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2명 중 1명은 ‘이상’하다
우리나라 성인 2명 중 1명은 ‘이상’하다
  • 이상돈 기자
  • 승인 2015.10.05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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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LDL·고TG·저HDL 하나라도 있는 경우 50% 육박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암이 한참 맹위를 떨치던 시절 성인인구 3명 중 1명은 암 환자라는 보고가 있었다. 모든 암종을 합산했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어른 3명이 모인 자리에는 반드시 암 환자가 1명은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공포감은 극대화된다.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30세 이상 성인인구에서 유병률이 30% 대로, 3명 중 1명은 높은 혈압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런데 이 보다 더한 만성질환이 있다. 심혈관질환의 대표적 위험인자 중 하나인 이상지질혈증이다. 나쁜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이 고·저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이 지질이상의 병태를 우리나라 성인인구 2명 중 1명이 앓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30세 이상 성인에서 유병률이 50%대에 이른다니,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결과다. 데이터를 의역해 보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이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병태·생리학적 문제로 높은 심혈관질환과 사망위험에 처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인 이환특성이 유병률 끌어올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최근 ‘Dyslipidemia Fact Sheet in Korea 2015’ 제목의 이상지질혈증 역학 데이터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2013년도에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이상지질혈증의 현황을 분석한 통계자료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우리나라 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과 이환특성이다. LDL 콜레스테롤(LDL), 중성지방(TG), HDL 콜레스테롤(HDL)이 모두 관여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유병률을 급격히 끌어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LDL·TG·HDL 합하면 유병률 50%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47.8%로 2명 중 1명 꼴에 해당한다. 남성은 57.6%, 여성은 38.3%로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이상지질혈증 약제 복용 비율 역시 2003년에 비해 2013년 현재 5배나 증가했다.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이상지질혈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니, 어찌된 일일까? 과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한국인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유병률은 10% 내외로 보고돼 왔다. 50% 대 유병률 수치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온 것일까?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지질이상의 병태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의 지질이상은 더 이상 총콜레스테롤의 높고 낮음을 설명하는 고지혈증으로 한정돼 정의되지 않는다. 지질이상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에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포괄하는 종합적 관점으로 투영되면서 병태·생리학적 이해의 진보가 이뤄졌다.

지질동맥경화학회 역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2015 제3판에 의거해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및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중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경우’로 이상지질혈증을 정의했다. 이를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가 최근 12년 정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조건을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60%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LDL 지속 상승
이상지질혈증의 3개 가테고리 별 유병률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15.5%, 고중성지방혈증 18.6%, 저HDL콜레스테롤혈증 28.4%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의 유병특성을 짚어볼 수 있는데, 먼저 고LDL콜레스테롤혈증이 과거보다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임 수 교수에 따르면, 지난 12년 사이 계속해서 한국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 사이에 증가 폭이 35%에 이른다.

TG↑, HDL↓환자 상대적으로 많아
두번째로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유병특성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에 비해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그림>.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에서 전통적으로 관찰되는 특성 중 하나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동시에 겹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두고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이라고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위험인자 동반 가능성도 UP!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고혈당·비만 등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와 동반돼 상호작용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중시킨다는 점도 우리나라 환자들의 유병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지질동맥경화학회 자료에서 비만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62.2%, 복부비만의 경우 66.2%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4명 중 3명(73.1%)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했으며, LDL 콜레스테롤 100 mg/dL 이상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10명 중 9명(92.4%)이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고혈압도 같은 양상이다. 고혈압 환자 3명 중 2명(62.8%)이, 대사증후군 환자는 3명 중 1명(32.1%)이 이상지질혈증 동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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