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피부과 노영우 원장

▲ 노영우 원장ⓒ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환자 감소로 개원가들이 모두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한때 가파르게 성장곡선을 그리던 네트워크병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른바 1인 1개소법 이후 네트워크병원들의 상승세 또한 주춤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원가가 하강곡선을 그리는 와중에 시선을 중국으로 돌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곳이 오라클피부과다. 피부과 네트워크병원 중 독주에 가깝다시피 성장을 하고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중국·동남아 시장 개척…22개 지점 운영

오라클피부과의 해외지점은 모두 22개다. 2010~2015년에 베이징, 칭다오 등 중국에서 18개 지점을 오픈했고, 홍콩,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에도 지점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병원 인테리어 중이고, 내년에는 말레이시아에도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 중국 장춘점

해외진출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리고 전 세계 1위 피부과라는 목표를 세운 사람은 노영우 원장으로 대전에서 작은 의원으로 시작해 현재 수십개의 네트워크병원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중국에 수십개의 피부과 지점을 개설했지만 아직도 중국은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게 노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2000년 초반 우리나라에서 자본과 실력 등 내로라하는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중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성공한 병원이 거의 없는 것만 봐도 중국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나도 중국에 진출한 3년 동안은 고생을 많이 했고, 아픈 경험을 통해 중국에 대해 조금 알게 됐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중국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정권이 바뀐다고 제도 등이 한 번에 모두 바뀌는 일은 없고, 비교적 정책의 일관성도 유지되는 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와 다른 중국 문화…반드시 선불거래

실수하기 쉬운 부분은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라고.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우리나라처럼 몇 개월에 나눠 차값을 갚는 것이 아니라 현금 몇 천만원을 한 번에 지불하고 차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의료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그는 "중국에서 거래할 때는 반드시 선불거래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개념으로 중국에서 병원을 운영하려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할부로 하면 이후의 것은 갚지 않겠다는 뜻과 같다. 만일 전자차트를 구입한다면 2000만원을 한 번에 내고 구입해야 한다. 대신에 유지관리비 등이 없다"고 조언했다.

자주 바뀌는 계약조건에 익숙해져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에도 우리와 다른 중국 문화가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계약 이후 조건이 바뀌는 일이 거의 없지만 중국은 계약서를 쓴 이후에도 조건들을 자주 바꾼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병원들이 이해할 수 없고 힘들어 하는 부분이라고.

▲ 중국 사천점

그는 "우리는 한번 계약하면 끝이라 생각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중국 사람들은 협상에 능해 중간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자주 조건을 바꾸려 하는데 이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힘들고 귀찮아한다"며 "계약을 할 때 중국이 100% 지킬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든지 바뀐다. 이 부분을 힘들어하면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중국에 합법적으로 투자하려고 할 때 필요한 비용은 2000만 위안(한화로 35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곳 아닌 여러 파트너사와 협력해 위험 줄여야

중국에 진출한 의료기관들이 어려워하는 파트너사 선정에 대한 노하우를 물었다. 일부에 퍼져 있는 소문처럼 파트너사들이 모두 엉망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100% 파트너사들을 믿고 맡기는 것 또한 추천하지 않는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 대부분의 파트너사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무조건 믿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오라클피부과는 한 곳의 파트너사만 이용하지 않고 여러 파트너사를 활용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1위 피부과 프렌차이즈 만들 것

중국 1000개, 인도 1000개, 동남아 500개, 미국 500개.

이 숫자는 그가 꿈꾸는 오라클피부과 전 세계 지점의 갯수다. 전 세계 1위 피부과 프렌차이즈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 노영우 원장ⓒ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그는 "중국에서 월 1억 매출을 올리는 병원이 상장되면 120억원의 평가를 받는다. 병원이 엄청난 산업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등을 사업화 해 수직계열화된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프렌차이즈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끝자락에 그는 정부의 의료 산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의료가 마지막 기회임에도 정부가 이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는 의료라는 게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지금이야 중국이 우리나라에 의료관광을 오지만 몇 년 뒤에는 우리나라 VIP들이 중국으로 의료관광을 떠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병원 산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미온적인 태도가 아쉽다. 대학병원 규모 정도의 병원을 외국에 진출시키면 1조의 매출을 올리는 병원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야 발등에 불 떨어진 것처럼 규제도 풀고 지원도 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빠르게 해외의 선진의료를 받아들이고 있고, 해외 석학들을 데려다 의료시스템을 세팅하고 있다. 몇 년 뒤에는 분명히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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