 간 기억을 못하는 경우의 빈도 증가 여부와 일상생활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전화기 사용, 쇼핑목록 작성, 금전사용, 약물복용, 운전 등에서의 어려움)다. 가능할 경우 가족 또는 가까운 지인을 통해 확인하도록 했다.

치매 의심소견이 있지만 구체적인 검사를 시행하기 힘들 경우에는 간단히 적용할 수 있는 인지기능 검사(Mini-Cog)을 시행한다. 평가에서는 △환자에게 주의깊게 설명을 듣도록 하고 관련되지 않은 3개의 단어를 기억하도록 하고 이를 말하도록 한다 △시계를 그리도록 하고 환자에게 특정 시간을 읽도록 한다 △환자에게 이전에 언급한 3가지 단어를 말하도록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환자가 정확하게 단어를 기억했다면 인지기능 장애가 없는 것으로 사전평가할 수 있지만 1개도 단어를 기억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유의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또 1~2개만 기억했지만 시간 읽기 검사가 정상일 경우는 인지기능 장애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고, 시간 읽기에서 비정상 소견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유의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서는 세부적인 평가도구로는 General Practitioner assessment of Cognition(GPCOG), 6-Cognitivie Impairment Test(6-CIT), Montreal Congintive Assessment(MOCA) 등을 제시했다. 단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일 평가도구로 진단하지 말고 병력청취, 혈액검사결과 등을 통해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치매가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병력청취 및 환자의 관찰은 장기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6-CIT는 1차 의료기관에서 치매 선별검사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제시됐다. NHS는 대규모 유럽평가도구인 이지캐어(Easycare)에서도 사용되고 있고, 전산화된 도구들의 사용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치매 치료
치료약물로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AChEI)를 제시했다. 단 비용과 내인성을 기반으로 신중하게 약물을 선택하도록 했다. AChEI의 주요 부작용은 실신, 위장관 증상이고 심박수 60 미만일 때 심장 관련 문제가 있을 때는 금기사항이다. 심장 관련 문제로 AChEI를 투여하지 못할 경우에는 메만틴을 대체약물로 제시했다.

또 중증 치매에도 AChEI를 투여할 수 있지만 높은 비용을 고려해야 해야하고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신장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약물은 도네페질로 1일 5mg 투여한다. 환자들은 1개월 단위로 부작용 여부를 평가받아야 하고 3개월 단위로 효과 평가도 시행해야 한다. 용량은 맥박에 변화가 없고 내인성이 유지될 경우 10mg까지 증량을 고려할 수 있다.

NHS는 “대부분의 경증 ~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AChEI에 반응을 보이고, 중등도 ~ 중증 치매에서 메만틴도 유효한 효과를 보인다”며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들을 치료전략을 권고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혈관질환에 관련된 위험인자의 관리가 혈관성 또는 복합성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없다고 정리했다.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혈관성 치매에 관련해서는 이 위험요소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혜택에 조금 더 무게를 실었다.

치매 관련 관리사항
보고서에서는 치매 환자 관리에서 유념해야할 사항들도 언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행동 및 정신건강학적 증상, 섬망, 알코올 사용 등이다.

 

우선 행동 및 정신건강학적 증상은 치매의 전조가 될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의 마커일 수 있다. 이에 의료기관에서는 행동 및 정신건강학적 증상을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환자에게 이해시켜야 하고, 환자에게 동반된 기저통증 및 감염도 함께 관리 해야한다.

증상관리에 사용 가능한 약물은 많지 않다. 항우울제 및 항알츠하이머약물은 치매에 대한 행동 및 정신건강학적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우울제는 행동 및 정신건강학적 증상 치료에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단기간 동안 투여해야 한다. 리스페리돈의 경우 저용량으로 투여를 시작해 최대 6주까지 투여할 수 있다. 항정신병약물은 루이소체 치매, 파킨슨병 환자에서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없이 투여해서는 안된다.

단 NHS는 “약물을 비약물적 중재요법에 앞서 1차 요법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섬망은 치매환자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으로 수개월의 기간을 두고 발생할 수도 있다. NHS는 “섬망은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항콜린제의 경우 섬망 위험도를 높일 수 있어 고위험군에게 처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알코올 관련 문제 역시 고령에서 더 심하다. 알코올의 오남용은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치매 발생의 위험도를 높일 수도 있으며 치매 관련 복합증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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