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꿈꾸는 신약 대거 입장

치료이력·간경변 동반 여부 따라 효과 달라져

경구용 만성 C형간염(HCV) 치료제가 지난 4월 29일자로 첫 허가된 이후 지금까지 세 종류의 약제가 국내 상륙하면서 이제는 간편하게 먹는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pegIFN) 치료보다 저렴해 빠른 처방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약물이 많아지면서 약물 데이터에 대한 숙지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약물을 포함해 향후 1년 내 나올 약물까지 합치면 모두 4가지 치료법이 있는데 유전자형에 따른 데이터가 존재하고 또 다시 각각 초치료 여부, 동반질환(간경변 등)에 따른 연구가 있어 의료진도 그 내용을 일일이 다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이러한 의료진들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본지는 최근 허가된 약제와 곧 나올 약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정리했다. 참고로 다양한 약물명이 나오는 특성상 약어로 사용했다.

SMV: 시메프레비르
BCV: 보세프레비르
DCV: 다클라스타비르
ASV: 아수나프레비르
SOF: 소포스부비르
LDV: 레디파스비르
OBV: 옴비타스비르
PTV/r: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 부스터
DSV: 다사부비르
3D: OBV+PTV/r+DSV
RBV: 리바비린
pegIFN: 페그인터페론

GT 1형

DCV+ASV 치료경험 없는 환자서 완치율 90% 넘어
SOF/LDV 치료 유무·동반질환 상관없이 치료율 높아

3D(OBV+PTV/r+DSV) 간경변·치료이력 있는 환자서 효과

HCV 환자는 유전자(GT) 형태에 따라 나뉘는데 국내에는 GT 1형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1형은 또다시 1a형과 1b형으로 나뉘는데 1b형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절반은 2형(a, b)인데 2a형이 상당수다. 결론적으로 국내서는 1b형과 2a형 환자가 절반씩 존재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수많은 연구를 종합해보면, GT 1형 환자들에 대한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들의 효과(SVR12, 치료후 12주째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 완치를 의미)는 평균 95%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첫 번째로 승인된 DCV+ASV 요법의 효과만 보더라도 전반적인 완치율은 86%이다(HALLMARK-DUAL연구). 특히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는 91%까지 완치가 가능하다. 국내 환자들만 따로 분석한 하위 연구에서는 예후가 더 좋다. 치료경험이 없는 경우 95%였으며 무/부분 반응군에서는 86%이다.

얼마전 허가된 SOF/LDV 요법은 조금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ION 연구 시리즈로 대표되는 연구를 종합해보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여준다.

ION-1 연구는 치료경험이 없는 GT 1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로 16%가량의 간경변 환자가 포함됐는데 12주와 24주 치료시 완치율은 각각 99%와 98%였다. 같은 조건에 RBV를 추가해도 큰 차이는 없다(97%와 99%).

pegIFN 등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들의 효과도 뛰어나다. ION-2 연구는 pegIFN 치료 경험이 있고 20%가량의 간경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12주 치료 후 완치율은 94%였다. 이 경우 치료기간을 24주까지 늘리면 RBV 투여에 상관없이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해 아태간학회(APASL)에서는 ION-2 연구 조건으로 진행된 국내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완치율이 99%로 나왔다. 요약하면 초기환자들에게 SOF/LDV 기반의 치료법은 치료유무, 동반질환에 상관없이 높은 치료율을 얻을 수 있고, RBV을 투여하면 완치율을 더 높일 수 있다.

국내 출시 예정인 3가지 종류의 DAA 제제 복합 요법(3D)의 효과도 뛰어나다. SAPPHIRE-I, II 연구에 따르면, GT 1형 환자들이 3D(OBV+PTV/r+DSV) 제제를 RBV과 함께 복용할 경우 최대 96%에 이르는 완치율을 얻을 수 있다.

PEARL-II와 III는 국내에 절반인 GT 1b형 환자를 대상으로 3D효과를 검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각 연구는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PEARL-II)와 신환(PEARL-III)으로 나눠서 비교했으며, 특히 RBV 투여 여부에 따른 효과를 본 것이 특징이다. 투약기간은 12주다.

결과는 환자군에 상관없이 RBV을 같이 쓰면 100% 완치율을 얻을 수 있고, pegIFN 치료 이력 있는 환자에게 RBV를 쓰지 않고 3D 복합제만 써도 97%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TURQUOISE-II에서도 3D+RBV 조합은 12주 치료시 92%, 24주 치료시 96%를 보이면서 사실상 3D 약제는 GT 1형 환자들에게 치료이력과 질병유무에 상관없이 투여할 수 있는 전천후 약제임이 증명됐다.

그 외 GT 1형에서 주목하는 치료법은 서로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약제 간의 조합이다. DCV와 SOF가 대표적이다.

444-040 연구에 따르면, DCV+SOF 병용요법은 RBV 투여여부에 상관없이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나 이전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100%에 가까운 효과를 보여준다. 또한 영국에서 진행된 EAP-237에서 DCV+SOF 병용요법은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서 최대 86%의 완치효과를 보인다.

DCV+ASV에 BCV를 추가하면 기존의 효과를 보완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해당 조합은 간경변이 없는 환자군에서 완치효과가 92%였으며, 간경변이 있는 경우 RBV를 추가하면 96%로 나타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간학회(AASLD)와 미국감염병학회(IDSA)는 치료경험이 없는 GT1 HCV 환자에서는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LDV/SOF를 12주간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3D 복합제를 사용할 경우 GT 1b이면서 간경변이 없는 경우만 제외하고 모두 RBV과 같이 12주 또는 24주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 peg/IFN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 LDV/SOF는 간경변이 없으면 12주로 끝내고, 간경변이 있으면 24주 또는 12주 치료에 RBV를 추가하는 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3D 복합제 사용시에는 대체로 12주 치료에 RBV 투여를 동반해야 한다. 프로테아제 억제제 투여 실패환자에게 쓸 수 있는 옵션은 LDV/SOF 요법만이 유일하며 치료기간은 peg/IFN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와 동일하다.

최신 HCV 치료제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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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 2, 3형
SOF+RBV 우선 권고…치료경험 없는 2형 환자 95%
3형은 치료기간 24주로 늘리면 84%까지 끌어올려

GT 2, 3형 HCV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는 GT 1형보다 많지 않다. 주사제를 쓰지 않는 치료법으로는 SOF 기반 치료가 유일하다. AASLD/IDSA 가이드라인도 SOF 기반의 약물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pegIFN 요법을 제외하면 경구용 요법은 SOF+RBV 조합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들에서는 비교적 높은 효과를 보인다.

FISSION 연구에서 나타난 SOF+RBV 완치율은 치료경험이 없는 GT 2형 환자의 경우 12주간 치료시 95%였으며, GT 3형에서는 56%로 다소 낮았다.

또 POSITION 연구는 pegIFN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인데 GT 2형 환자의 완치율은 12주 치료시 93%였으며 GT 3형에서는 61%로, 대체적으로 FISSION 연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치료기간을 좀 더 늘려본 연구가 FUSION과 VALENCE 연구인데, GT 3형에서 개선효과가 있었다. 16주 치료시 SOF+RBV의 완치율은 62%였으며, VALENCE 연구에서 24주시 치료시 84%로 나타났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AASLD/IDSA 가이드라인에서도 GT 3형인 경우에는 치료 이력에 상관없이 24주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GT 2형은 12주가 기본이며 pegIFN 이력이 있으면 16주까지 연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GT 4, 5, 6형

그외 GT 4형은 NEUTRINO 등 임상 결과를 근거로 SOF+pegIFN+RBV, SOF+RBV, LDV/SOF, 3D+RBV이 권고되고 있다. 이어 GT 5형은 SOF+pegIFN+RBV, GT 6형은 LDV/SOF 요법으로 치료한다.

성균관의대 최문석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다양한 약물이 쏟아지면서 만성 C형간염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다"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고, 치료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되는 약물이 많아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는 것은 임상의사들에게 행운이지만 한편으로는 연구가 많아 복잡한 상황"이라면서 "임상의들이 진료에 어려움이 없도록 학회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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