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진대상 연구 연관성 있어
수치 낮은 사람 QTc 간격 넓어

 
남성미의 상징인 남성호르몬. 바로 테스토스테론이다. 이 호르몬 농도가 감소하면 근육량이 감소로 이어지고, 동시에 지방량의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 나이든 남성에서 뱃살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르몬이 줄면 덩달아 성기능도 떨어진다. 제약사들이 테스토스테론 제제를 판매하면서 성기능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심혈관질환도 유발시킨다는 점이다. 호르몬 농도가 떨어지면 심전도 QTc 간격의 증가를 일으키고 이는 심혈관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 환자들의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비만,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간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농도가 낮은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높고, 70세 이상 연령에서는 사망률 예측 바이오마커로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향적 연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최근 메타분석 연구를 들며 모든 원인 또는 심혈관 사망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테스토스테론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연관성이 나오고 이에 따른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는 거의 없다.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연구팀
테스토스테론 심혈관 연관성 입증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부족하면 심혈관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가 나왔다.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최근 가정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으로 단일기관 연구이기는 하지만 건강검진센터를 내원한 일반적 모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모두 1400여명을 모집했고 최종분석에는 304명이 포함됐다. 이 연구는 테스토스테론 농도에 따른 QTc 변화를 1차 종료점을 본 것인데 최종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나이를 보정했을 때도 호르몬 농도는 QTc 간격과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왔고, 나이, 체질량지수, 혈압, 흡연율까지 보정해도 연관성이 뚜렷했다. 여기에 혈당과 칼슘 그리고 칼륨 수치 추가로 보정해도 결과는 같았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한국 남성에서도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QTc 간격과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혈청 테스토 스테론 농도가 증가할 수록 QTc 간격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심혈관 위험 논란 해결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심혈관 위험논란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3월 미국FDA는 안전성 서한을 내고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에서 잠재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FDA는 테스토스테론 제제는 고환 장애, 뇌하수체 장애, 성선기능저하증 유발 뇌장애 등으로 인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된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관 학회들이 반대 성명이 내며 항의하자 FDA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5월에 다시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는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감소한 환자는 보충요법을 통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고 나아가 바이어마커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아주의대 김광민 교수(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여러 연구에서 테스토스테론이 심혈관 예측인자로서 입증된 연구가 있다"면서 "또 사망률이 개선됐다는 연구도 있어서 바이오마커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특히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만성 질환자들은 수치가 낮게 나오고 있고 심혈관 질환에 노출돼있다"면서 "이런 이유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만성질환자들에게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체크하고 필요하면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호르몬 수치 인식도는 낮아

해외 상황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호르몬 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다. 이렇다보니 만성질환자에 대한 처방은 낮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노령층이 젊음을 회복할 수 있는 해피드럭으로 인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호르몬 수치 측정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특히 만성 질환자들을 위한 대체요법으로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럴려면 학회가 잘 정리된 가이드라인을 내는 것도 필요할 전망이다.

고려의대 조경환 교수(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는 "많은 연구에서 인종에 따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면서 "여러 연구를 토대로 국내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들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갱년기학회는 오는 12월 14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호르몬요법에 대한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여,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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