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긴급기자회견, 중국 노벨상 수상에 "우리만 전통의학 무시" 맹공

▲ 11일 열린 '한의학 과학화를 위한 대한한의사협회 입장' 기자회견.

중국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한의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중의학을 바탕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듯 한국도 정책적으로 한의학을 적극 육성·발전시켜 노벨상 수상에 한 걸음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으로, 향후 이를 위한 의료기기 교육센터까지 자체적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의료계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1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의학 과학화를 위한 협회 입장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중국에 중의학이 있다면 한국에는 한의사가 있다. 중국에는 중의약관리국이 있다면 한국에는 한의약정책관실이 있다"며 "외형만 본다면 노벨상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의사보다 우수한 한의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에서 한의학을 활용해 노벨상을 탈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한의학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13년 보건복지부 R&D 예산 가운데 한의약 관련 연구 예산은 3.2%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한의협은 현행 천연물신약 승인과정도 한의계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한국에서는 한약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제약화를 위해 현대화된 과정을 진행하는 순간 한약이 아닌 양약으로 분류된다"면서 "당귀·목과·방풍·오가피 등으로 만든 활맥모과주라는 처방은 한약이지만, 이를 알약으로 만들면 레일라정이라는 이름의 양약이 된다"고 말했다. 

한의학 과학화 및 세계화를 위한 대정부 요구사항으로는 ▲한의학·한의사 중동 진출을 통한 산업 창조경제 모델 발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 확대 개편 ▲대통령 직속 한의학 육성 발전 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협회 자체적으로 의료기기 교육센터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진욱 한의협 부회장은 "한의학 과학화, 현대화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이라며 "그러나 최근 의사협회가 한의사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교수들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국내에서는 전문가를 쉽게 구할 수 없어 해외 유명 의대교수 및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한의사협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어 "노벨상을 수상한 투유유 교수는 전래의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현대의학적 방법과 원리로 말라리아 약을 개발한 것"이라며 "(중의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한의협의 논리는 과장, 왜곡된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의협은 "진정으로 한의약의 발전을 위한다면 현대의학처럼 처방전을 발행하고 처방내역을 공개하며, 한약의 표준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한의협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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