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레이트, 치매 유발 원인 단백질 타우 저해 및 인기기능 악화 예방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치료에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치료제인 살살레이트(salsalate)가 치매에도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Li Gan 박사팀이 Nature Medicine 9월 21일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살살레이트가 치매의 일종인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 관련 증상을 눈에띄게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FTD, 즉 전두측두엽 치매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과 옆쪽 아래의 측두엽을 주로 침범하면서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달리 기억장애, 방향 감각소실보다는 성격변화와 행동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치매가 좀 더 진행되면 기억력과 같은 다른 인지 기능도 감퇴한다.

치매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beta amyloid plaque)가 가장 주된 원인이며, 두번째로 신경세포 안에 있는 또 다른 단백질인 타우(tau)가 엉키고 아세틸화(tauacetylation)가 발생하면서 신경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치매가 발병한다고 추정한다.

이에 연구팀은 아세틸화된 타우 단백질을 수반하는 FTD 쥐를 대상으로 살살레이트를 투여해 뇌의 p300 효소를 억제시킨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p300 효소 수치가 매우 높아지면, 아세틸화를 촉진시켜 FTD를 비롯한 치매 발병 위험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살살레이트가 아세틸화가 타우에 발생하는 것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감소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까지 보였다. 즉 타우 수치를 낮추고, 기억력 손상을 개선시켜 해마가 위축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 해마는 기억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치매 환자들의 대부분은 이 부위가 위축된다.

Gan 박사는 "타우 독성의 모든 양상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약물요법을 최초로 발견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살살레이트가 뛰어난 보호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치료제의 새로운 접근법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세틸화된 타우' 치매 발병의 첫 신호

 

이전까지 전문가들은 치매 치료에 있어 타우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하지만 타우가 어떻게 뇌 속에 축적돼 독성을 일으키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타우 수치를 낮추는 등의 약물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런 상황속에서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사후 뇌를 분석한 결과 타우 엉킴이 발생하기 전, 아세틸화된 타우가 병태의 첫 신호라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 쥐 실험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났는데, 아세틸화된 타우를 수반한 쥐에서 뉴런의 분해능력이 감소돼 뇌에 독성이 축적되고 인지기능이 하락된 것.

Gan 박사는 "아세틸화된 타우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추가연구를 통해 살살레이트가 FTD와 같은 아세틸화된 타우 관련 질환에도 처방이 유효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치매 환자의 또 다른 형태인 타우병증인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환자를 대상으로 살살레이트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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