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유전체 빅데이터로부터 스프라이싱 이상 기전 밝혀

▲ 홍동완 박사

정상세포 내에 존재하면서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는 유전자를 종양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라고 한다. 이러한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국립암센터 홍동완 박사팀(종양면역학연구과)은 하버드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암환자 1812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TP53, ARID1A, VHL 등 대표적인 암 억제 유전자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전을 입증했다.

유전자가 단백질을 생성해 우리 몸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DNA를 RNA로 발현시키는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는 과정을 거져야만 한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30~60%는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암과 같은 유전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스플라이싱의 결과 암 억제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재생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암 억제 기능을 저해하는 새로운 형태의 돌연변이를 밝혔다. 이들 변이는 대부분 주요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 엑손(exon)의 끝자리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했다.

홍동완 박사는 "대규모 암환자의 유전체 빅데이터로부터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찾아낸 것은 최초"라면서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이상 스플라이싱 예측 모델'이 새로운 암 진단기법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강현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우수인재 영입, 슈퍼컴퓨터의 도입 및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왔다"면서 "빠른 시일 내 이번 연구 성과를 실제 암 진단,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2015년 10월 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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