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고도중증 COPD 환자에서 ICS 지속요법을 통한 악화감소 가능성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 권고에서 C·D군(국내기준 다군)의 중증~고도중증 환자에서 1차약제 선택은 ICS(inhaled corticosteroid) + LABA(long acting bronchodilator) or/and LAMA(long acting muscarinic antagonist)이다.

최근 NEJM(2014년 5월)에 발표된 WISDOM(withdrawal of inhaled Glucocorticoids and Exacerbations of COPD)연구에서는 Triple Therapy(ICS + LABA + LAMA)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군과 ICS를 단계별로 중단한 군을 비교했다. 연구에서 양군 간에 악화와 폐기능(FEV1 변화), 삶의 질, 호흡곤란지수(mMRC)의 차이가 없어 ICS를 단계별로 중단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돼 ICS 지속요법에 대한 논란이 생기게 됐다. 이에 ICS를 단계별로 중단할 것인지 악화 감소에 관여하므로 지속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근거를 살펴보고자 한다.

 

COPD의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기준 중 ICS의 치료선택 권고사항으로
1. ICS를 규칙적으로 사용 시 증상과 폐기능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며 FEV1 60% 미만 COPD 환자의 악화빈도를 감소시킨다.
2. ICS 치료는 폐렴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3. ICS 치료의 중단이 일부 환자에게는 악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TRISTAN(2003) 연구에서 fluticasone / salmeterol이 악화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TORCH(2007)에서도 FEV1 60%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년 연구에서 fluticasone / salmeterol이 악화, 입원을 요하는 중증 악화와 전신 corticosteroid를 요구하는 빈도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Triple therapy와 LAMA를 비교한 CLIME(2009)과 OPTIMAL(2007) 연구에서도 Triple therapy군이 LAMA 단독군에 비해 입원을 요하는 중증 악화와 전체 악화를 감소시켰다.

앞서 소개했던 WISDOM 연구에서는 ICS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연구 기간이 1년 미만이었고, glucocorticoid를 중단한 후 중증 악화가 상승하는 경향이 꼽혔다(p=0.08). 또한 ICS 중단 이후 FEV1 감소와 삶의 질의 악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 있는 손실을 보였다. 환자 등록 시 이전 악화력이 없는 환자를 제외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ICS로 악화를 성공적으로 예방해온 환자군이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제한이 있다.

근래 출시되는 새로운 LAMA + LABA(dual bronchodilator QVA149)와 새로운 LAMA(glycopyrronium) 전략에서도 ICS는 악화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SPARK 연구, 2013).

그렇다면 COPD에서 ICS는 언제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특정 ICS(용량도 고려)가 효율성과 안정성에서 유용한지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며 ICS에 반응을 잘하는(호산구 증가가 있는 환자군 등) COPD 환자의 아형을 발견하고 COPD 악화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FEV1이 60% 미만인 COPD 환자의 악화의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ICS를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ICS를 중단하는 것은 일부 환자에서 악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는 1980년대 초부터 가장 효과적인 천식 약제로 사용돼 왔지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의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돼 중증 및 고도중증 COPD 환자의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COPD에서 ICS는 급성 악화를 감소시키고 폐 기능의 호전, 증상완화 효과를 가졌다고 알려졌으나 단일 ICS 약제의 경우 근거가 부족하여 권고되지 않으며 ICS /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 복합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염증은 COPD 진행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천식과 달리 COPD의 염증성제 반응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저항성을 보이는데 이것은 Histone deacetylase 2(HDAC2)의 감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Lancet. 2009;373:1905).

특히 COPD의 병기가 높을수록 폐 조직 내 HDAC2의 발현은 의미 있게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됐다(N Engl J Med. 2005;352:1967). 염증 반응 시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진 IL-8, TNF-α, neutrophil 등의 생물표지자들도 ICS 사용 후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Am J Respir Crit Care Med. 1997;155:542, Am J Respir Crit Care Med. 1999;160:1635, COPD. 2008;5:97).

이런 근거 부족뿐만 아니라 최근 안전성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ICS 사용 후 폐렴, 폐결핵,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빈도가 상승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특히 fluticasone이 포함된 흡입제의 경우 폐렴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고, 사용기간이나 사용용량에 비례해 위험도가 증가된다(CHEST. 2011;139(3):505, Thorax. 2013;68:1029, Prim Care Respir J. 2013;21(1): 92).

임상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과거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ICS / LABA 복합제가 LABA 단일제에 비해 급성 악화를 감소시킨다고 보고됐다(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3;8). 그러나 이 연구들에서도 ICS 단일제제의 경우 유의한 감소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거나 ICS / LABA 복합제에 비해 낮은 감소효과를 보였다.

Jarad 등은 ISOLDE 연구를 분석하면서 과거 ICS를 사용하다가 연구에 포함돼 ICS를 사용하지 않았던 환자군에서 타 군에 비해 유의하게 급성악화가 증가한다는 것을 보고하고 ICS 금단반응의 가능성을 제기했다(Respir Med. 1999;93:161). Suissa 등도 Canadian OPTIMAL 연구를 분석하면서 과거 ICS를 사용했던 연구군의 경우 ICS를 중단한 군이 ICS를 계속 사용한 군에 비해 급성 악화의 발생률이 높았고, 과거 ICS에 노출되지 않았던 군에서는 각 약물 간의 급성 악화 발생률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Eur Respir J. 2008; 31: 927).

이에 저자들은 급성 악화 발생률의 차이가 ICS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상대적인 부신기능부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INSPIRE 연구에서 ICS / LABA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군을 비교했을 때 LAMA군에서 스테로이드가 요구된 급성악화가 유의하게 많았던 것도 위의 가설의 근거가 될 것이다(Am J Respir Crit Care Med. 2008;177:19). 과거 ICS / LABA 사용 근거가 되었던 TORCH(N Engl J Med. 2007;356:775) 연구의 경우 ICS 사용 중이었던 환자가 전체 연구군의 48%였으며, Canadian OPTIMAL 연구는 77%를 차지했다.

Magnussen 등(N Engl J Med. 2014;371:1285)은 이러한 중증 또는 고도중증 환자에서의 ICS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ICS를 점차적으로 감량하여 12주까지 중단하는 WISDOM 연구를 계획하였다. WISDOM 연구에서 중등증 또는 중증의 급성 악화까지의 발생시간은 ICS를 중단한 군이나 계속 사용한 군이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 ICS 중단 후 52주 시점에서 측정된 FEV1은 43ml가량 감소를 보였다.

그러나 과거 약품 선택의 폭이 좁았던 시기와는 달리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약제들이 다수 소개됐다. 특히 새로운 LABA 또는 LABA / LAMA 복합제의 경우 기존의 ICS / LABA에 비해 FEV1 개선효과가 뛰어나 ICS 중단에 따른 FEV1 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발표된 LANTERN 연구에서는 QVA149(LAMA / LABA복합제)가 ICS / LABA 복합제에 비하여 중등증 또는 중증의 급성 악화를 감소시키고 폐렴의 발생은 줄인다고 보고했다(International Journal of COPD. 2015;10:1015).

결론
COPD 치료에 있어 ICS 지속요법을 통한 악화감소는 ICS / LABA 복합제 사용 시 유의한 차이를 보이나, 그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COPD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HDAC2의 감소로 인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저항성이 심해지며, 장기간 ICS 사용 시 폐렴이나 결핵, 골다공증과 같은 부작용의 발생률도 증가하게 된다. 과거 ICS 중단 시 급성 악화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생각되어 왔으나, 이러한 현상이 ICS 중단에 따른 금단현상 또는 상대적 부신기능저하라는 주장이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었다.

최근 WISDOM 연구 결과에 의해 ICS의 점차적 감량과 중단 후에도 급성악화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졌으나 FEV1의 감소는 관찰됐다. 최근 다양한 새로운 약제들이 소개되어 FEV1의 증가와 급성 악화 감소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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