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 비수도권 최초로 원내 유전자검사 시작

▲ BRCA1, 2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양산부산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모습

양산부산대병원이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Hereditary Breast and Ovarian Cancer syndrome)의 원인으로 알려진 BRCA1, BRCA2 유전자 검사를 원내에서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이달 말일부터 바로 적용되며,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는 최초다.


2012년부터 고위험군에 급여...4년새 3배 증가

BRCA1, 2 유전자는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2013년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한 후 예방적 유방 및 난소 절제수술을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체 유방암과 난소암의 5~10% 정도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에 따르면 BRCA1 와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30세 여성이 70세까지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BRCA1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평균 54%, BRCA2 돌연변이의 경우 45%였다. 같은 조건에서 난소암이 발생할 확률은 각각 39%와 16%로 나타났다.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는 주로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에만 영향을 주지만,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는 그 외 전립선암, 췌장암, 담낭암, 담도암, 위암 등의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수검자의 혈액을 채취한 뒤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2012년부터는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 및 친척에서 1명 이상 유방암 혹은 난소암이 있는 경우 ▲환자 본인에게 유방암, 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40세 이전에 진단된 유방암 ▲양측성 유방암 ▲유방암을 포함한 다장기암 ▲남성 유방암 ▲상피성 난소암에서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 한국유방암학회의 2013년 유전성유방암 진료권고안

가족들 가운데 40세 이전에 유방암이 생긴 환자가 있거나 양쪽 가슴 유방암 환자가 있는 이들에게 BRCA1, 2 유전자 검사가 권고되며, 이를 통해 돌연변이가 확인된 다음에는 암예방과 조기검진을 위해 주기적으로 유방 전문의의 진찰, 초음파, MRI 등의 영상검사, 종양표지자 혈액 검사, 난소암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RCA1, 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에 대해 처음 보험급여가 적용됐던 2012년 이후부터 검사 건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건수는 BRCA1은 2258건, BRCA2는 2232건으로 4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지난 달에는 BRCA1 또는 BRCA2 돌연변이 양성을 보이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올라파립(상품명 린파자캡슐)이라는 표적치료제가 식약처에서 희귀질환치료제 허가를 받으면서 유전자 검사의 임상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이럼에도 BRCA1, 2 유전자 검사는 타 검사에 비해 검사과정이 복잡하고, 결과 해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자체 시행하는 병원이 없다.

양산부산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9월 30일부터 BRCA1, 2 유전자 검사를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원내 시행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번년도 3월부터 유방센터에 주 2회(매주 화, 목요일) 유전상담클리닉을 개설하고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상담을 시행해 왔다.

유전상담은 두 차례로 구성되는데 초진 시 환자의 병력과 가계도 분석, 위험도 평가 및 피상담자의 교육 과정으로, 재진 시는 유전 검사 결과의 해석 및 위험도에 따른 대책 상담과 정신사회적 지지, 추가 검사 및 가족 검사 권유의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방외과부터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에 이르기까지 진단-치료-재활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유전상담클리닉을 개설한 김인숙 교수(양산부산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BRCA1, 2 유전자 검사의 직접 시행 및 유전상담클리닉을 통한 유기적인 다학제간 협진 체제를 통한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맞춤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며, 첨단 치료의 적극적인 임상적용 등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켜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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