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내과 박소연 원장... "욕심 버리고 하나에 집중해라”

▲ 박소연 원장은 환자들에게 친절한 설명과 철저한 교육을 한다.

개원가의 무덤이라 불리는 경기도 분당 서현역 근처. 하나의 빌딩에 병원 서너곳이 있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꼽힌다. 병원 오픈과 폐업이 수시로 있는 그야말로 전쟁터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지역에서 2004년부터 오로지 알레르기 클리닉을 고수하며 성장해 온 곳이 A&A내과다.

병원의 수장은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인 박소연 원장이다. 박 원장은 개원 초기 병원 방향을 두고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그는 "개원할 당시 서현역 근처에 내과만 5개였다. 병원이 경쟁력을 갖출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병원 수익을 위해 내시경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 여러 생각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장고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알레르기에 집중하자'였다. 내시경을 하면 병원 수익에 도움은 되겠지만, 자신이 소화기내과 의사들보다 잘 할 수도 없고, 또 이를 위한 투자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고.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알레르기 진료를 하고 싶었다"며 "환자들에게 좋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래서 내시경은 나보다 더 잘하는 의사에게 의뢰하는 것으로 스스로 답을 내리고, 나는 나의 길을 가기로 했다"고 웃는다.

또 "알레르기를 하기로 한 결정 덕분에 서현역 근처에서 당뇨를 전문으로 하는 내과나 내시경 전문 내과 의사들과 협업도 잘 하고 있다"며 "당뇨 환자 등은 보내기도 하고, 기침이나 천식환자 등은 의뢰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자는 설명 잘 해주는 의사를 좋아한다

A&A내과는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한 적정성 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천식관리 양호병원'이기도 하다. 서현역 근처에서 11년째 알레르기 터줏대감 병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치열한 공부'와 '꼼꼼한 진료'를 꼽았다. 알레르기나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은 대부분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의사의 설명이나 교육 등이 중요한 질환임에도 환자들의 인식은 아직도 종합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에 머물러 있다. 이런 고정관념을 바꾸려면 환자들이 의사의 실력을 인정해야 가능하다. 그가 해외학회나 학술대회를 찾아다니는 이유다.

▲ A&A내과 박소연 원장

그는 "개원의는 해외학회에 가는 것이 무척 힘들다. 병원문을 닫고 움직이거나 대진의를 둬야 하는데 2007년도까지 뛰어다녔다"며 "이제는 해외학회까지는 못 가지만 알레르기에 대한 새로운 연구나 치료법을 알기 위해 국내 학회나 연수강좌 등은 빼놓지 않고 다니며 공부한다"고 말한다.

환자들은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를 좋아한다. 특히 천식이나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들 더욱 그렇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그는 이 부분을 공략했다.

그는 "흡입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매우 많다. 약국 등에서 흡입기를 구입하고 제대로 사용설명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흡입기 사용은 천식이나 COPD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환자에게 흡입기 사용을 설명하고, 다음에 방문하면 제대로 사용하는지 체크하고 또 설명하는 일을 반복한다"고 한다.

주변에서 인정받는 알레르기 전문가로 알려지면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요청도 많아지고 있다고. 그는 같은 개원의 입장에서 경험했던 것을 공유하고 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전임·봉직의  등 다양한 경험 후 개원하라

후배들에게 알레르기 내과 개원을 추천하겠냐라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친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천식 등은 환자에게 설명하는 데 8분 이상 걸리지만 이를 보상하는 수가도 없고, 폐기능검사(PFT)를 위해서는 임상병리사를 배치해야 하는 등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또 개원하기 전 전임의나 봉직의 등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개원을 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A&A내과는 심평원이 인정한 천신관리 양호병원이다.

 지식 수준에서 더 업그레이드 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개원 하기 전에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필수"라며 "다양한 직역을 경험한 뒤 개원은 뼈를 묻겠다는 다짐이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내가 11년 동안 병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원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스페셜리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선배들처럼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난처해지기 쉽다"고 조언했다.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
개원한 지 11년째 최근 그가 깨달은 것이 있다며 웃는다.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하다.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하다"는 것.

그는 "직원들이 일이 많아 환자에게 시달리면 친절할 수 없다. 나도 환자에게 교육하고 차근차근 설명하는 게 싫어질 수 있다"며 "지금은 일주일 중 하루는 진료를 반나절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한다. 공부도 짬짬히 하고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병원을 두고 자신을 찾아온 환자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또 환자들과 동반자처럼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서현역에서 오래 오래 주치의로 남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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