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용해제 1년만 복용…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다국가임상도 진행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가 협심증 환자에게 생체 흡수형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심혈관질환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 잡아온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스텐트 재료의 발전은 물론 약물방출스텐트(Drug-Eluting Stents, DES)까지 등장하면서 많은 발전을 이뤄 왔지만 일단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장착하면 다시 뺄 수 없어 병변이 재발했을 때 재시술이나 수술이 어렵고, 평생 혈전용해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랐던 것.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도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한 후 3년이 지나면 모두 녹아 흡수되는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 시술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 교수팀은 21일 74세 최모씨 등 협심증 환자 2명에게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 시술을 시행했으며, 이를 이용해 심장혈관질환으로 발생하는 급사의 예측인자 개발의 다국가 임상연구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연구에는 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9개국 2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다.

▲ 생체 흡수형 심장스텐트(좌), 심장혈관 안에서 흡수된 모습(우)

생체 흡수형 스텐트는 몸에 녹는 봉합사의 재료인 폴리 엘-락타이드(Poly L-lactide)로 제작된 스텐트로서 병변이 있는 심장혈관 부위에 삽입되면 6개월 동안 견고하게 장착돼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고 그 후부터 혈관 내에서 서서히 녹기 시작해 3년 이내 모두 녹게 된다.

따라서 시술 후 시간이 지나면 혈관에 아무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혈관의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혈관의 내경이 커질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환자 입장에서는 1년 동안만 혈전용해 약물을 복용하기 때문에 약물복용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스텐트를 넣은 부위에 병변이 재발할 경우 재시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어려웠던 기존 치료에 비해 향후 치료에서 다양한 시술 방법이나 수술이 가능하다.

박승정 교수는 "혈관에 영구적으로 남는 그물망 모양의 금속 스텐트와는 달리, 막힌 심장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개선시킨 후에 혈관에서 완전히 흡수되면서 병변이 있는 혈관의 기능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이 엄격한 기준을 통해 스텐트 치료를 받았던 것처럼 생체 흡수형 스텐트도 검사를 통해 필요한 환자에게만 시행될 것이며, 이미 전 세계 12만 5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안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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