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대 윤호주 교수
세계천식기구(GINA)·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 진단 및 초치료전략 가이드라인은 ACOS의 실체와 존재 범위에 대한 컨센서스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ACOS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었던 상황에서 천식과 COPD의 ‘골드 스탠다드’를 제시해 온 GINA와 GOLD가 컨센서스를 제시했다는 점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업데이트된 국내 COPD 및 천식 진료지침에서도 GINA·GOLD 가이드라인과 같은 맥락의 ACOS 정의와 임상적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의 ACOS 정의와 국내 연구 현황에 대해 한양의대 윤호주 교수(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에게 들어봤다.
ACOS에 대한 컨센서스 확인
윤호주 교수는 먼저 “현재 천식과 COPD를 별개의 질환으로 구분하는 방법에 의견이 모이고 있지만, 천식과 COPD가 같은 질환의 다른 표현형(phenotype)이라는 가설도 여전히 있다”며 천식과 COPD가 증상, 병태생리 등 유사한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논란이 있어 왔다는 점을 전제했다. 즉 ACOS가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천식과 COPD의 고유한 임상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ACOS를 인식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윤 교수는 “천식은 환경과 유전적 소인에 무게가 실리고, COPD는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며 “진단하는 의사의 인식에 따라 ACOS 환자를 ‘흡연을 하는 천식 환자’나 ‘천식의 유전적 소견을 보이는 COPD 환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ACOS가 천식이나 COPD의 페노타입 또는 엔도타입(endotype)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어 폐기능, FENO, 사이토카인, 정신건강학적 영향, 사회경제적 부담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윤 교수는 이런 가운데 GINA·GOLD의 가이드라인은 ACOS에 대한 호흡기 학계의 현 입장을 정리해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GINA·GOLD 가이드라인은 천식과 COPD 간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컨센서스를 반영하고 있고 동시에 ACOS 진단 및 치료에 대한 합의안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도 순행 중
국내에서도 ACOS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윤 교수는 “ACOS의 아웃컴이 천식, COPD 단일질환보다 좋지 않고 사회경제적 부담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COPD 진료지침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천식 진료지침에서 ACOS에 대한 정의, 임상적 특징, 초치료전략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반영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우선 전문가 합의 수준의 정의가 마련돼야 질환의 자연경과, 치료전략의 세부적인 선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도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전문가 합의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부연했다. 현재 국내에서 논의된 ACOS 진단을 위한 주요 인자로는 연령(45세 기준), 폐기능검사 결과 고정 기류폐쇄 여부, 아토피 관련 인자를 꼽았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내 ACOS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현재 국내 코호트 연구를 대상으로 ACOS 분석연구가 진행 중이다. GINA·GOLD 가이드라인 등 외국에서 제시하는 기준들과 비교해 국내 ACOS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연구방향도 밝혔다.
“3제요법 염두에 두고 관리해야”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ACOS의 내용에는 초치료 전략에 대한 합의안도 포함돼 있다. 윤 교수는 “천식에 가까운 ACOS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기반에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 ± 지속성 항콜린제(LAMA) 전략을, COPD에 가까운 ACOS는 LAMA 기반에 LAMA ± ICS를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ICS + LABA + LAMA 3제요법을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 “ACOS로 진단된 환자도 기저질환(COPD 또는 천식)에 따라 해당 가이드라인의 치료전략을 따라야 하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현재 최초 외래환자를 ACOS로 진단할 수 있는 전략이 없기 때문에 확진을 위해서는 관리되지 않는 COPD 및 천식 환자를 6개월 이상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 차원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